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올리브나무
2020. 12. 16일 해남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해뜨기 전 -9.2도에 이르렀다. 일주일 연속, 부산을 포함한 남부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에 머물렀으며 세밑 아니랄까 봐 12월 30일의 최저기온은 무려 -10.7도를 기록하였다. 이런 한파는 2017년 12월 최저기온 -9.8도, 2018년 1월 최저 -14도를 기록한 3년 전 겨울 추위와 맞먹거나 더 추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12월 31일 최저기온이 영하 10.7도, 바람은 12월 중.하순에 걸쳐 순간풍속 최대 15-17m 로 불었던 날들이 허다했기 때문이다.
품종과 수령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아열대 식물인 올리브나무는 성목일지라도, 아주 내한성 강한 일부 품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이러한 겨울 추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으며, 어린 나무나 묘목은 한파에 얼어 죽는다. 올리브나무가 동상을 입으면 이파리 끝부터 갈색으로 변하고 갑자기 마르기 시작하는데 올리브나무를 노지에 심은 분들은 이런 현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은 추위에 약한 아열대 식물인 올리브나무의 내한성, 요즘 기승을 부리는 북극한파로 인한 혹한의, 겨울추의의 한계점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또로로록~
"삼식아 삼식아~ 첫눈이닷! 얼음도 얼고~ 신난다 눈 구경도 할 겸, 콧바람 좀 쐬러 올리브나무 밭에 놀러 가자"
"으멩 문이나 닫앗! 공쥬 넌 잠이도 읍냐? 첫눈이가 밥을 주냐 떡을 주냥? 일루 추운 날엔 뱃때아지 따땃한 아랫목에 깔고 엎어져서 코~ 하는 것이 만수무강에 지장 읍는 법이여~"
"시방 니가 하늘 같은 공쥬님을 괄시한단 말이징? 조아~ 나 간다! 건넛마을 돌쇠야 마당쇠야~ 목욕재계하고 기둘레랑!"
"아구구 머시라공! 내가 잘못했어 한번만 살리도!"
"날이면 날마다 기회가 있는 줄 아냥? 넌 오늘로 끝이얏!"
"아쿠쿠 삼식이 함 살리도"
울며 불며 힘껏 부여잡는 치맛자락~
찌지직~ 훌러덩 벗겨진다!
"옴멤메 야 이 염빙 뭉디야! 이거 못 놔! 이거 놓고, 빨랑 올리브나무가 밤새 안녕하신지나 가보고 왓! 웬쑤야"
한참 후, 삼식이가 내미는 몇 장의 올리브나무 사진들
"어라 왕할머니 꽃처럼 꼭대기가 팍 시들었넹"
"옆에 건 살짝 나뭇잎 끝에 단풍이가 들고…"
"앙앙 올리부야 어찌다가 할미꽃이가 되었냥"
"엉엉 꽃피네올리브 님은 이젠 쫄딱 망한 거얌?"
이제는 그 좋아하던 눈깔사탕도, 빼빼롱이도 못 얻어먹겠다는 절망감에 눈물범벅을 하던 차에 어디선가 "녀석들아 겨우 이파리 몇 개 시든 걸 가지고 무신 난리냐" 하는 구원의 소리가 들렸으니~~
올리브나무는 1270여 가지가 넘는 수많은 품종만큼이나 추위에 대하여 견디는 내한성은 천차만별이며 품종에 따라, 수령(나무의 나이)에 따라, 환경에 따라서도 각기 다 다르다.
베이징 중국 임업연구원 산하 국립산림청 나무육종 재배 실험실의 40년간에 걸친 재배 연구발표(2018. 3. 13)에 따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다수의 품종의 올리브나무는 서리가 내릴 시 영상 3도에서부터 냉해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5도가 되면은 본격적인 동상 피해를 입게 되며, 영하 8도에 이르면 얼어 죽을 수 있는 생존의 임계치에 다다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아열대 식물인 올리브나무를 재배하자면,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남부지방 모든 지역이 5년 이내에, 혹은 10년 이내에 겨울철에 시베리아나, 북극한파로 인한 혹한의 날씨를 맞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남부지방의 노지의 일반 품종의 올리브나무들은 대부분 얼어 죽게된다. 이렇듯이 올리브나무는 추위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2016년 밀어닥친 한파로 이탈리아의 경우 80프로에 해당하는 올리브 농원에서 극심한 동해 피해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2017년 이태리 올리브유 생산이 20프로 급감하였으며, 중국은 2017년 최저기온 영하 8도 이하의 한파가 7일간 지속되었는데 올리브나무 무덤이라고 할 정도 극심한 피해를 입었었다.
사실 성장한 올리브나무는 영하 8도 이하에서 짧은 시간 노출되어도 죽지 않는다. 새벽에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도, 그 뒷날 즉시 아침에 해가 뜨고 날씨가 풀리면 올리브나무는 거의 피해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낮 동안에도 이러한 추위가 지속되면 위험하거나 얼어 죽는다.
따라서 내한성이 약한 일반적인 품종의 올리브나무를 남부지방의 노지에 심는다면 이미 파산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이런 올리브나무들은 남부지방에서 노지 농사를 하는 농부들에게는 못 먹는 떡에 불과하다.
올리브나무는 나이가 들어 갈수록 추위에 강한데, 어린 나무나 묘목은 추위로 인한 피해 방지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주 어린 묘목을 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며 이 묘목들이 동해를 입으면 성장이 현저히 더뎌지고 상당기간의 회복기간을 거쳐야 한다. 너무 어린 나무를 심으면 농장의 조성 기간이 그만큼 오래 걸릴 수 있다. 올리브 농장을 조성할 때 품종에 따른 올리브나무의 내한성, 겨울 한파, 혹한의 추위에 대하여 잘 알아봐야 하며, 묘목을 식재한 후 5년째까지는 동해를 입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올리브나무가 겨울 한파 추위로 입는 손상들 중, 5번 줄기와 가지가 손상을 입었을 때 원상태로 돌아오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6.번의 경우, 몸통과 뿌리가 동상을 입는 경우, 대부분 완전히 죽게 되는데, 간혹 이듬해 땅속에서 몸통과는 완전히 다른 어린 새 순이 돋아나 새로운 개체의 나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올리브 농장이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자신의 농장에 맞는 내한성 품종 선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꽃피네올리브
"에궁 불행 중 다행이얌. 간이가 콩알 되었자남"
"그러게~ 기상청에 띠리리링 하니깐 세상에 -9.2도였대나. 밤에 엄청 추워 걱정 많이 했다야"
"바람이가 별로 안 불어서 완존 좋았지비? 그렇지?"
"그러게 말야 눈깔사탕. 빼빼롱이 하고 빠빠이 하눈 줄 알았지비. 추와서 올리브나무 다 죽으면 맛있는 과자 사 달라고 할 수 없자눙"
"꽃피네올리브 님이 그러는데 겨울에는 서리하고 강풍이가 올리브나무에게는 안 좋디야"
"저 사진들은 올리브나무 동상 피해 6단계 중 1-2번째랭"
수일 후, 2020. 12. 31일, 영하 10.7도에, 세찬 바람에 눈보라가 불어닥쳤다.
"일났다! 삼식아~ 눈이가 펑펑, 바람이하고 쌩쌩~ 같이 온다얌!"
"어멩 게다가 겁나게 춥다야. 얼메나 추운지 기상청 전화 때려삐릴까?"
"북극한파때문이래나 머래나~ 영하 10.7도였디얌, 요즘 바람이도 최대 순간 풍속 초속 15-17미터에 눈이가 펑펑~ 올리브나무 갠추날까?"
"끄떡없다고! 꽃피네올리브 님이 그러는데 눈깔사탕 많이 많이 사주신디야"
"신난다. 우리~ 하늘나라 가지 말고 여기 인간세상에서 천년만년 살즈아"
"콜! 공쥬 너 빨랑 그 미쮸구링 선녀 날개옷 앙두레킴 선생님께 줘삐리랑"^^
"어라라랑! 이 품종들만 쫌 이파리가 말라 삔졌네"
"그러겡 올해 열매 열리는 데는 별 지장 읎겠지비?"
"꼬람 꼬람 전혀 지장 읍다눈뎅~ 올리브 겨울 냉해. 동해 피해 6단계 중 겨우 3단계밖에 안된디얌"
"저 아랫동네 촐싹이네 것은 다 죽었다고 지금 울고불고 난리났데~ 바람이가, 눈이가, 추위가 그렇게 만들었다는뎅~"
공쥬와 삼식이는 올 같은 겨울 추위에 올리브나무가 얼어 죽을까 봐 처음에는 걱정들을 하고, 눈깔사탕과 빼빼롱이들을 못 사 먹을까 봐 그렇게도 안달이가 났었지만 대부분의 올리브나무들은 그렇게 잘만 반짝반짝 건강하였다더라!
"초속 17미터면 도대체 얼마나 센 바람일까?"
"풍속이 초속 17.2 미터 이상은 태풍이라고 부른뎅"
"간밤에 불기도 엄청 불었구낭"
"그런 바람한테 한번 맞으면 콧때기며 귓때기가 아주 밤탱이 되겠지빙?~"
올겨울 같은 이런 추위라면 노지의 올리브나무들은 대부분 죽거나 치명상을 입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