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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Dec 11. 2024

초록의 시간 886 행운의 문

내면의 용기

누가 보든 말든

귀를 기울이든 말든

다정히 말을 걸든 말든

사랑스럽게 혼자 피어나는

송이송이 보랏빛 꽃송이들이

애틋함의 깊이만큼 곱고 예쁘서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봅니다


보랏빛 꽃 향기와 함께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어요

미소까지도 보랏빛으로 물드는

하얀 얼굴의 그녀


그녀도 지금

저무는 한 해 마무리를 위해

마음도 발걸음 따라 분주하겠죠

꿀 떨어지는 눈빛도 건네지 못하고

꿀 바른 말도 선뜻 내놓지 못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소홀하지 않았음을 느끼며

진심의 빛으로 잔잔히 물드는

향기로운 인연입니다


운세 따위 믿지 않으나

그냥 재미 삼아

타로 카드를 골라 집었더니

이렇게 나옵니다


문 밖에 행운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 문을 여는 건 바로 당신이고

그리하여 필요한 건 내면의 용기~

망설이지 말고 문을 열라는군요


소중한 인연들을 

차분히 돌아보라는 상냥한 덧불임에

문득 떠오르는 사랑스러운

이름들과 얼굴들이 있습니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웠어요~

이런저런 사연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인연들을 생각하며

가만가만 중얼거립니다


다만 서툴었을 뿐

최선까지는 아니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나름 애쓰고 있다고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살고

순간순간에 진심을 다하고 있노라~

중얼거립니다


혼자 중얼거리는 것도

서성거림이고 망설임이라면

중얼거리기 전에

덥석 한 걸음 다가서서

활짝 문을 열어야겠죠

지금 문 밖에 소중한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행운은 다른 게 아니라

인연이라는 생각을 해 보는

마지막 달력 한 장 나풀나풀

일 년의 끄트머리 12월입니다


서툰 발걸음 잠시 멈추고

혹시라도 무심히 떨치고 온

이름과 얼굴들은 없는지

고개 돌려 다시 살펴봅니다

소중한 인연만큼

귀한 행운은 더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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