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도 로댕도 아닌 무명작가의 감동적인 조각품 감상후기 미켈란젤로도 로댕도 아닌 무명작가의 감동적인 조각품 인스타 감상후기 환영합니다
다시 시선을 고쳐 보니 회색 코트를 입은 분이 남편 또는 남자친구 같기도 하다. 얼굴 형태가 남성적으로 힘 있는 옆 윤곽선이 돋보이고 코의 끝에도 남성다운 웃음이 다부져 보인다. 세월을 고스란히 담은 미소들이 아름답습니다. 저 미소들은 살아온 세상의 모든 사랑들을 알고 있다고 나지막하게 선언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그렇다면 가운데 서있는 저 노신사는 이 두 분의 남녀를 축하하러 방문한 친구일지도 모른다.
콧수염이 도톰하게 난 것이 역시 두꺼운 눈썹만 한다. 이 노신사의 방문으로 분명히 케이크 파티를 더욱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오른쪽의 화사한 여인의 미소에서 이들이 함께 추억의 한 컷 사진을 찍는 순간이 보인다. 이들 친밀하고 우아한 세 노인 친구들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케이크 파티의 잊지 못한 순간을 박제하였을 것이다.
이 무명의 조각가는 고대 그리스 로마나 르네상스식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그리지 않았다.
이 조각품들은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평범한 우리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우리가 20년 후에 저렇게 케이크 파티를 하면서 황혼을 맞이할 그런 순간일 것이다.
저렇게 여유 있게 웃을 수 있고 그렇게 친구들과 늙어가면 좋겠다.
지난달 호주 여행에서 담아온 조각품들입니다. 그 자리에 한참 멈추고 감상하였습니다.
조각품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동화 속 이야기를 순식간에 상상하고 창작할 것 같았습니다.
신의 경지에 이른 미켈란젤로도 로뎅의 조각품도 걸작일 것이 분명하지만,
어느 무명 조각가의 사람 냄새나는 이 사랑스러운 조각품들이 저에게 참으로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