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보다 성격이 급한 한국 사람들.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하다가 로딩이 길어진다면 그 잠깐을 못 참는 게 한국 사람이다. 또한 한국 사람들의 냄비근성은 다른 나라들보다 매우 심해 관심이 가는 것이 생겼다 하더라도 금방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런 한국 사람 중 20대의 경우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기보다는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졸업하고 취업을 해도 그 회사에서 일하느라 드라마처럼 장시간을 봐야 하는 매체에 시간을 쏟지 못한다.
그렇다고 모든 드라마가 시청률이 낮지 않다. 최근에 방영한 <부부의 세계>처럼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던가 혹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매화마다 같으면서도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드라마들은 시청률이 높다. 이런 드라마들은 요즘같이 볼거리가 많은 시대에서도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현재 MBC에서 방영하는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등장인물들이 대배우 송승헌과 최근 타 방송사 드라마에서 활약한 서지혜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매우 화제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소재는 자극적이지 않다. 또한 스토리 이외에 매화 볼 수 있는 장면들 또한 없다. 소재를 바꿀 수 없으니 꾸준히 시청하게 만드는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특정 드라마에 대해 떠올려본다면 무엇이 먼저 생각이 날까? 그 드라마의 등장인물? 포스터? 아니다. 당연히 드라마의 제목이다. 이렇게 드라마의 제목의 중요성이 큰 만큼 드라마의 제목은 그 드라마의 특징을 잘 나타내야 한다. 최근 MBC에서 방영한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라는 드라마의 내용은 정말 제목과 마찬가지로 주인공들이 1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이야기이다. 제목만 들어도 드라마의 내용이 예측이 가능하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라는 드라마는 여자 주인공 우도희(서지혜)와 남자 주인공 김해경(송승헌)이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그런 드라마이다. 줄거리만 보면 이 제목에 드라마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로 시청자인 나에게는 저녁에 대한 큰 의미가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첫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크게 다가온다. 따라서 제목과 매치되도록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장면을 더 부각해야 한다.
제목에 맞도록 이끌고 또한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처럼 꾸준한 요소를 접목하기 위해서는 저녁이라는 포인트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일단 매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함께 저녁 먹는 장면이 꼭 들어 가 있어야 한다. 매화 나오는 저녁 식사 장면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꾸준한 볼거리가 되는 것이다. 또한 그 저녁 식사 메뉴는 항상 달라야 할 뿐만 아니라 방영 시간에 맞게 야식 종류라든지 시청자들이 평소에 접하지 못할 음식들이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오늘은 어떤 저녁 메뉴 일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튜브의 먹방, <식샤를 합시다>라는 드라마처럼 먹는 장면도 정말 맛있게, 보는 사람도 침 흘릴 것처럼 먹는다면 매화 나오는 저녁 식사 장면을 보려고 이 드라마를 계속 볼지도 모른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매화마다 해경(송승헌)과 도희(서지혜)가 우연히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비행기에서 옆자리, 제주도 카페에서, 밥 먹으러 갔던 식당에서 등 정말 매화 우연히 마주치지만 6화가 지나도록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끼지 않은 느낌이다. 요즘같이 볼거리 많은 세상에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려면 1화에서부터 잡아야 한다. 이 드라마의 1화는 매우 전개가 빨라서 첫출발은 잘 끊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비슷한 흐름이 6화까지 이어져서 결국 주인공들의 사랑을 시청자들이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 ‘우연이 반복되면 운명’이라는 말속에 우연은 3번이면 되지 않을까? 6번이 지났는데도 주연들은 서로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 갑자기 나타난 자신들의 첫사랑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주인공들의 마음은 누가 봐도 서로에게 기울었지만 그건 그냥 시청자들의 생각뿐. 실제 드라마에서 실현이 되어야 한다. 7화부터는 이와는 다르게 빠른 전개가 필요하다. 먼저 주인공들의 첫사랑부터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 현실 연애에서도 두 명 사이에서 애매하게 태도를 보이는 사람에게 돌을 던진다. 비슷하게 주인공들이 첫사랑과 다른 사람 사이에서 마음을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도 있겠지만 오래 기다린 만큼 시청자들은 주인공들의 사랑을 더 많이 원한다.
이 드라마의 결말은 그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급한 사람들에게는 우연을 너무 반복하지 말고 빠르게 운명인 걸 확인시켜주고 그 이후 서로 갈등을 겪는 이야기를 넣어 완벽하고 성숙한 사랑, 즉 이 둘은 정말로 운명인 것을 보여주는 것이 성격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