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역마살 Aug 22. 2023

일하기 싫어졌다.

 그녀의 행복 중의 하나는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그녀는 좋은 엄마가 아니다. 늘 화를 내고, 숙제하라고 하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는 잔소리를 하는 사람일 뿐이다. 모든 일정한 시간에 계획대로 해야 하므로, 그녀는 아이들이 그렇지 못하면 화가 난다.


 오늘 아침 그녀는 몸이 좋지 않아, 출근을 못 하겠다고 동료에게 연락을 했다. 사실 그 이유가 아니다. 일도 하기 싫고,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회사에 가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오늘만큼은 그럴 수 없을 것 같았다.


  올해 1월 번아웃 아닌 번아웃이 왔다. 한 가지 일을 열심히 많이 해서 온 것이 아니고, 왜 나만 이렇게 열심히 살지 하는 생각이었다. (여기서 나만은 그녀의 남편과 그녀 중, 그녀를 말한다.) 그녀 생각에 그녀는 허투루 산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아이들과 그녀 자신을 위해 일했고, 아이들을 위해 남편을 위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결혼하고 4년은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그 후 이 시골마을에 와서도 5년간 (중간에 한국에 1년 있었다) 열심히 일했다. 한국에서도 열심히 일했다.


 이곳에 다시 온 것도 일 때문이다. 일이 없었다면 그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좋던 일이 하기 싫어졌다. 만사가 귀찮아졌다. 과외도 해야 하고 한글학교도 곧 개학이고, 화상영어도 시작했는데, 모든 것이 하기 싫다.


작가의 이전글 어떤 일을 더 해야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