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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시 Aug 25. 2024

[책모임] 호불호가 갈리는 휴남동책

황보름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아늑함, 고요함, 그 안에서 자유함 마저 느껴지는 표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7월 책모임 도서다. 이 책을 추천한 동춘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시기에 읽었다’면서 암진단받은 경험을 토로했다. 힘든 시기 읽은 책이라 책 속 캐릭터에게 있는 불평불만 마저 부러운 마음으로 읽었다고 한다. 건강을 잃어 생과 사의 기로에서 자신을 살게 한 만큼 의미부여가 된 책이었다. 다른 분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손은 넷이요 책은 둘이라




동춘인의 책 나눔 내용


-진부해서 재미없다는 평부터 로맨스 소설 같아 가슴이 설레었다는 평까지 다양했다. 요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자신도 극 중 연애얘기처럼 설렐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고, 책 속의 현실이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읽기 힘들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 삶에서 보이는 것들이 드러나 영주를 보면서 답답했다고. 이는 좌절과 상실감에서 오는 것 같다면서 말이다.


-극 중 민준이, 엄마와 통화하는 내용이 나온다. 수많은 청년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 역시 비슷한 과거가 있을 것이다. ‘단추는 있는데 단추 끼울 구멍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뒷바라지 위해 노력하신 부모님, 그리고 애써 노력한 민준이 있다. 그러나 취업은 만만치 않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이 자녀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극 중 정서는 뜨개질을 한다(213p). 뇌과학에서도, 손을 움직이는 것만큼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 없다고(유명한 대기업은 스트레스 볼도 있음). 한 동춘인의 경우, 요즘 부쩍 혼자 있고 싶다고 고백했다. 동시에, 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책 밖에 읽을 게 없다고 했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후 체력이 지치는 건 당연하고, 이젠 무력감 마저 든다면서 말이다. 그래서 정서가 나오는 부분 중, 맥주캔을 딸 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고 했다. 다른 동춘인 역시, 혼자만의 시간을 간절히 원했다. 긴 독박육아에 이어 워킹맘이 되며 스트레스를 풀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일어나면 아이들 챙기고 곧장 출근하고, 일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 아이들 밥 챙기면 하루가 뚝딱 끝나는 하루하루가 아쉽다면서 말이다.  




나의 결론


우리 일상과 친밀하여 큰 호감이 있기도,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했다. 공감을 불러일으킨 요소가 반향을 불러온 것이다. 힐링과 희망이 있는 이야기 구성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너무 술술 풀리는 사건들과 주인공 영주의 탄탄한 경제력은 현실감을 떨어뜨렸을 것이다. 그러나, 황보름 작가가 이 책을 집필했을 목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과 같이, 주인공을 통해 한 순간이라도 위로받고 힐링하게 된 책임은 분명하다. 그 깊이와 여운은 개인차가 크지만 말이다. 이 책은, 한 존재로서 살아간다는 것, 나를 중심으로 한 관계, 주변인의 현실을 돌아보며 자아성찰의 시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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