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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죠쌤 Jan 13. 2023

죠쌤의 패러디 습작 : 「국립존엄보장센터」

What if?: 만약 생존세라는 세금을 내지 못하면 안락사를 선택해야만 하는 사회가 존재한다면세금 미납으로 마지막 하루를 맞이한다면?     


Why this?: 남유하 작가님의 국립존엄보장센터」 은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소름 끼치도록 세밀한 묘사와 무섭도록 현실적인 설정 때문일까자본주의가 국가와 인권마저 삼켜버리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한국 관료주의형 디스토피아를 만나보고 싶다면이 작품 꼭 읽어보자   

       

삐익호출음이 울렸다화면에 뜬 얼굴은 총무부장이었다     

센터장님지난번 말씀하신 건 관련해서 지금 긴히 말씀 좀 드릴 수 있을까요?     

들어오세요.”      

센터장은 평소처럼 사무적으로 대답했으나 심장이 쿵쾅거리며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문을 열고 뛰어 들어오는 총무부장의 이마에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센터장은 불길함을 억누른 채 무덤덤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예요?”     

센터장님죄송합니다너무 급해서요.”     

넓은 센터장실에 둘밖에 없었음에도 총무부장은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센터장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말씀하신 그 김지영 님 있잖습니까저희가 방금 소재 파악이 되었는데요.”     

여기까지 말한 총무부장은 센터장의 눈치를 살피며 말끝을 흐렸다센터장은 떨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간신히 물었다     

지금 어디에 계신데요?”     

그게.. ... 사실 저희 센터에 계십니다어제 입소하셔서... 704호입니다.”     

센터장은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총무부장의 어깨를 흔들었다     

여기에 입소했다고언제에요설마...?”     

센터장님다행히 어제 저녁에 입소했습니다. 24시간의 자유시간을 부여받았으니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지금 바로 704아니 김지영 님을 호출할까요?”     

그제서야 센터장은 총무부장에게 손을 뗐다자신이 흥분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서 센터장은 컴퓨터 앞에 앉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고마워요들어가 있으세요다시 연락줄게요.”     

센터장은 회의 중’ 알람을 띄웠다오롯이 본인이 결정해야 할 시간이었다자신을 버린 어머니찾아가 욕을 해야 할까죽음 직전에 갑자기 나타나 구원해줄까저주를 퍼부을까아니면 그저 죽는 모습을 지켜볼까?     

고아 출신인 그는 아무런 인맥 없이 스스로 힘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반평생 결혼도 하지 못한 채 일 중독자가 되어 행정부에 영혼을 갈아넣었지만 아부를 못 떠는 성격 탓에 여권에 찍혀 좌천되어 이 센터장이 되었다사회에서는 저승사자라고 조롱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센터장의 권력은 막강했다수많은 체납자들을 처분하는 업무를 하다보니 문득 그는 어머니가 보고 싶어졌다김지영... 80년대의 흔한 이름이 센터에서는 체납자 704호일 뿐이다그가 내버려 두면 다음날 그녀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있을 것이다.     

몇 시간이 훌쩍 지났다더 이상 미룰 수 없다그녀의 얼굴을 직접 봐야겠다센터장은 홀로 704호로 향했다건장한 가드들이 입구를 막고 서 있었다     

무슨 일이지? 704호를 좀 보려고 하는데...”      

센터장님죄송하지만 이미 종결되었습니다.”     

뭐라고?”     

종결 시간을 앞당겼다고 합니다아주 드문 일이긴 합니다만.”     

가운으로 덮인 이동 침대 밖으로 축 늘어진 손목 하나가 튀어나와 있었다온기가 아직 남아있을 그 손을그는 차마 붙잡지 못했다낯설고 뜨거운 것이 뺨을 타고 흘렀다. <>        

  

Why not?: 국립존엄보장센터의 센터장은 어떤 사람일까이 작품에서 센터장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상상력을 발휘해서 센터장과 주인공을 엮어보고 싶었다고위직 관리자가 되는 꿈누구나 한 번쯤은 가질 텐테... 그래도 국립존엄보장센터의 센터장은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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