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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Dec 15. 2024

맥도날드 빅맥은 우리아이 키 성장 촉진제 2

캐나다 유학생 엄마, 초등학교 아들 키우기

계획대로 아이 검사를 위한 한국 방문이 절실했지만 내 편인지 남의 편인지 모를 코비드가 터졌고, 한국행을 비롯한 모든 해외 비행이 전세계적으로 중단되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온라인을 통해 담임 선생님과 하루에 60분-90분씩 만났으며. 수업 이외의 과제에 대해서는 부모가 모두 책임을 지고 아이를 도와 완수해 일주일에 한번씩 과제물을 제출하러 학교에 가고, 또 그 다음주의 과제를 받아오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한국어 사용자 엄마가 영어와 프랑스어로 완성하고 체점해야하는 두 아이의 과제를 도와주며, 집안 살림을 했고  내 일을 했다.


집에서 내 아이'들'의 학교 공부를 봐주는 것은 쉽고 재미있는 일일 수만은 없었다. 동시에 나는 이 곳 국립 종합 대학에서 풀타임학생으로서 과학을 전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막대한 보고서와 무수한 실험과 시험들, 조별과제와 토론의 스트레스, 성적스트레스에 동시에 시달리며 모든 것을 떠안으니 신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내 성적을 잘 받아야 내가 아이들을 먹여 살릴 평생직업, 프로페셔널 스쿨에 입학할 수 있기에 우선 내 공부를 새벽부터 일어나 끝내고 오전과 오후 시간에 아이들의 공부를 봐주거나 내 학교에 가서 학업을 지속하고, 또 집에 와서 밥을 먹이고, 다시 아이들 각각과 최소 하루 1시간씩 놀아주고, 먹이고 재웠다. 핸드폰이나 패드사용을 조심해야했던 초등학교 아이들 이었기에, 나는 아이들에게 이런것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하루 30분이라는 이용 제한 시간을 두었었고, 그 30분을 아이는 기똥차게 용해 자신의 유튜브채널을 운영하는데 썼다.


이 생활을 6개월간 지속하자, 7개월 쯤에는 내게 대상포진이라는 축복이가 찾아왔다. 온몸의 신경돌기 구석구석마다 어릴적에 앓았던 수두가 다시 올라왔고, 옷을 입거나 샤워를 할 때에 애리는 고통, 그리고 고열에 6주간 시달렸다. 그래도 아이들 공부는 봐 주어야했고, 내 학업또한 지속해야했기에 나는 하루 초침, 분침, 시침 가는것에만 몸을 맡겼다.


끝은 어딘가엔가 있긴 있을 꺼야


쉴 수 없었다.

쉬면 터널의 끝을 보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려 막연할 것이기 때문이란 생각에서였다. 피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같았다. 힘들수록 건강 생각 말고 끝까지 달리자..


상황을 탓하기보다는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로, 죽이기로 했다.


아이를 직접 가르쳐보니, 선생님"들"이 그동안 내 아이의 어떤 점때문에 고통스러우셨을지 짐작이 갔다. 우선, 고집이 너무 세서 선생님이나 다른사람이 가르쳐주는 것을 여간 자신의 작업에 대체하지를 않는다. 예를 들어, 분수의 곱을 배우고 있을 때, 풀이과정상에 약분을 최대한 하면, 숫자가 작아져 나중에 답을 낼 때 실수가 줄어드는데, 이 약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곱한 수가 천이든 만이든 그 큰 놈을 끝까지 데리고 가서, 나중에 답을 낼 때에야 약분이라는 짓을 했다. 지금 자신이 문제 풀이를 하는 방식이 처음에 배운 방법이니, 자신의 방법이야말로 정답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굳게 믿는 아이였다. 잘 해내고자 하는 욕심과 승부욕이 있으며, 고집이 다소 세고, 내성적인 초등학교 아이들에게서 생각보다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이의 성향을 파악한 나는, 동그라미를 그려 각 4등분과 100등분을 한 후에, 4등분 중 1개를 칠했고, 100등분 중 25개를 칠해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1/4=25/100 개념을 가르쳤다. 내 설명을 유심히 듣는 아이의 반짝이는 눈을 보았지만, 그 깟 설명하나로 아이의 습관을 고정하는데 단연 충분치 않았다. 매번 아이에에게 나 처럼 그림을 그려, 약분을 해야하는 이유를 눈으로 보며, 스스로를 설득하게 했고, 십여회차를 지나서야 비로소 아이는 약분의 과정을 분수의 곱에 적용시킬 수 있게 되었다. 유레카.

 

애가  속을 썩이는 이유가 매번 비슷했다.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편협하게 쏠려 생각하고, 타인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부정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방어하며, 고로 상대가 화를 내거나, 답답해하면, 결국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패턴이 사고과정속에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누가 봐도 애타는, 꼴통같은 면을 직면했고, 이것이 곧 나와 가장 가까운 단 한 사람과 닮아있음을 알게되었다.


십 여년의 결혼생활은 이런 사람과는 싸우면 안됨을 내 자신에게 체득시켰다. 이런사람에게는 아무리 속이 터져도, 내가 맞다는 것을 증명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저 제 풀에 제가 지치도록 그냥 두고, 시간이 지나 약간의 헐렁해져서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심심해진 상대를 발견했다면 슬슬 설득할 일이다. 혹여 계기를 만들어 스스로 와르르 무너지게 두면, 그 다음번부터는 수십차례 설명이, 십차례로 줄고, 10차례가 서 너차례로 준다. 그 보다 더 빠른 수용은 인륜상 기대하지 않는다.


내 학교를 열심히 다닌건, 수수께끼같은 내 아이의 성격을 파악하고자 함이었다. 자본주의 맛을 아직 못봐서 발달하지 못한 캐나다 의료시스템상의 소아정신과는 눈에 보이는 자폐는 구분할 망정 자폐 '스펙트럼', ADHD '스펙트럼', 발달장애 '스펙트럼' 이라는 놈들까지는 잡아내지 못하므로, 내가 직접 내 아들을 구하리라. 나의 이 답답한 속에 대해, 분명하고 명쾌한 답을 스스로 캐내리라 하는 마음같은게 있었다. 전세계적으로 코비드로 비행로를 막아 나를 캐나다에 가두면, 내가 갇힌 굴 속에서 나 자신을 바꿔 내 아이를 직접 구해낼 수 밖에는 없었다. 그것을 밝혀내기에 가장 적합한 학문이 과학이라 생각했다. 교육이나 발달은 내가 한국에 살때 전공하고 현업에 종사 했으니, 이제는 과학이라는 각도에서 인간을 인지하고, 탐구하여, 기회만 주어진다면, 할 수만 있다면 내 한몸 불태워 깊은 물속같은 저 사람을 분석해,구원해낼거라 다짐했다.


내가 의사가 된다면 나의 1언어가 이 나라의 것과 달라  서로의 정보 격차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굳이 한국에 가 진료를 받고 올 필요가 없을 것이며, 초등저학년까지 커튼뒤에 숨어 똥싸고, 잘때 기저귀를 차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며, 걱정되게 자꾸만 눈을 깜빡거리는 내 아들을 위해 미소 이상의 것, 따뜻한 맘마 이상의 것을 줄 수 있겠지, 엄마는 강하다. 한다면 한다.


스스로 맘 먹었다.


하늘도 내 편인지, 네 편인지, 학기마다 내가 철저한 전략과 계획하에 어김없이 받아내는,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은, 더 이상 외국인으로서의 장벽이 느껴지기는 커녕, 현지 사람들을 다 말아먹고도 남기기에 충분하므로, 내 길을 내 스스로 선택해, 잘 가고 있는 것으로 느끼기에 적당하고도 쌀 한 포대 이상의 만족감이 더 남고 남았다.




풀타임 학생으로 살며, 하도 앉아 있어 허리가 아파 엉금엉금 기어다니면서도 꼭 의무적으로 하던 것이 있었다. 밥차리기.

냉동식품을 먹으면, 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알러지 반응이 드러나, 꼭 원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좋은 음식을 해 먹었다.


 날은 학교가 끝나고 출출해 모처럼 친구와 집 앞 맥도날드에 가 햄버거와 프랜치 프라이 그리고 콜라를 먹는데, 소금기에 얼굴이 부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못하고 따끈하고 짭쪼롬한 프렌치 프라이를 입에 넣었다. 환상적인 맛이다.  나보다 열댓살 어린 내 친구는 나에게


캔디, 두유노..  빅맥 햄버거에 들어있는 성장호르몬제?


라고 물었다. um,rgrg.


친구는 내게 너희 아이들도 빅맥 햄버거 먹어서 키가 큰 거냐고 농담했다.


무슨말인가 싶었지만 일리가 있어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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