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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나리자 Dec 08. 2023

시드니 스시 part 2.

#나의 아르바이트 3.

나의 자유로운 아르바이트 중에 이벤트가 있었다.

말 그대로 이벤트!

시드니 외곽에서 축제가 있었는데, 그 축제 장소에 우리 스시집이 3일간 오픈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도 나는 오전반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정말 힘들긴 해도 오전에 일을 끝내 놓고 오후 일정을 자유롭게 즐기는 것이 더 좋았다.


첫날 각 매장으로 식재료를 배달해 주는 과장님이 봉고(?) 같은 차를 가지고 왔다. 우리 오전팀 4명은 봉고를 타고 신나게 달린다. 나는 조수석에 앉았다. 운전을 좋아하는 나는 운전석이 아니면 조수석을 항상 탐냈다. 호주는 우리나라와 운전석이 반대로 되어 있어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축제 장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준비를 했다. 어리고 젊은이들이 많이 오는 축제라서 그런지 음식을 만들고 있어도 쇼핑센터에서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다.

스시를 마는 우리도 신나고~

스시는 먹는 그들도 신나고~

축제 마지막 날에는 용기를 내서 봉고를 좀 운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혹시라도 쓸모가 있지 않을까 해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만들어 갔다. 운전면허증을 딸 때도 졸업하고 정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면 장사라도 해야 한다며 땄던 1종 면허증이었다.

봉고는 스틱운전이었다. 겁도 없는 우리 오전팀은 나를 믿고 봉고를 탔다. 호주의 한적한 길, 이른 시간이라 더 고요했던 그 길을 나는 부릉부릉 달렸다.

이 신나는 기분이란~

축제가 끝나고 출근한 날, 스시집 회장님이 매장에 오셨다. 호주에 이민 와서 이 고생 저 고생 다하고 스시집을 오픈해서 많은 매장을 만들어 내신 분이라고 했다. 화장끼 없는 얼굴에 검은 생머리를 비녀 꽂듯이 올려낸 머리, 회장님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수수한 옷차림의 회장님이셨다.


회장님은 매장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도 보시고 축제 때 고생했다는 말씀도 하러 오신 거라고 했다.

가시기 전 나를 부르신다. 이번에 이 매장 매니저가 그만두는데 매니저를 해 볼 생각이 없냐는 제안을 하신다. 일반 아르바이트생보다 급여도 배로 많다고 하신다. 자신이 보기엔 적임자 같다고 하신다.

하지만 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게 아니다.

자유롭게 호주를 즐기고 싶다.

“아닙니다. 저는 매니저를 안 하고 싶습니다.”

이래야 하는데…

“네, 자신 없지만 한 번 해볼게요. “


아니, 나 감투 좋아했나?

그만 매니저 자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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