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든 말든
귀를 기울이든 말든
다정히 말을 걸든 말든
사랑스럽게 혼자 피어나는
송이송이 보랏빛 꽃송이들이
애틋함의 깊이만큼 곱고 예쁘서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봅니다
연보랏빛 꽃 향기와 함께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어요
미소까지도 보랏빛으로 물드는
하얀 얼굴의 그녀
그녀도 지금
저무는 한 해 마무리를 위해
마음도 발걸음 따라 분주하겠죠
꿀 떨어지는 눈빛도 건네지 못하고
꿀 바른 말도 선뜻 내놓지 못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소홀하지 않았음을 느끼며
진심의 빛으로 잔잔히 물드는
향기로운 인연입니다
운세 따위 믿지 않으나
그냥 재미 삼아
타로 카드를 골라 집었더니
이렇게 나옵니다
문 밖에 행운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 문을 여는 건 바로 당신이고
그리하여 필요한 건 내면의 용기~
망설이지 말고 문을 열라는군요
소중한 인연들을
차분히 돌아보라는 상냥한 덧불임에
문득 떠오르는 사랑스러운
이름들과 얼굴들이 있습니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웠어요~
이런저런 사연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인연들을 생각하며
가만가만 중얼거립니다
다만 서툴었을 뿐
최선까지는 아니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나름 애쓰고 있다고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살고
순간순간에 진심을 다하고 있노라~
중얼거립니다
혼자 중얼거리는 것도
서성거림이고 망설임이라면
중얼거리기 전에
덥석 한 걸음 다가서서
활짝 문을 열어야겠죠
지금 문 밖에 소중한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행운은 다른 게 아니라
인연이라는 생각을 해 보는
마지막 달력 한 장 나풀나풀
일 년의 끄트머리 12월입니다
서툰 발걸음 잠시 멈추고
혹시라도 무심히 떨치고 온
이름과 얼굴들은 없는지
고개 돌려 다시 살펴봅니다
소중한 인연만큼
귀한 행운은 더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