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리엘 Jun 08. 2024

불안한 밤을 견뎌내며

돌이켜보면 불안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내가 내려야 하는 선택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졌고 어떤 게 옳은가에 대한 확신은 점점 옅어졌다.

20대는 내내 어엿한 직장에 들어가 내 할 일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이 없어 불안했고

30대가 되니 이렇게 쳇바퀴 돌듯 사는 게 맞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어서.. 즉 삶에 대한 확신이 없어 불안하다.

불안한 마음이 들 땐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릴스를 하염없이 들여다보곤 하는데

마침 오늘 릴스를 넘기다가 딱 마주한 영상이 있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누군가의 답.

그 답은 바로 ‘너에게 가장 귀한 자산이 뭔지 알아? 바로 시간이야 시간! 그런데 네가 가진 그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니?’였다.

결국 성실하고 착실한 하루하루가 쌓여야만 좋은 미래에 닿는다는 것.


나는 정말 성실하고 착실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걸까?

그런 시늉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시간관리를 한다고 시간을 구분하고.. 계획하면서.. 열심히 사는 ‘척’만 하는 게 아닐까?


그동안 나는 내가 가진 최대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모든 일에 온 힘을 다해 마음을 쏟고 싶어 하는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말은 반대로 그 말은 온 힘을 다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대충 하느니 쉽게 포기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으슬으슬 몸살 기운이 찾아오는데 아주 아프진 않은 날에 나는

대충 재택근무를 하느니 병가를 내버리고

대충 운동을 하느니 그냥 푹 쉬어버리자고 생각한다.

그렇게 버려진 하루하루를 두고도.. 나는 스스로에게 정말 떳떳하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매일을 살았다고 할 수 있는 걸까?


이 나이쯤 되면 나에 대해서는 잘 알 줄 알았는데 여전히 모르는 것투성이다.

오늘 밤도 괜히 고민만 깊어진다.


작가의 이전글 AI가 내 직업을 대체하는 날이 언젠가는 찾아오겠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