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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린스 Collins Jun 05. 2023

느린 답장이라도 좋으니 당신의 분위기를 나누어주세요.

#콜린스에세이

당신도 아시겠지만, 제 활동 반경이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매일 걷는 산책로가 동선의 전부라고 해도 될 만큼.


길가에 듬성듬성 제멋대로 피어난 꽃을 한참 구경하다가, 자신의 영역을 순찰하는 강아지를 흘깃 훔쳐보는 일. 여기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걷는 게 쉬는 날 일정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이 순간을 '휴식의 분위기’라 부르기로 했고요.


당신은 언제나 제대로 된 쉼이 필요하다고 말하곤 했죠. 저는 그때마다 휴식도 분위기를 지녀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랜만에 편지를 보냅니다. 당신의 휴식이 어떤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지 이제는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만약 고유의 향취를 지닌 쉼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면, 느린 답장이라도 좋으니 저에게도 그 분위기를 나누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당신의 분위기를. 그 분위기가 머금고 있는 향의 느낌까지도.


#콜린스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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