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사랑상품권 사용후기
엊그제 4월 10일, 해남군 농민수당으로 수령한 해남사랑 상품권을 손에 든 꽃피네올리브~ 이 상품권들이 과연 온전히 해남 지역사회 화폐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어떠할지를 알아보는, 단비인가? 낭비인가? 해남군 농민수당 해남사랑상품권 사용후기~
코로나 19로 굶어 죽기 직전인 지역 내 농민들,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시장이며 길거리 좌판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할머니들에 이르기까지, 농민수당 상품권은 두루 지역경제 활성화에 꼭 필요한 가뭄 속에 내린 단비인가, 아니면 포퓰리즘 세금낭비인가 해남사랑 상품권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겠다.
"삼식아 삼식아! 대~박!"
"왜 무신 일있쪄?"
"밑에 사진바방"
"우와 이거 이거 만원이가 도대체 몇 개야? 공쥬 너 이고 어디서 찍었냥?"
"꽃피네올리브님이 해남군 농민수당으로 해남사랑 상품권을 60장이나 받았다고 그러시길레 잽싸게 한컷 찍었지롱"^^
"이야 영락없는 돈처럼 생겼구나~"
"얼마나 많은지 상 위에 펼쳐 봤는뎅 상 바닥을 다 덮고도 남더라공 "
"이게 무신 횡재야! 맛있는 거 많이 사달래자"
"고도리에 있는 해남원예센터 농약방에 들르셨는뎅 코로나19 때문에 해남군 농민수당을 작년보다 빨리 준다는 말을 듣고서 근처 농협에 가서 신분증 내보이니깐 저렇게 봉투에 넣어 주시더랭"
"그으랭? 앗싸! 땡잡으셨구낭"^^
“그래셩 말인데, 원님 덕분에 나팔 불자!"
"그 말이 몬말인뎅? 원님은 머고 왜 나팔을 불어야 하눈건뎅??"
"으이그 이 맹추! 쉬운 말로, 떡 본 김에 제사 지내자! 눈깔사탕도 사고, 빼빼롱도 사고, 삼식이 너 좋아하는 짜장라면이랑 마늘김치도 사고 꽃피네올리브님 뜰에 심을 청량고추 모종도 3-4개 사고~~"
"신난다! 마구마구 내달리자~ 매일시장아 기다리거레이!"
이리하여 공쥬는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삼식이는 떨어질세라 공쥬의 치맛자락을 꼭 붙들고셩 쌩~쌩!
피루루룽 표! 표! 표!
치맛자락 펄럭펄럭~ 휘파람 피룽피룽~
도착한 해남 매일시장 저잣거리~
머뭇머뭇
"모해 삼식아~"
"이거 진짜루 물건 살 수 있을까낭? 공쥬 니가 해봐"
"공쥰 돈이가 필요읍서! 공쥬가 돈 주고 물건 사눈고 봤냥? 너 자꾸 삐딱하게 나오면 돌쇠더러 내 인생 껌딱지 하라고 하눈 수가 있당! "
한참 후에, 자신이 없어 기어 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는데 "저기요 이 해남사랑 상품권으로 김치 살 수 있데유?"
"그럼요! 물론이지요!"
반갑게, 아주 반갑게 맞아주시는 해남 매일시장 내 반찬가게 해성김치 사장님!
하기야 코로나19 때문에, 지나는 손님은커녕 눈 씻고 둘러보아도 개미새끼 하나 찾아보기 힘든 요즈음에 어찌 반갑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전지전능 하사 하나님, 부처님과 옥황상제님, 용왕님, 천지신령님께 감샤!! 만고의 진리! 공짜 싫어하고 마다하는 사람 읍도닷!
"일단은~ 먹었다 하면 코끝이 찡한 조선 갓김치 5천원어치만 주세유"
"바부야! 5천원어치만 사면 오또케? 거스름돈이가 없으면?"
"거슬러 드리니깐 걱정마세요~"^^
그렇다.
해남군 농민수당으로 탄생한 해남사랑 상품권은 적어도 이 지역에서는 돈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거스름돈은 기본!
"이야 고추김치며 콩자반도 맛있겠드아!"
'오늘 녀석들 원님 사또 덕분에 나팔은 확실히 불겠구먼'^^
진열대엔 온갖 젓갈들도 보인다. 양념돌게장도 보이고…없는 반찬 빼고는 다 있는 듯하다. 세상 참 살기 편해졌다. 요즘 사람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아도 문제없겠다.
"이러니 이러니 결혼 안 해도 되공, 늦어지는 고지비!"
"살기가 폭폭 해서 시집 장가 못 가는 거지, 꼭 삼천포로 빠져서 설라무렝, 자취생의 영원한 동반자인 반찬가게 탓을 하냥! 야! 모햇! 똑바루 사진 잘 찍으랬지? 전등 비치고 이게 모냥!"
"날더러 오또카라구? 폰이가 똥폰이고 어두컴컴해서 이릉걸…"
사진은 물짜도 안에 진열되어 있는 간장게장이며 돌양념게장, 멸치젓 등 각종 반찬들은 맛이 일품이다.
둘레둘레~ 오잉! 이거슨!
오늘의 하이라이트,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삼식이가 환장하는 마늘김치가 아닌감!ㅋㅋ
"이고이고 마늘김치 맞지유? 이거도 5천원어치 주세유. 마늘김치~"
"어제 꺼낸 거라 정말 부드러워요"
김치가게 사장님에 의하면 마늘김치는 뻣뻣하면 맛이 없다 한다. 그래서 반드시 부드러운 것을 사야 아삭아삭 잘 씹히고 맛이 있단다.
바로 옆에는 공쥬가 자다가도 환장하는 양파김치가 있다. 어랍숑! 꽈리고추 넣은 멸치볶음도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공쥬야 너도 살랭?"
"아니 나중에~"
공쥬가 누군가? '벌써 만원 어치나 샀는데' 하고 머릿속으로는 '만원이면 천원이가 무려 10개, 하늘나라에서 천원짜리 한나로 눈깔사탕 하고 빼빼롱이를 하늘만큼 땅만큼 살 수 있눈뎅' 요런 계산을 때리고 있었을끼다!
아니면 "물건이 읍냥? 돈이가 읍지!" 이런 생각일 것이다. 매일시장이야 이름 그대로, 내일 가도 모레 가도 매일매일 도망 안 가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을터, 상품권에 사용기한이 없는 한 절대로 낭비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오! 맛있게 보이는, 떼깔 좋은 배추김치가 보인다.
깨끗이 헹구고 물기를 쫙 빼서~~ 요렇게 맛있는 배추 포기김치를 날이면 날마다 먹을 수 있다니 돈만 있으면, 아니 '해남군 농민수당으로 받은 해남사랑 상품권만 있으면!' 만사오케로구나
매일시장 내의 하나닭집도 이 상품권을 받고
에구에구 어찌냥? 이렇게 손님이 없어서…
창백한 전등 불빛만이 쥔장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옆의 다른 반찬가게들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지는 오래인 듯, 저 반찬들을 빨리 못 팔면 재료값은 어떻게 건질 것이며 임대료는 어떻게 지불할 수 있을까
텅 비었다! 큰일났다!
반찬은 이제 날이 갈수록 시어질 텐데, 이넘의 코로나 19며, 수년간 내리막 경제가 서민들의 가슴을 더 썰렁하게 하는구나
어물전 가게들도 손님 꽝!
러시아산 동태며 조기며, 노르웨이산 고등어며,
건어물에, 국산 해산물들이 장사가 안되어 자리를 비운 주인장들을 대신하여 가게들을 지키고 있다.
"반지락아 안뇽! 쥔장은 어디 가고 너네들만 가게를 보고 있냐?" 삼식이가 혓바닥을 낼름 내놓고 있는 바지락에게 인사를 건네는데 허리춤을 잡아채는 공쥬~
"만원어치 샀으니 오늘은 그만 가자. 많이 사면 먹지도 못하고 냉장고만 꽉꽉이얌"
"하기야 오늘만 날이더냥 그러치?"
"구롬!"
"언제든지 와서 해남 지역상품권으로 물건을 사면, 거스름돈도 정확히 셈해서 내주는뎅 요긴하게 쓰자! 이야 이거 증말 편리하다야~"
과일 좌판에서도 수박이며 토마토, 딸기, 오렌지, 배, 사과 등등 사고 싶은 것을 맘대로 살 수 있다. 또한 남의 가게 앞 길거리에 좌판을 펼친 할머니들도 농민수당으로 농민들에게 지급된 해남사랑 상품권을 "어서 옵숑" 한다. ^^ 물건 좋고 싸게 파는, 도소매를 하는 매일시장 입구의 남일슈퍼도, 건너편 선진포크도 모두가 하나같이 지역화폐로 자리 잡아가는 해남사랑 상품권을 받는다.
주욱 둘러보니 이런 이런! 점포들에 손님 하나 없다.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지난 수년간의 내리막에 "경제가 거지 같다"라고 한 천안 반찬가게 사장님의 속 타는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공쥬야~고도리 비타민마트에도 들르자. 계란도 사고, 콩나물도 사게, 그리고 삼겹살도 사게 그 옆 축협마트도 들르고~"
밭에 가서 상추 따오고, 해남군 농민수당 해남사랑 상품권으로 사 온 반찬들을 꺼내고
숟가락! 준비!~ 젓가락! 앞으로!
돌격!
"블로그나 카톡, 브런치나, 페북 등등 SNS에 올린 답시고 먹을 때 사진 찍으면 죽는day!"
"오늘 해남사랑 상품권 몇 장 썼지빙?"
"5장"
"이거 이거 너무 많이 쓴 거 아니야?"
"밥이나 먹자.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는 법이영!"^^
달그락 짭짭~ 달그락 짭짭짭~~
밥그릇 구멍 나겠다! 그만 좀 긁어~ ㅋㅋ
단비인가 낭비인가 해남군 농민수당 해남사랑 상품권 사용후기! 오또케 보셨는감뇨?
해남군
농민수당 해남사랑 상품권 특장점
1. 언제, 어디서든지 노점상에서도, 오일장에서도 상품은 물론 용역, 서비스 품목 등 전 품목에 걸쳐 사용할 수 있다. 단 해남군 안에서만
2. 해남군내의 상점들에서 거스름돈을 받을 수 있다.
3.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품권깡 매입하여 돈놀이하는 사람들이 없다.
지역화폐, 상품권들은 그 지역에서 활발하게 현금처럼 두루 쓰여야 한다. 수입농산물에, 기후며 식생활 습관의 변화로 농촌의 소득은 줄어들고, 농촌인구의 감소로 노동력도 부족하여, 농촌은 늙어가고 신음하고 있다.
농민수당이 지역 농민들의 소득을 조금이나마 보전해 주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에서 출발한 해남군의 농민수당 해남사랑 상품권이 농민과 전 군민에게 있어 유익한 단비인가, 아니면 포퓰리즘의 세금낭비인가 공쥬와 삼식이의 해남사랑 상품권 사용후기에 대한 평가를 내려주시기 바란다.
이 텅 빈 시장 골목이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더불어 살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같이 주저앉을 것인가? 인적 끊긴 저잣거리 전통시장이 묻고 있다.
꽃피네올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