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속의 퍼스널 컬러
엥!
어울리는 컬러가 없다?!
한 사람씩 사람들의 차례가 지날수록
나는 저 자리에 앉고 싶지 않다. 모나리자가 진짜
눈썹 한올 그리지 못하고 사람들 앞에 왔다.
목에 흰 천을 두르고, 머리에 흰머리밴드를 하고
미용실에 앉아 있는 그 모습으로 앉아 하나씩 하나씩 컬러가 담겨 있는 천을 내 목 밑에 대어 본다.
불길한 예감이 다가온다.
결혼 준비를 하던 그때, 난 내가 그렇게 드레스가 안 어울리는 사람이란 걸 상상도 못 했다.
아니, 드레스를 입으면 나의 숨겨진 아름다움이 쑥 올라올 거라 기대했었는지도 모른다.
결혼에 대한 환상은
드레스에 대한 환상이기도 했으므로…
그 환상은 처참히 무너졌다. 드레스 투어를 하면 할수록 나는 보기에 답이 없는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학생처럼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울고 싶었다.
차라리 한복을 입고 전통혼례를 할까도 생각했다.
그때 딱 그때 그 느낌이다.
당최 어떤 칼라를 가져다 대도 내게 어울리는
칼라는 없다. 나보다 더 당황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칼라를 내 얼굴에 대어 보고 있는 선생님!
짧은 시간 약 12명의 칼라진단이라 간이형식으로 진행되긴 했으나 웜과 쿨톤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은 있었어도 나처럼 좀 더 심화된 진단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결과는 없었다.
그래, 그래서 내가 옷을 고르다가도 결국엔 사지 못하고 그냥 나오는 일이 많았던 것은 나의 우유부단함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칼라를 매칭하기
굉장히 난해한 사람이었던 것이었다!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마치며
걸어 나온다.
“굉징히 어려운 여자! 쉽지 않은 여자!”
오늘도 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유쾌한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