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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Apr 19. 2021

아주 작은 습관의 힘(책 리뷰)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 Atomic Habits, 2018년 출간>에서 자신이 고교시절 야구 선수로서 얼굴에 큰 부상을 당한 후, 대학 시절을 보내면서 실천한 방 정리, 규칙적 운동 및 공부 등 사소한 습관들이 가져다준 매우 큰 변화를 체험했고, 이런 원자처럼 작은 습관이 가져다준 효과의 경험을 소개한다. "우리 모두 인생에서 불행을 겪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인생은 대개 습관으로 결정된다.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스키너와 찰스 두히그 등 기존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이 제시한 '외부 자극-반응, 반복행동-보상'이라는 인간 행동 분석 모델이 너무 외부 자극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평가하고, 생각, 감정, 믿음 등 내부적 요인이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저자가 특히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사소한 습관들의 효과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      


영국 사이클팀의 감독은 선수들의 운동실력 향상보다 사소한 습관 개선(편한 안장, 선수들 체온 보호, 질병 예방 등)을 통해서 5년 만에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1%의 변화나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꾸준한 습관은 복리로 작용해서 매일 1% 씩 성장하면 1년 후에는 37배 더 나아지고, 반대로 매일 1% 씩 퇴보하면 1년 후에는 그 사람의 능력이 거의 제로가 된다는 것이 저자의 논리이다. 즉 작은 것들이 쌓이면 처음에는 별다른 변화나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 '중대한 돌파구'가 나타난다. 얼음이 0 도부터 녹기 시작하고, 땅 속의 지질판이 수백 년간 조금씩 갈라지다가 어느 순간 엄청난 충돌을 일으키면서 지진이 일어나고, 대나무는 5년 간은 땅 속에 넓게 뿌리를 내리다가 갑자기 6주 만에 지상 30미터 높이로 자라나는 원리와 같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대개 원했던 결과가 나타나기 전에 통과하게 되는 '낙담의 골짜기'에서 포기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따라서 1등이나 체중 감량 등 구체적인 목표 설정에 너무 집중하지 말고, 작은 습관을 통해 개선을 계속하면 자기도 모르게 우수한 시스템이 구축되고 기대하지 않았던 성공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단 시스템의 수준을 장기간 견딜 수 있도록 낮추어야 하며, "나쁜 습관을 반복하는 이유는 변화할 수 없는 나쁜 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습관의 방식에는 2가지가 있다. 내가 얻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책 읽기, 살 빼기, 악기 배우기 등과 같은 '결과 중심의 습관'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에 초점을 맞추는 독서가 되기, 운동 하기, 음악을 하기 등과 같은 '정체성 중심의 습관'이 그것이다. 그런데 결과나 목표를 바라고 하는 행동보다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일이 쉽게 습관화된다고 한다. 중요한 점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시작하는 점이다. 매일 방을 정리하면 나는 체계적인 인간이라는 정체성이 형성되고, 매일 운동을 하면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어떤 정체성에 대한 증거로 조금씩 개선 실적이 쌓여갈수록 그 정체성은 더욱 강화된다. 여기서 습관이 중요한 진짜 이유는 조금씩 나타나는 효과를 보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보기에 습관을 만드는 과정에는 '신호(담배), 열망(안정감), 반응(피우는 행동), 보상(열망의 충족)' 4단계가 있는데,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습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원칙을 이용해서 좋은 습관을 만들고, 반대로 나쁜 습관을 깨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선 의식적으로 '신호'를 분명하게, '열망'을 매력적이게, '반응'을 쉽게, '보상'을 만족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나쁜 습관을 버리기 위해선 '신호'를 보이지 않게, '열망'을 비 매력적이게, '반응'을 하기 어렵게, '보상'을 불만족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먼저 현재의 습관을 파악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자동화되어 있어서 파악하기가 어렵다. 무의식적인 습관을 의식적인 인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자신의 잘못이나 문제를 알아차릴 수 있는 관건이다.      


사람은 한 가지 행동을 끝내면 이어서 연관된 다른 행동을 생각하고 실천하게 된다. '하나를 사면 다른 것도 산다(디드로 효과)'. 이런 원리는 우리가 새로운 습관을 만들 때 우리에게 이로운 행동과 연결시킬 수 있게 해 준다. 즉 현재 하고 있는 행동을 알면, 유리한 다음 행동을 하는 '습관 쌓기'를 할 수 있다. 또한 특정 행동을 계속하려면 그에 유리한 환경을 구축하면 된다. 이는 <넛지> 책에서 말하는 옆구리를 쿡찌르는 방식과 유사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약 먹기를 잊지 않으려면 세면대 옆에 약 두기 등 '신호'를 잘 배치한다. 반대로 인터넷을 보지 않게 밤 10시 이후 자동적인 전원 차단 등 나쁜 습관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한다. 그리고 습관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원하는 일과 해야 할 일을 짝짓는 '유혹 묶기 전략'을 만들고,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문화 규범에 맞는 습관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동기부여 방식으로 자신에게 이득이 되었거나 긍정적인 경험과 연결시키면 어려운 습관을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나쁜 습관을 하지 않았을 때 이득을 생각하면 더 이상 나쁜 습관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이 나쁜 습관을 계속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쁜 습관은 보상이 즉각적인 반면, 몸에 해로운 결과는 나중에 나타난다. 뇌는 미래의 부정적인 결과보다 현재의 즉각적인 보상에 더욱 가치를 두기 때문에, 이를 역이용해서 당장의 보상을 연기하는 습관인 지연된 보상을 길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벤자민 프랭클린이 했던 대로 자신의 습관 이행여부를 기록하는 '습관 추적'이 효과가 크다. 또한 나쁜 습관의 대가를 고통스러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편 자신의 강점과 경쟁력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습관을 구축해야 한다. "끓는 물은 감자를 무르게 만들지만 달걀은 단단하게 만든다"라는 말처럼 사람마다 각각 강점이나 적응력이 다르다. 또한 뇌는 쉽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은 '관리 가능한 수준의 어려운 일'을 하면 최적의 효과를 낸다(골디락스 법칙). 자신의 능력을 약간 초과하는 수준, 즉 4% 정도에서 몰입 상태에 돌입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해야 습관화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습관이 일상화되면 다시 지루해지는데, 바로 이러한 지루한 순간에도 계속해나가야 하며, 이 점에서 전문가와 아마추어 간의 차이가 있다. "습관이 많은 이득을 주지만, 반대로 우리를 이전의 사고와 행동에 가두기도 한다. 세상이 바뀌고 있을 때조차도 말이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숙고와 복기를 통해 현재의 습관과 믿음이 여전히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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