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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쪼꼬맹이 Oct 08. 2015

드디어 그만 두겠다고 말했다.

간호사로 일했던 나의 첫 직장을 떠나겠다고 말하던 날. 

(Written on 8. Sep. 2015)


드디어 클리닉에 그만 두겠다고 말했다.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야 했지만, 나는 그렇게도 원하던 Graduate Nurse Program에 합격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이 클리닉에서 일 하는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부터 안 나가도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간호사로서 처음으로 다녔던 직장인 곳을 막상 떠난다고 생각하니 약간 기분이 좀 그렇다. 

원하던 분야의 널싱도 아니었고, 꽤 반복적인 일들에 금방 적응하게 되면서 내가 정말 간호사로 일 할 수 있는 그 자체에 감사하며 계속 다녀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만 두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갈등도 많았다. (고작 8개월 정도 다녔지만) 


그리고 올해가 넘어가면 더 이상 Gradute Nurse Program을 통해서 1년 동안 종합병원에서 트레이닝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어지기 때문에, 올해에도 실패하면 어쩌나 걱정이 어어어엄청 많았기 때문이다. ㅠㅠ (작년엔 영주권이 없다는 핑계였지만, 올해는 영주권도 있는데 안되면 이건 뭐....ㅠㅠ) 클리닉 일에 좀 적응하고 한 3-4개월 차부터 Mid-year intake와 2016 GNP Application이 열렸기 때문에, 클리닉 몰래 레주메와 커버레터를 쓰는 게 보통 나의 오후 일과 중 하나였다. Grad application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여러 가지겠지만, 그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Reference다. 호주에선 "추천서/추천인" 개념이 굉장히 흔하고, 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보통 Nursing 마지막 학기 졸업 전에 Clinical Facilitator나 같이 일했던 Precepter RN들에게 레퍼런스를 부탁하는 게 보통이다. 내 경우엔 현재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직장이 있기 때문에 현재 Current employer에게 레퍼런스를 받아야 하는 게 정석이긴 했지만, 클리닉 몰래 뒤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나는 Facilitator와 Preceptor RN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ㅠㅠ 그리고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디라도 하나 붙어서. (ㅋㅋㅋㅋ) 


보통 호주에선 이직에 대해서 그렇게 나쁘게 보는 편도 아니고, 만약 다른 곳에서 일 하고 싶다고 하면 현재의 직장에서도 굉장히 잘 서포트해주는 편이라고 알고 있지만, 내가 다니는 이 클리닉은 그렇지 않았다. (...) 

처음 클리닉을 연 보스만큼 오래 일한 할머니 널스가 있고, 그 할머니 널스의 딸이 Admin을 보고, 할머니의 며느리가 또 널스고.... 가십도 많고 좀 작은 규모의 클리닉이었기 때문에,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해야 할 일만 묵묵히 하며 최대한 배울 수 있는 것만 찾아다녔다. 그래서 오늘 그만 두겠다고 말했을 때도, 파트너 핑계를 대며 다른 주로 이사 가기 때문에 그만 둬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막상 아쉬워 하기는 동료들을 보니 나도 마음이 조금은 서글퍼지기도.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쓴 다는 게 쉽지가 않다. 생각은 많은데 막상 그 포스트 하나하나에 쓰려고 했던 것들이 막상 쓰면 막 섞인다. 뭐... 지금은 아무도 안 보니까 괜찮아< 좀 나아지겠지ㅋㅋㅋㅋㅋㅋ Alice Springs에서 GNP를 시작하면 좀 에피소드가 생기려나? 싶다. 그래야 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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