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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소리 Jan 01. 2022

01. 삼인조 가족이 되고 싶었다.

만혼이 가져다준 늦은 바람

늦은 결혼이었지만 빨리 엄마가 되고 싶진 않았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바뀌어, 나도 '엄마'가 되고 싶어졌다. 



출처 - unsplash


삼인조 가족을 꿈꾸며, 나는 어떤 이상향을 그렸던 것 같다. 그 그림 속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있고, 새 생명에 대해 감사하고 기뻐하는 부모의 모습도 있다. 그들은 다시 올 것 같지 않은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러나 그 아이가 커서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이 되고, 반항기를 거치며 어른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나의 삼인조 가족에 대한 그림 속 원형(prototype)에서는 당장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 그림만 있었지 아이가 실제 없었으므로, 그리고 아이가 커버린 성인이 되면, 나는 노인이 되어야 했고 남편과 다시 2인조 가족이 돼야 했으니까.


그렇게 나의 삼인조 가족에 대한 꿈은 커져만 갔다. 


아이를 낳으면 힘들다는 문제는 이제 귓전에는 들어오지도 않았고, 아이를 위한 여러 가지 준비들을 하기 시작했다. 남들 잘 신경 쓰지 않고, 남들 어떻게 사는지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내가 어디를 가도 아이 한 명 정도는 있는 가족들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고, 엄마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눈에 한 가득 차올랐다. 혹여나 배가 조금이라도 나온 듯한 여성을 보면 나도 모르게 시선이 배에 머물렀고 옷태를 살폈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아이'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변에 아이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아이가 태어났다는 말을 들으면, 기쁘면서도 동시에 서글펐다. 


정말 오랜 기다림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이가 내게로 왔다. 


-1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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