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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u May 20. 2020

(1) 희미해진 유학의 명분

직장인 늦깎이 유학 수기

직장인 늦깎이 유학 수기


(1) 희미해진 유학의 명분


나는 왜 늦깎이 유학을 결심했던 걸까? 31살 내 유학은 아무런 의심 없이 진행되었다. 확고하고 뚜렷했다. 그래서 저돌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고, 결혼 하기 전의 아내를 설득할 수 있었으며 예비 장인어른 앞에서도 떳떳했다. 부모님은 좋은 결정이라며 지지해주셨는데 30년간 부양해온 자식에 대한 해방감을 맛보셨던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당신의 자식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길 바라셨기도 했다. 


원래 나는 매사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성격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쉽게 답을 내리는 것도 아니니 유학을 결정하는데 충분한 근거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 당시에는 이 근거를 따로 정리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을 만큼 그 유학을 위한 명분들이 머릿속에서 부유하다가도 너무 쉽게 조합되어 설명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그것들이 흐릿해져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기억이 약해지고 있는 탓도 있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큰 이유가 있다. 지난 유학 기간 동안 그리고 유학 후 취업을 하며 겪은 시간 동안 내가 유학을 통해 얻고자 했던 그래서 유학의 명분이 되었던 것들이 생각보다 쟁취하기 벅차고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겪어본 결과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다 보니 내가 과연 이런 이유들을 들어 늦깎이 유학을 그리도 확고하게 진행할 수 있었나 싶고 그래서 기억이 뒤섞이고 왜곡된다.


유학의 명분이 되었던 것들이 생각보다 쟁취하기 벅차고 어려웠기 때문

그때의 나를 지금이라도 회상해보며 만나보고 싶다. 나는 왜 늦깎이 유학을 결심했던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글을 정리하며 천천히 알아내고 싶다.


Pinacoteca di Brera / Mi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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