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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일기 Mar 17. 2024

2년간 링글 347회 수업후 깨달은 링글 200%활용법

링글 3년차 고인물의 링글 이용 후기


도중에 쉰 기간들이 있기는 하지만, 링글*을 처음 시작한 이래로 벌써 2년반 정도가 되었다. 하루 10분 전화영어를 하면서 회의감을 느끼던 시기, 입사동기로부터 추천을 받아 이용하게 되었는데, 내가 그때까지 이용해 본 플랫폼 중 가장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분 무료수업권으로 체험을 해본 뒤,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까지도 계속 이용하고 있다.


* 화상영어회화 플랫폼(https://www.ringleplus.com/)


세계 유수의 대학생, 대학원생들로부터 원격으로 영어회화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마냥 좋기만 했었다. 그런데 수업이 계속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고, 계속 같은 패턴만 반복하면서 영어가 별로 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동기들과는 이것을 '링태기'라고 부르곤 했는데, 심지어 등록해둔 수업을 빼먹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 링기 : 링글 권태기


하지만 외국에 직접 가지 않고 영어를 공부하기에 링글만큼 좋은 플랫폼이 없다는 생각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단순히 영어회화 플랫폼으로만 그치지 않고 외국 취업 관련 수업도 오픈하고, 영어 원서 읽기 수업도 개설하는 등 끊임없이 플랫폼에 변화를 주고 이용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나도 200회가 넘게 수업을 받았을 때쯤, 링글에서 이용후기와 개선하고 싶은 점 등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었다. 회사 일이 바쁜데다 링글 사무실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서 결국 가지는 못했지만, 링글에서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나는 2년반동안 총 347회의 수업을 받았다. 이 중 2회 빼고는 모두 40분짜리 수업이니, 무려 13,840분, 시간으로 환산하면 230시간의 수업을 받은 셈이다. 여러 튜터들과 많은 수업을 거치면서 내가 느낀 링글 200% 활용법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1. 튜터에게 수업 방식을 구체적으로 요청하기


나는 항상 마음에 드는 미용실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미용실에 가서 평소와는 달리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주문했는데, 처음으로 아주 맘에 드는 컷트를 받을 수 있었다. 그제서야, 그동안 미용실이 문제였던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주문하지 않은 탓에 마음에 드는 미용실을 찾을 수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링글도 마찬가지다. 수업 전 "튜터에게 요청할 사항"을 적도록 되어있는데, 이 부분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 단순히 대화를 위주로 할 것인지,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만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paraphrasing을 주로 받을 것인지 등등에 대해 상세히 언급한다. 또한, 수업 전에도 튜터와 함께 현재 나의 영어 실력, 내가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그리고 가장 중점적으로 고치고 싶은 것 등을 충분히 공유하는 것이 수업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도 수업을 하면서 튜터가 내가 요청한 바와 조금씩 다르게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나와 첫 수업을 하는 튜터의 경우, 튜터가 나와의 수업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경우 귀찮더라도 계속해서 원하는 바를 튜터에게 얘기해서 내가 원하는 방식의 수업이 될 수 있도록 한다.


2. 좋은 튜터 고르는 방법


링글은 1:1 수업이기에 수업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튜터"다. 그래서 좋은 튜터, 나에게 잘 맞는 튜터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 평점 및 후기


나는 평점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끔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평점 테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평가를 했다면 그것은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링글에서는 튜터의 평점과 링글 이용자들이 작성한 이용후기를 모두 확인해볼 수 있는데, 이 후기들이 지금까지 경험상으로는 꽤 믿을만 했다. 특히 대부분의 이용자들로부터 별점 5개와 함께 최고의 튜터라는 평을 받는 튜터들이 가끔 있는데, 이런 튜터들은 실제로 내가 수업을 해보아도 정말 도움되고 좋았다.


(2) 잘 모르겠으면 영국인 튜터와 수업해볼 것


절대로 절대로 내가 지금 영국에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지금까지 347회 수업하면서 개인적으로 경험한 사실에 기반했을 때, 이상하게도 영국인 튜터를 고르는 경우 실패가 한번도 없었다.


영국인들의 전반적인 성향인 것인지, 아니면 나의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경험상으로 영국인 튜터들은 하나같이 성실하게 수업에 임했고 인간적이었으며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수업을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 튜터가 많을까. 경험상 시간 때우는게 티가 나는 튜터들도 정말 많았다. 내가 겪었던 가장 최악의 튜터는 수업 시작할 때는 침대에 앉아있었다가 수업 도중에 드러누웠던 경우다. 내가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눌렀던 탓인지 다행히 그 튜터를 다시는 링글에서 보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하품을 한다던가 적당히 질문만 해놓고 영혼 없는 수업을 하는 튜터들도 꽤 많기에, 튜터를 잘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40분 수업 중 30분만 수업하고 10분은 리뷰해준다면서 대충 시간 때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튜터가 열심히 하는 척을 하지만 영혼이 없는 경우는 진심으로 열의를 담아 수업하는 수업과 비교했을 때 수업의 질이 하늘과 땅 차이다.


(3) 새로운 튜터 계속 시도해보기


처음부터 나와 잘 맞는 튜터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튜터들 중에 영어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이야기 듣는 것을 성격상 즐겁게 생각하는 튜터들이 많은데, 이런 튜터들을 만날 때까지 평점을 보면서 이 튜터, 저 튜터로 많이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그러다보면 선호하고 잘 맞는 튜터가 하나 둘씩 생기게 된다. 이렇게 나만의 좋은 튜터 리스트를 모으다보면, 내가 원하는 맞춤 수업들을 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나와 잘맞는 튜터들 위주로 수업을 하면서도, 새로운 튜터들을 계속 시도해 볼것을 권장한다. 경험상 같은 튜터들하고만 계속 수업하다보면 수업이 다소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4) 인기많은 튜터 알아보고 예약하는 팁


링글에서 수업을 잘하는 튜터들은 나같은 고인물들이 미리 예약을 해버려서 예약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튜터가 선호하는 튜티들에게 미리 time slot을 열어서 보여주기도 하고, 장기수업권을 결제한 경우 튜터의 일정을 미리 고지받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런 튜터들은 단순히 인기가 많은게 아니다. 수업을 받아보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이들 튜터들 수업을 어떻게 예약해야 할까.


이들의 수업도 매우 자주 펑크가 난다(누군가 수업을 예약해두었다가 수업 직전에 취소하는 경우). 그러니 당일수업이 갑자기 생긴 튜터들 중에서 별5개와 칭찬으로만 가득한 평가를 가진 튜터들을 예약하면 된다. 한번 이들 튜터와 수업을 하게 되면 해당 튜터를 찜해두어서 다음부터는 튜터의 스케줄이 뜨자마자 예약할 수 있게 된다.


3. Input이 없으면 Output도 없다


한 때 일주일 내내 매일 링글을 했던 적도 있었고, 특히 2022년에는 여러달동안 주5회 링글을 했었다. 일상생활에서 영어말하기를 할 기회가 없으니, 그 기회를 최대한 늘리면 영어가 확 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결론은, 말하기에 주저함이 조금 줄고 확실히 영어를 단 1분도 말해보지 않던 시절보단 영어가 늘게 되지만,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계속 똑같은 익숙한 말과 단어만 반복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마디로 비슷한 내용의 말과 단어를 반복할 수 있게 된 것 뿐인데 영어가 늘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링글에서는 매 수업이 끝날 때마다 피드백을 보내주는데, 이 피드백 리포트를 보고 나면 내가 얼마나 똑같은 한정된 단어만 매일 구사하고 있는지를 직시하게 된다.


외국에 여행조차 가본 일이 없는 100퍼센트 국내파인 나의 경우, 도대체 왜 링글을 맨날 해도 제자리 걸음일까 하는 고민을 정말 오랫동안 해보았다. 나는 내 영어실력에서 읽기, 듣기, 쓰기보다 말하기 영역이 상대적으로 매우 쳐진다고 평가한다. 이상하게 아는 단어들이라도 내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고, 맨날 쓰던 말만 계속 중얼거리게 된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해서 내린 결론은, 단순히 영어를 읽고, 듣고, 쓴다고 하더라도, 그 단어들을 내가 말로 내뱉을 수 있으려면 내 입에서 그 단어들이 충분히 "머금어저야"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아는 단어들이라고 해도 직접 입밖으로 꺼내어 사용한 적이 없는 단어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무언가 산출(output)을 하려면 당연히 투입(input)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단순히 링글만 하면 안되고 영어책을 읽고, 단어도 외우고, 듣기도 꾸준히 해서 내가 입밖으로 산출해낼 수 있는 단어들을 끊임없이 투입해주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작년부터 시간이 될 때마다 오디오북을 듣거나, 원서를 읽으려고 노력중이다. 영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는 하지만 짬이 날때 가끔 하더라도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이 나면 최대한 투입도 병행하려고 노력 중이다.


4. 내가 선호하는 수업방법


다음은 내가 선호하는 수업방법이다. 각자의 상황과 영어 노출도에 따라 수업방법은 달라질 수 밖에 없으므로, 아래 나열한 사항들은 어디까지나 나에게 적용되는 방법이다.


(1) 40분 선호


나는 20분은 너무 짧게 느껴진다. 특히나 새로운 튜터를 만나는 경우, 서로 소개를 하고 나면 10분에서 15분 정도밖에 대화할 시간이 남지 않고, 몇가지 질문을 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려서 많이 아쉬웠다. 반면에 40분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분들도 있어서, 이것은 단순히 개인 선호도에 따른 문제인것 같다.


(2) paraphrasing은 지양


링글 튜터들은 paraphrasing을 기본값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튜터들에게 듣기로 이 방법을 링글에서 권장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영어로 말을 할 기회가 없어서 그 기회를 만들고자 링글을 하는 것이어서, 내가 뭔가 말을 할 때마다 튜터가 그 말들을 통째로 새로운 말로 바꿔서 수업노트에 적는 시간 자체가 매우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만나는 튜터마다 paraphrasing은 하지 말자고 한다.


(3) 틀린말 할때마다 적어달라고 하고, 좋은 표현 알려주면 꼭 복습해서, 다음 수업때 써먹어보기


parapharsing을 지양하는 대신, 튜터들에게 내가 어색하거나 틀린 말을 할 때마다 지적해달라고 부탁한다. 그 말들을 수업노트에 적어놓았다가, 수업이 끝나면 빠르게 복습을 한다. 내가 어색한 표현을 하면, 다른 좋은 표현들을 알려주는 튜터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기억해두었다가 다른 튜터들과 수업할 때 써먹어 보면서 내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4) 적극적으로 피드백 달라고 하기


생각외로 튜터들이 튜티들이 혹시나 상처받을까봐 "너 이런 이런 점이 부족해"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회피한다. 뭐, 솔직히 상처 안받는건 아니지만 그게 사실이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발전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조건 튜터들한테 내가 부족한게 뭐냐고 계속 물어보고, 상처 안받을테니까 그냥 직설적으로 부족한 부분, 틀린 부분 지적해달라고 부탁한다.


(5) 문화적인 것도 질문


언어와 문화는 한 세트인 법이어서, 튜터들한테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서도 종종 질문을 하곤 한다. 생각보다 튜터들이 이런 부분은 재밌어하면서 물어본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이번에 영국에 오기 전에도 튜터들에게 내가 주의할 점 등을 물어보았고,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그러나 회사에서 양치를 하면 안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해서 물어볼 생각도 못했고, 그들도 내게 얘기해준 적이 없었다).


5. 수업횟수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주5회도 해보았고, 2022년에는 월평균 20회, 어떤 달은 24회까지 수업을 받아 보았다. 최근에는 영국에 와있다보니 주1회 정도만 이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링글을 이용해보니, 횟수 자체보다는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고, 너무 질리지 않게 꾸준히 현실적으로 가능한 횟수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실제로 2022년에 월평균 20회 수업을 10달 가까이 지속하고나니 한동안 지친 마음이 들어서 서너달 정도 링글을 쉬게 되었었다.


현실적으로는 주1-2회 정도를 꾸준히 하면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어공부를 병행해주는 것이 링글을 가장 현명하게 이용하는 방법인 것 같다.


* 저는 링글 관계자가 아니며, 이 글은 어떤 대가도 받지 않고 자의에 의해서 쓰는 이용 후기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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