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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당약사 Jan 08. 2024

따라쟁이의 함정

24년 1월 1일

언제 봤는지 모를 정도로 까마득한 일출을 맞이하였다.

마음속으로 나와 너, 당신을 위한 소원을 소망했다.

수평선 너머로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태양을 향해.

항상 똑같지만 새해에 맞이하는 그의 얼굴은 더 영롱하다.

그렇게 올해 첫날을 산뜻하게 시작하고 집으로 귀가하는 길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며 달리고 있는데 어느 특정 지점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다. 예상대로 일출 장소에서 빠져나가는 길은 정체되었다. 그런데 두 개의 차선으로 이루어진 도로에서 1차선은 갑진년을 기념하기 위한 건지 용 꼬리처럼 기다랗게 줄을 서고 있었고, 2차선은 텅 비어있었다. 나는 속으로 '앞에 사고가 났나?' '무슨 일이 있나?'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이렇게 모두가 줄을 서고 있는 것엔 이유가 있다며 나도 용 꼬리 행렬에 동참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으면서 생각했다. '2차선이 비어있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하고 말이다. 잠시 후 나는 뭔지 몰라도 '그냥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핸들을 돌려 2차선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내가 마주한 것은 실로 놀라웠다.


스스로 판단할 만큼 충분하고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우리 스스로 판단에 대해 확신을 품지 못할 때,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추종할 때
우리는 '따라쟁이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출처 : 집단착각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도 따라쟁이의 함정에 빠진 것이었다. 2차선을 따라서 앞으로 질주하니 두 개의 차선이 합류하는 도로가 나왔다. 1차선에 있는 운전자 입장에선 내가 끼어들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텅 빈 2차선을 두고 1차선에서 기다리는 것보단 현명한 선택이었다.

2차선이 휑한 이유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다른 사람들이 1차선에서 기다리는 것도 타당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자신의 분별력이 아닌 타인의 생각에 판단 기준을 두면 후회되는 선택을 하게 되는 거 같다.

일상에서 나만의 분별력을 가지고 판단하려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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