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891 마카롱 같은 친구
커피 친구 마카롱
동글동글 마카롱을 좋아합니다
동글동글 마카롱 닮은
친구를 좋아합니다
롱롱 삐삐롱스타킹 같은
유쾌한 친구도 좋아요
푸른 별 지구는 둥그니까
이 세상도 마카롱처럼
둥글둥글 달콤하고
바삭하면서도 쫀득하고
상냥하고 부드러웠으면 좋겠어요
내 삶도 마카롱처럼
동그란 얼굴에 달콤 미소
사랑스러운 빛으로 환하고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기쁨 한가득
기대 이상의 맛이었으면 참 좋겠어요
어디 한 군데 비틀리거나
못생기거나 찌그러지지 않고
둥근 얼굴로 샤랄라 빛을 내뿜으며
알차게 속까지 채워진 마카롱처럼
세상도 인생도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바랄 걸 바라야지~
마카롱이 속삭입니다
저 하늘에 빛나는 해님도
저녁이 오면 어김없이 기울고
둥그런 보름달도 귀퉁이가 이지러지며
다시 채워나가는 수고를 반복하고
달님 보며 손가락 걸어 맹세한
영원한 사랑도 부질없는데~
삐삐롱스타킹처럼 유쾌하고
밝고 명랑하고 쾌활한 친구도
그 속마음은 세상사에 찢기고
바람에 부대끼며 시달려
너풀대고 너덜거리는데~
마카롱은 마카롱일 뿐~
마카롱이 중얼거립니다
개운한 아메리카노에
앙증맞게 예쁜 마카롱 하나
쉬어가며 즐기는 시간만이라도
스스로 즐겁고 유쾌하게 지내라고
그것이 행복 아니겠냐고~
행복은 먼 하늘에 떠오른
눈부신 태양도 아니고
쟁반 같이 둥근 보름달도 아니고
사랑의 맹세처럼
영원한 것도 아님을~
눈앞에 놓인 따스한 커피 한 잔과
손안에 쥔 내 몫의 마카롱 하나가
지금 이 순간 반짝이는
나만의 행복인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