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의시선 jungsee Jul 08. 2024

여기가 세계 최대의 쇼핑몰?

두바이 몰 톺아보기

Dubai Mall Aquarium,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우리는 두바이에 있는 2박 3일 중에, 첫째 날과 둘째 날에 두바이 몰을 방문했다. 사실 셋째 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곧장 모리셔스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을 갔으니 두바이에 있는 동안 매일 두바이 몰을 방문한 것이다.


우리가 지낸 호텔이 두바이 몰에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이 뜨거운 도시에서 두바이 몰은 오아시스만큼 쾌적했고 세계 최대 크기라는 위용을 높일 만큼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번 장에선 우리 부부가 두바이 몰에서 경험한 이야기와 사진을 공유한다.




슈퍼카가 흔한 두바이,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두바이에 도착한 첫째 날, 새벽에 도착하여 간단히 짐 정리와 샤워를 마치고 천천히 두바이 몰로 이동했다. 두바이 몰의 오픈 시간인 10시에 맞춰 걸어가는데 추운 호텔과 반대로 뜨거운 열기가 도로에 가득했다. 도로엔 심심찮게 슈퍼카와 스포츠카가 보였고, 그중엔 자동차를 좋아하는 나도 실물을 처음 보는 자동차가 종종 있었다.


그렇게 자동차 구경을 하며 몰에 도착하니 아직 오픈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다. 두바이 몰의 입구는 우리나라 쇼핑몰이나 백화점처럼 바깥 문과 중문을 거쳐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는데, 한 가지 차이점은 이 중간 공간에 대추야자(데이츠 Dates)와 아라비카 커피가 있다는 점이다. 두바이가 있는 UAE를 비롯한 중동 국가에서는 손님이 집에 방문하면, 집 안에 안내하기 전 이렇게 데이츠와 아라비카 커피를 대접한다고 한다. 중문을 지키던 직원들 또한 우리에게 데이츠와 커피를 권했고, 우리는 호기심에 하나씩 데이츠를 집어 먹으면서 오픈을 기다렸다.


혹시 모르니 리브의 눈을 가려야 한다.,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렌즈를 기둥으로 삼은 라이카 매장, 내 눈을 가려줘 리브.,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몇 분 기다리다 보니 입장을 해도 좋다는 친절한 직원들의 응대가 있었다. 수많은 두바이 몰 입구 중 우리가 들어간 입구는 명품관이 몰려 있는 곳이었다. 아직 우리밖에 손님이 없는 명품관에 입장을 하니 제법 성공한 기분이 들었다.


그중에서 역시 내 눈을 사로잡은 매장은 독일의 명품 카메라 '라이카'의 매장이었다. 이제 와서 후회하는 점은, 라이카 매장 구경해 볼래?라는 리브의 말에 못 이긴 척 따라 들어갔어야 한다는 것이다. 꼭... 성공해서 라이카나 한 대 사러 두바이에 가야겠다.




일부다처제인 UAE에서는 최대 4명까지 아내를 둘 수 있다.,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조금 시간이 지나자 몰 안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왔다. 관광객도 많았지만 두바이 로컬로 보이는 사람들도 특히 많았다. 그중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건 흰 토브 Thobe를 입은 중동 남자들이었다.



아! 여기 일부다처제라서 저렇게 남자 한 명에 여자가 여러 명 다니는 건가 봐



매일 흰 토브를 입고 흰 터번을 두른 중동 남자는 보통 부자라고 한다. 저렇게 하얗게 세탁된 옷을 매일 입으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거 같긴 하다. 그래서 두바이를 돌아다니다 보면, 서민들의 동네에선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자주 보이고, 두바이 몰 같이 명품관에 있는 곳엔 토브를 입은 남자가 자주 보인다. 평일 오전부터 아내들을 이끌고 명품 백화점을 돌아다니는 걸 보면 그들의 재력이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남자들만 있는 그룹도 많아. 그런데 특이한 건 꼭 세 명씩 있어!



내 눈에 특이한 그룹들이 보였다. 바로 흰 토브를 입은 남자 세 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이런 구성은 저기서 마카롱과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남자들도, 이 앞 식당에 앉아서 수다를 떠는 남자들도 그렇다. 나의 의문에 리브도 눈을 반짝이며 흰 토브를 입은 남자 셋 그룹을 여기저기서 찾았다.


저들도 눈부시게 하얀 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평일에 명품관 앞에서 비싼 애프터눈 티 세트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부자처럼 보이는데 왜 하필 세 명이서 움직일까? 궁금증이 생긴 나는 곧장 구글 검색을 해봤지만 어떠한 답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우리가 내린 결론엔 그들의 종교적인 이유에서 세 명이 다닐 것이라는 가설 1, 혼자 다니면 외롭고 둘이 다니면 게이로 오해받을 거 같고 그래서 세 명이 적당하다는 가설 2가 있다. 혹시나 중동 부자 남자 세 명이서 다니는 이유를 알고 있는 독자님이 계시면 답글을 부탁드린다.




Dubai Mall Waterfall,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이제 두바이 몰에서 볼 수 있는 관광지를 소개해보겠다.


첫 번째는 '두바이 몰 워터폴 Dubai Mall Waterfall'로 불리는 인공폭포이다. 이 인공폭포는 두바이 몰 전층 (LG ~ Level2, 4개 층)에서 모두 볼 수 있는 인공 조형물이다. 폭포 중간엔 다이빙을 하는 사람 모형의 조각들이 놓여있는데, 석유가 발견되기 전 조개잡이로 생계를 이어가던 두바이 사람들의 모습을 의미한다고 한다.




공룡 앞에서 식사,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두 번째는 '두바이 다이노 Dubai Dino'로 불리는 공룡 화석이다. 두바이 몰의 여러 구역 중 보석 가게들이 몰려 있는 구역에 있는 이 공룡 화석은 거의 모든 뼈가 온전하게 발견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화석이다. 그렇게 귀중한 화석을 별 다른 보호 장벽 없이 그냥 전시를 해둔 것이 바로 두바이의 힙합이다.



다이어트가 끝났으면 치즈는 넉넉히 뿌려야 한다.,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우리는 이 화석 앞에 있던 식당에서 두바이 첫끼를 먹었다. 식전 빵과 달달한 에이드를 먹다 보니 우리가 주문한 시저 샐러드와 파스타가 나왔다. 특별히 맛있는 맛은 아니었지만 실제 공룡 화석 앞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경험이었다.


도대체 리브는 뭐를 찍은 걸까?,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넓은 통유리로 되어 있는 아쿠아리움,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우리가 식사한 레스토랑의 한쪽은 우리가 앉은 공룡 화석으로 통하고, 반대편은 아쿠아리움 방향으로 통한다. 그렇다 바로 '두바이 몰 아쿠아리움 Dubai Mall Aquarium'이 세 번째 관광지이다.


이 아쿠아리움은 돈을 지불하면 더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고, 아쿠아리움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무료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널찍한 통유리는 여러 물고기와 바다 생물들을 보기에 충분하다.



상어와 만타가오리도 충분히 볼 수 있다.,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물론 이 앞은 사람들이 다들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 있기 때문에 인생 샷을 남기기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큰돈을 들이지 않고 물속 생물들을 보며 멍을 때리다 보면 신비로운 분위기에 사로 잡힌다.




마지막 네 번째 관광지는 '두바이 분수 Dubai Fountain'이다. 두바이 몰과 버즈 칼리파 사이에 있는 호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분수쇼가 펼쳐진다. 두바이는 뭐든 세계 최대 규모가 돼야 하나 보다. 두바이 분수가 탄생하기 이전의 세계 최대 규모의 분수쇼는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였다. 나는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를 두 번이나 보면서 그 규모의 놀랐기 때문에 같은 회사에서 시공했다는 두바이 분수쇼에 기대감이 컸다. 결과적으로 시원한 분수쇼에 매우 만족했다.


두바이 분수쇼를 검색해 보면 꼭 뒤따라오는 연관 검색어가 '두바이 분수쇼 명당 식당' 혹은 '두바이 분수쇼 카페'이다. 멋진 쇼를 맛있는 음식과 같이 볼 수 있는 건 정말 로맨틱한 경험이다. 하지만 이런 레스토랑과 카페는 사람이 너무 많고, 분수쇼가 보이는 창가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사실 나는 그런 식당을 추천하진 않는다. 왜냐면 두바이 분수는 규모가 엄청 크기 때문에 꼭 유명한 식당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분수쇼가 펼쳐지는 시간엔 사람들이 다들 핸드폰을 높게 올리고 있다.,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대신 우리가 추천하는 두바이 분수쇼 명당은 '파이브 가이즈'다. 우리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파이브 가이즈에서 저녁을 먹으며 두바이 분수쇼를 즐겼다. 파이브 가이즈는 두바이몰 LG층 두바이 분수 쪽에 위치해 있다. (외부에 곧장 나갈 수 있는 1층이 LG층이다.)



우리 부부는 이 파이브 가이즈에서 분수쇼를 보는 것을 강추한다.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로 통하고 있는 파이브 가이즈는 한국 강남에 매점을 오픈했지만, 아직도 웨이팅을 하며 먹어야 할 만큼 인기가 많다. 특히 땅콩기름에 튀긴 감자튀김과, 자유롭게 구성물을 선택할 수 있는 셰이크가 맛있다. 물론 토핑을 자유롭게 선택 가능한 햄버거도 정말 맛있다.


우린 한국에서 못 즐기는 파이브 가이즈를 두바이에서라도 느껴보자 하고 매장에 들어갔는데, 오! 파이브 가이즈 매장엔 외부 테라스가 있었고 테라스 자리에서 분수쇼를 볼 수 있었다.


폭력적인 비주얼의 파이브 가이즈 메뉴들,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파이브 가이즈 테라스는 시야 방해가 전혀 없이 분수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없어서 자리 경쟁 없이 분수쇼를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찾아본 두바이 분수쇼 식당들은 예약도 어렵고 음식의 양이 적거나 비싸던데, 파이브 가이즈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배부르게 식사할 수 있었다. (감자튀김의 양이 얼마나 많던지 다 먹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 대용으로 먹어야 했다.)


파이브 가이즈에서 바라본 남자. 혼자 분수쇼를 기디라고 있었다., Dubai, 16th Jul, 2024 @on.time_jungsee




이렇게 멋진 볼거리가 많은 두바이 몰에서 우리는 옷도 쇼핑하고, 리브가 좋아하는 인테리어 소품도 구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나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바로 커피이다.



두바이의 커피는 정말 맛이 없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 두바이의 실망스러운 점은 별다른 향이 없고 쓰기만 한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카페인 섭취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카페에서 커피를 시키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인터뷰: 두바이 몰에 다시 가본다면 사고 싶거나 체험해 보고 싶은 게 있어?


세 가지가 있어!

일단 에르메스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가서 중동 부자 남자들처럼 애프터눈 티 세트를 즐겨보고 싶어. 그 곳에 있으면 마치 내가 성공한 사람인 기분일 들 것 같아. 두바이의 현지 분위기도 물씬 느낄 수 있고!


두 번째는 파이브 가이즈에 가는 거야.

파이브 가이즈에서 먹은 햄버거가 너무 맛있어서 강남에서도 가보고 싶은데, 여전히 한국엔 가기 어렵더라고.

그런데 두바이 몰 파이브 가이즈는 풍경도 너무 좋고 맛도 좋아서 한 번 더 가보고 싶어.


마지막으로 아쿠아리움 내부를 들어가 보고 싶어.

물론 무료로도 충분히 볼 수 있지만 그 내부는 어떨지 궁금해.




이전 09화 모래 위의 신혼일기, 사막으로 가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