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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승완 May 31. 2020

버버리(Burberry)

영국 대표 브랜드, 버버리

1. 버버리의 정의 및 기원

버버리는 트렌치코트를 비롯해 기성복, 가방, 신발, 액세서리, 시계, 코스메틱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영국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이다. 1856년 토마스 버버리가 야외활동에 적합한 실용적 소재인 '개버딘'을 개발하여, 개버딘 소재로 만든 레인 코트와 레인코트에 새로운 디자인을 추가해서 만든 트렌치코트 등이 군인, 탐험가, 비행사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알려졌다. 에드워드 7세, 윈스턴 처칠 등 영국 명사들이 즐겨 입으며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으며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2. 버버리의 탄생 및 설립자

1) 버버리의 창립자 토마스 버버리

1856년, 21세의 젊은 청년 토마스 버버리가 햄프셔 지방의 윈체스터, 베이싱스토크 지역에 소규모 포목상을 열었다. 토마스 버버리는 1870년대 사냥, 낚시 등 야외활동에 적합한 튼튼하고 질긴 면과 마 소재를 주로 취급했다.

이후 버버리는 1880년대 토마스 버버리는 햄프셔 지방의 농부와 양치기들이 입는 린넨 소재로 된 작업복에 주목했고, 그들이 입는 작업복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방수성 또한 뛰어나 토마스 버버리의 고향인 웨스트 서식스의 습하고 변덕스러운 날씨에 적합한 소재의 옷이었다.

토마스 버버리는 면 중에서도 최상급인 이집트 면에 특별히 개발한 방수 코팅 기술을 더해 방수 기능을 갖추었으면서도 시원하고 통풍이 잘되는 개버딘이라는 직물을 개발했다.

이것이 바로 버버리 개버딘의 시작이다. 1888년, 토마스 버버리는 개버딘을 트레이드마크로 하여, 개버딘을 소재로 한 다양한 의류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3. 버버리의 역사

1) 버버리의 시작과 성장

개버딘을 트레이드마크로 등록한 버버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개버딘 원단을 수출했다. 1880년대 말, 토마스 버버리의 두 아들인 토마스 뉴먼 버버리와 아더 마이클 버버리가 사업에 동참하면서, 회사 이름을 '토마스 버버리 앤 선즈'로 정했다. 개버딘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토마스 버버리는 배싱턴과 랭커셔 지역에 개버딘 공장을 설립했다.

1891년, 토마스 버버리는 런던 해이마켓에 첫 버버리 매장을 내고 1895년, 개버딘 소재로 레인코트를 만들었다. 당시 영국에서는 이미 아큐아스큐텀이라는 레인코트 브랜드가 유행하고 있었지만, 영국의 국왕이자 멋쟁이였던 에드워드 7세가 버버리의 개버딘 레인코트를 즐겨 입는 것이 알려지면서 버버리의 레인코트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7세는 토마스 버버리가 만든 개버딘 코트를 찾으며 늘 “내 버버리를 가져오게”라고 말했는데 덕분에 ‘버버리’는 레인코트를 대표하는 새로운 패션 용어가 되었고 영국 옥스포드 사전에도 ‘가벼운 레인코트’라고 등재되었다.

1901년, 버버리는 말을 탄 영국 중세 기사를 형상화한 로고를 만들어, 버버리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며 브랜드 이미지를 견고히 하는 동시에 영국 브랜드임을 강조했다. 버버리 로고에 기사는 '프로섬'이라고 라틴어로 쓴 깃발을 들고 있는데 이는 ‘전진한다’는 뜻으로, 이후 1998년에 버버리가 컬렉션 라인을 론칭하며 ‘프로섬’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배경이 되었다. 같은 해인 1901년, 버버리는 레인코트를 변형한 트렌치코트를 새로 선보였다. 트렌치코트는 버버리가 연합군으로부터 군인들이 입기에 적합한 레인코트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고 제작한 것으로, 트렌치코트에 단 허리띠, 고리, 견장 등의 장식은 모두 전장에서 필요한 용도에 맞춰 개발한 것이었다.

1904년, 버버리가 만든 승마용 레인코트가 ‘보그’에 소개되었다. 여기서 보그는 버버리 런던의 승마용 레인코트가 승마 시 멋진 스타일을 연출한다고 평가했다.
1909년, 버버리는 뉴질랜드의 ‘그레이 리버 아구스’라는 신문에 여성용 버버리 모자가 뉴질랜드 웰링턴 백화점에 입고되었다고 광고했다. 당시 버버리는 레인코트와 같은 외투뿐 아니라 여성용 모자, 여행용 망토, 트위드(굵은 양모를 사용해 표면이 거친 직물)와 플래드(체크무늬 직물) 등으로 제품의 종류를 늘려나갔다.

2) 아웃도어 활동에 초점을 맞춘 버버리

1910년, 버버리는 파리 말쉐르브 거리에 매장을 열었다. 당시 버버리 레인코트는 천장이 없는 카브리올레를 모는 멋쟁이 운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개버딘 소재가 천장 없는 자동차를 몰 때 부는 거센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방수가 잘되고 바람에 강한 개버딘의 특성 때문에 1900년대 초반의 탐험가, 비행사, 열기구 여행가, 등반가들은 버버리 개버딘으로 만든 외투나 오버롤을 즐겨 착용했다. 버버리 개버딘은 텐트 소재로도 인기가 많았다.

1897년, 북극권 지도 제작을 했던 탐험가로 유명한 F.G.잭슨은 버버리의 개버딘 옷을 즐겨 착용한 대표적인 탐험가였다.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밟기 위해 경쟁한 노르웨이 탐험가 로알 아문센과 영국의 탐험가 로버트 스콧의 이야기에도 버버리가 등장한다. 이 두 탐험가는 각자의 탐험팀을 꾸려, 1911년 겨울에 남극점 정복을 위한 탐험을 떠났는데 먼저 도착한 노르웨이의 탐험가 로알 아문센이 성공을 증명하기 위해 노르웨이 국기와 버버리 개버딘 텐트를 남기고 돌아왔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또한 로알 아문센은 “마음 깊이 감사 드립니다. 버버리 오버롤은 극동 지방으로의 썰매 여행에 유용하게 사용되었으며, 좋은 친구였음이 증명되었습니다”라는 편지를 버버리에 보내기도 했다.

3) 영국 대표 브랜드로의 성장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귀향한 영국군과 연합군은 전쟁 시 방한복으로 이용했던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집으로 가져와 평상복으로 입고 후에 자식들에게 물려주었다. 이에 따라, 군복으로 제작된 트렌치코트가 일반에 유행하게 되었고, 대를 물려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1930년대부터는 탐험가와 비행사 이외에도, 많은 영국인들이 개버딘 소재의 버버리 옷을 일상복으로 입었다.

1955년, 버버리는 영국 여왕으로부터 왕실 인증 마크를 받았다. 영국 왕실은 왕실 내에서 사용하는 모든 생활용품을 지정하여 구입하는데, 왕실 인증 마크는 영국 왕실에서 사용하기 위해 채택된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서로 일종의 품질보증서로 통하며 10년마다 갱신된다. 1983년, 당시 영국의 아이콘이었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노바스코샤주에서 휴가를 보내는 모습이 우연히 파파라치 사진으로 보도되었는데, 이들은 베이지 컬러의 버버리 레인코트를 입고 있어 화제가 되었다.

1988년, 버버리는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키즈라인을 론칭하여 영국의 어린이들까지도 버버리의 옷을 입게 되었다. 1989년, 버버리는 다시 한번 왕실 인증 마크를 받으며 영국의 남녀노소가 모두 즐겨 입는 영국의 대표 브랜드임을 입증했다.

1990년대 초반 버버리는 전 세계 곳곳의 백화점, 소매점, 면세점 등에 입점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였고, 영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버버리의 제품을 사기 위해 버버리 매장 앞에 줄을 서는 풍경도 자주 볼 수 있게되었다.

4) 새로운 CEO 영입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변화

1997년, 버버리는 미국의 삭스 피프스 애비뉴 백화점의 사장이었던 로즈 마리 브라보를 새로운 CEO로 영입했다. 로즈 마리 브라보는 버버리의 강점인 전통을 깨고자 했다. 로즈 마리 브라보는 버버리를 대표하는 체크무늬 의상의 비율을 과감히 줄이고, 매장 또한 체크무늬에서 갈색 컬러로 리뉴얼했다. 아이템도 기본형 트렌치코트에서 벗어나 가죽 소재의 트렌치코트, 니트, 스웨터, 카디건 등으로 다양화했다. 버버리의 광고에는 스텔라 테넌트, 케이트 모스 등 영국 출신의 유명 모델을 기용해 브랜드에 젊은 이미지를 부여했다.

1998년, 버버리는 질 샌더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로베르토 메니체티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고, 버버리의 새로운 컬렉션 라인인 버버리 프로섬을 론칭했다. 새로운 컬렉션 라인을 론칭한 것은 버버리의 전통적인 이미지가 주는 올드 한 느낌을 탈피하여, 모던 럭셔리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버버리의 중요한 결정이었다. ‘버버리스(Burberrys)'라는 브랜드 명 또한 대문자로 바꾸고, S를 뺀 ‘버버리(Burberry)’로 변경했다. 2000년부터 버버리는 전 세계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2000년 9월 런던 본드 거리를 시작으로 뉴욕, 일본, 밀라노, 로마, 러시아 등에 버버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젊어진 버버리의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고자 했다.

5)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버버리

2001년 5월, 구찌와 도나 카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버버리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버버리에 합류하면서 컬렉션 라인인 버버리 프로섬에 대한 패션계의 관심도 커졌다.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버버리의 전통을 잘 살리면서도 잘게 자른 가죽, 금속 장식, 메탈릭한 가죽, PVC등 새로운 소재를 사용했고 여기에 영국 특유의 펑크 문화를 잘 배합하여 한층 실험적이고 도전적이며 젊은 버버리의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2006년 1월, 안젤라 아렌츠가 버버리의 새 CEO가 되었고, 그녀는 취임 직후 버버리의 모든 환경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꿨고 온라인 스토어에 힘을 실었다. 또한 버버리는 2008년, 153년 동안 영국 해이마켓에 있었던 버버리 본사를 웨스트민스터 지역의 호스페리 하우스로 이전했다. 안젤라 아렌츠가 위임한 2008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버버리는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매출 10억 파운드(현재 환율로 약 1525억)를 돌파했다.

2009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버버리의 CCO가 되었다. 이후 2014년 4월부터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애플 부사장으로 이직한 안젤라 아렌츠의 뒤를 이어 버버리의 CEO가 되었다.

4. 버버리가 발명한 새로운 기술

1) 개버딘(Gabardine)

중세 승려들은 순례용 망토를 만들 때, 양털, 무명 등을 촘촘하게 엮은 능직을 사용했다. 프랑스어로 이런 망토를 개버딘(Gauverdine)이라고 했는데, 이를 계기로 이러한 능직 소재를 개버딘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투박한 개버딘 소재로 만든 망토는 영국의 농부, 양치기 등이 입는 스목(옷 위에 덧입는 작업복)으로 변형되었다.

1856년, 토마스 버버리는 더위와 추위를 동시에 막아주는 스목의 기능성에 주목하고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토마스 버버리는 몇 번의 실험을 통해 촘촘한 이집트면을 직조하기 전에 실 자체를 방수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이런 실로 엮은 능직 소재에 다시 한번 방수 가공한 소재를 개발하여 개버딘이라는 상표로 등록했다. 이렇게 완성된 버버리 개버딘은 당시 고무로 코팅해 무거웠던 다른 방수복에 비해 가벼웠고 통기성도 좋았다. 버버리의 개버딘은 개발과 동시에 영국뿐 아니라 다른 유럽 지역으로 수출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이후 개버딘 소재는 전시에는 튼튼한 내구성을 지닌 군인과 장교의 옷으로, 모험가들에게는 방한과 방수 기능을 갖춘 아우터로 애용되었고, 이후 스포츠웨어로도 활용되었다.

2) 체크(Check)

1924년 5월, 버버리는 검정색, 하얀색, 주황색, 밤색 패턴에 버버리의 중세 기사 문양을 넣은 고유의 체크 무늬를 선보였다. 이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전통 문양인 '타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타탄체크는 원래 신분을 나타나는 문양이었는데, 단색은 하인, 2가지 색은 농민, 3가지 색은 관리, 4가지 색은 지방행정관, 5가지 색은 재판관, 6가지 색은 시인, 7가지 색은 왕족으로 구분했다. 버버리는 이런 체크 패턴을 버버리의 대표 상품인 트렌치코트의 안감으로 사용하였고, 트렌치코트가 대중의 인기를 끌면서 체크는 버버리 브랜드의 상징이 되었다. 버버리는 초기의 체크 패턴에 시각적 변화를 준 다양한 체크 패턴을 가방, 셔츠와 등 여러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

※ 버버리의 체크 패턴 종류

① 해이마켓(Haymarket)
해이마켓은 버버리의 첫 매장이 위치한 곳의 이름으로, 해이마켓 체크는 버버리의 가장 기본적이고 대표적인 체크 패턴이다. 1924년, 버버리는 해이마켓 체크무늬를 상표로 등록하고 트렌치코트 안감에 체크무늬 안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② 하우스(House)
버버리의 해이마켓 체크의 바탕에 옅게 깔려 있는 기사 로고가 없는 것을 하우스 체크라고 한다.

③ 노바(Nova)
버버리의 해이마켓 체크를 크게 확대해 놓은 패턴이다. 크림과 브라운 탠(Tan) 컬러 바탕에 블랙과 핑크 혹은 레드 스트라이프가 교차되는 형식이다.

④ 슈퍼노바(Supernova)
버버리의 노바 체크를 더 크게 확대한 무늬이다.

⑤ 익스플로디드(Exploded)
비정형적으로 변형된 체크로 실버, 레드, 그레이 등 다양한 컬러가 사용된다.

⑥ 스모크드(Smoked)
버버리의 로고인 중세 기사 문양 모양이 없는 하우스 체크를 좀 더 어두운 컬러로 만든 것이다.

⑦ 더 비트(The Beat)
하우스 체크의 블랙 & 화이트 컬러 버전이다.

5.버버리의 아이코닉 아이템

1) 트렌치코트

버버리의 개버딘 소재 레인코트는 뛰어난 방수성과 내구성, 보온성으로 전장의 군인 사이에서 애용되었다. 1899년부터 1902년까지 영국과 남아프리카와의 보어 전쟁 때 버버리의 레인코트는 영국 육군과 해병대의 공식 방수복으로 지정되었다. 버버리 코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과 연합군 군사와 장교들이 애용했다. 제1차 세계대전은 전쟁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점차 참호 속에 몸을 숨기고 전쟁을 하는 지구전 양상으로 발전했다. 영국군대는 참호 속에서 추위와 비바람에 떠는 군인들을 위해 버버리에 대량으로 레인코트를 주문했다. 영국군의 레인코트를 보고 연합군 장교들도 버버리 레인코트를 입기 시작했다.

전쟁이 진행되면서 버버리의 레인코트 역시 진화했다. 어깨에 D자형 고리를 부착해 수류탄, 칼, 탄약통, 지도 등의 장비와 견장을 달았고, 장총을 사용할 때 총의 개머리판에 옷이 마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른쪽 가슴에 단을 덧대서 내구성을 강화했다. 활동하기 편안하도록 소매는 래글런으로 바꿨다. 비바람을 막기 위해 스톰 플랩을 달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여밈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컨버터블 프론트, 바람이나 추위를 막을 수 있게 만들어진 손목의 조임 장치인 커프스 플랩 등 새로운 디테일을 추가했다.

이렇게 전쟁에서 꼭 필요한 기능을 넣어 만든 버버리 레인코트가 훗날 '참호(Trench)'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버버리의 상징적인 아이템인 트렌치코트가 되었다. 버버리가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제1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영국 군대에 납품한 트렌치코트는 50만 벌이었다.

현재 버버리에서 생산하는 트렌치코트는 54장의 조각, 36개의 단추, 4개의 버클, 4개의 금속고리 등 재단에서부터 디테일까지 제1차 세계대전 기간에 만들어진 트렌치코트와 거의 같은 구조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스타일은 계속 변화하고 있어, 매 시즌 새로운 소재와 컬러, 디자인을 적용한 신상품이 나오고 있다.

2) 오차드 백(Orchard Bag)

버버리는 전통에 기반을 두고 그것을 재해석하는, 새롭고 창의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여왔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오차드 백으로, 버버리의 전통적인 체크무늬를 탈피한, 신선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버버리의 오차드 백은 2012년 F/W 런웨이에서 처음으로 선보여졌고 이후 매 시즌마다 새로운 컬러와 소재로 나오고 있다. 오차드 백의 원만한 육각형 모양은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빈티지 여행 가방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이다. 동그란 손잡이와 실용적인 어깨 끈, 버버리 로고가 새겨진 골드 메탈 태그가 오차드 백의 디자인 특징이다.

미니, 미디엄, 라지 등 다양한 사이즈가 있으며, 소재 또한 스웨이드, 양가죽, 이탈리아 송아지 가죽 등 다양하다. 오차드 백 중 오리, 부엉이, 여우, 개 등 다양한 동물의 머리 조각을 버클 장식처럼 단 디자인도 있다. 이는 영국 전원 숲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만을 추려놓은 것으로, 이 조각장식은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장인이 장식 하나하나를 일일이 조각해 작업을 마무리했다.

6. 버버리의 사업전략(광고, 홍보)

1) 영국의 아이콘들이 등장한 광고

1997년, 버버리의 새로운 CEO가 된 로즈 마리 브라보는 영국적 자부심과 전통에 호소하던 기존 버버리의 마케팅 기조를 완전히 바꿨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시 했던 키워드는, 당시 모든 패션 브랜드의 화두였던 ‘젊음’이 있었다. 버버리 광고 비주얼은 이런 변화를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1998년, 버버리는 스타일리스트 카린 로이펠드와 사진가 마리오 테스티노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할 광고 비주얼을 의뢰했다. 이들은 트렌치코트를 입은 모델 스텔라 테넌트와 닐 펜턴의 모습을 담백한 흑백사진에 담았다.

이런 사진은 언뜻 1968년, 1973년의 버버리 광고와 흡사했지만, 스텔라 테넌트와 닐 펜턴은 기존 광고의 모델과 달리 밝게 웃으며 초원 위를 뛰는 색다른 포즈를 시도했다. 누구보다 모델 케이트 모스는 '젊은 버버리'를 보여주기 가장 적합한 모델이었다.

케이트 모스가 화려한 원피스 위에 고전적인 버버리 코트를 덧입고 등장한 2005년 버버리 광고는 버버리는 그 어떤 착용자의 개성도 매력적으로 드러낸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버버리의 광고는 점차 자유분방한 영국 젊은이의 감성을 더 짙게 드러내고 있다. 릴리 도날슨, 아기네스 딘, 로지 헌팅턴 휘틀리, 카라 델레바인 등 영국 출신의 젊은 모델뿐만 아니라 스타일리스트 톰 기네스, 영화감독 펜튼 베일리, 뮤지션 루 페인즈, 배우 엠마 왓슨 등 차세대 영국 대중 문화를 이끌어갈 각계 각층의 젊은 아이콘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2) 영화에 등장했던 버버리의 트렌치코트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1942년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주인공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트렌치코트를 입고 등장하여 화제가 되었다. 1950년대 트렌치코트는 배우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로버트 테일러는 비비안 리와 출연한 영화 ‘애수’에서 트렌치코트를 착용했다. 워털루 다리 위에서 트렌치코트를 입고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 덕분에, 이 영화가 상영된 1960년대 한국에서도 트렌치코트가 유행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1979년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Kramer Vs. Kramer)’의 메릴 스트립(Meryl Streep), 1986년 영화 ‘나인 하프 위크 (Nine 1/2 Weeks)’의 킴 베이싱어(Kim Basinger) 등 다양한 영화들에서 배우들이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를 착용했고, 이로 인해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3) 버버리의 아티스트 발굴(어쿠스틱 프로젝트)

버버리는 2010년 6월, 버버리 어쿠스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재능 있는 영국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오랫동안 젊고 참신한 영국 밴드를 발굴해 온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행보 중 하나이다. 2011년에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편집하여 앨범을 냈다. 영국 도셋 출신의 뮤지션인 루 페인즈는 버버리 어쿠스틱을 통해 주목을 받은 뒤 2012년 가을, 겨울 버버리 광고 캠페인의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버버리 어쿠스틱 프로젝트는 음악을 좋아하고 이를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개인적 취향이 느껴지는 프로젝트로, 버버리의 전통을 신선하고 참신한 것으로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7. 버버리 브랜드 및 컬렉션 라인 정보

1) 버버리 그룹

영국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로 영국에 본사가 있으며, 컬렉션 또한 런던 컬렉션을 통해 선보인다.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에서 남녀노소를 위한 트렌치코트와 가방, 신발, 액세서리, 향수, 코스메틱(Cosmetic) 제품 등을 판매한다.

2) 버버리 컬렉션 라인

버버리에는 다음 세 개의 라인이 있다. 첫번째로는 버버리 프로섬인데, 영국 런던 컬렉션을 통해 해마다 두 번의 쇼를 선보이는 컬렉션 라인을 통해 커머셜 라인에서 시도하기 힘든 독특한 소재,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며 버버리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버버리 런던은 비즈니스 룩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스타일이며, 버버리 브릿은 버버리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엔트리 레이블이다. (언급한 순서대로 가격에 차이가 있다. 프로섬 > 런던 > 브릿)

3) 버버리의 해외 진출 및 현황

버버리는 50여 개국에 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 런던 121 리젠트 거리(Regent Street)에 세계 최대 규모의 버버리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다. 버버리는 2002년 7월 한국시장에 법인을 설립했고, 2014년 기준 한국에 80여 개의 매장이 있다.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버버리 남성 매장을 내고 현재 서울과 부산에 총 3개의 버버리 남성 전문 매장이 있다.

개버딘 소재, 트렌치코트 등 다양한 인기 아이템들을 창조한 버버리는, 그 유명세가 무색하게 2010년대부터 브랜드의 이미지가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고,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매장을 빼는 굴욕도 겪었다. 그로인해 2017년에는 한화 약 442억 원에 달하는 의류, 향수, 액세서리 등의 재고들을 전부 폐기, 소각 처리했고,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총 1330억 원에 달하는 양의 재고를 소각하여 대중에게 많은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버버리는 이를 두고,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대규모 할인을 하여 팔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한다면 브랜드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전부 소각하여 폐기처분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버버리의 이미지가 이렇게까지 추락하게 된 원인에는 버버리의 채크 패턴의 모조품들이 지나치게 많이 등장했고, 소비자들이 이를 소비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소재, 패턴, 퀄리티를 보면 압도적으로 버버리가 우위에 있지만,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똑같이 생긴 제품인데 가격까지 저렴하니, 모조품을 소비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버버리는 모조품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모조품이 많은 브랜드 = 정가품 구분이 의미없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때문에 매출이 급감했고, 결국에는 브랜드 가치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됐다고 생각한다.

현재 버버리는 2019 S/S 컬렉션을 데뷔로, 현대적인 우아함과 실험적이며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리카르도 티시가 이끌어가고 있다.

리카르도 티시는 2017년 지방시에서 돌연 사퇴를 하고 2018년에 버버리의 총괄 디렉터로서 복귀를 알렸다. 하이패션과 스트릿 패션의 선구자라는 타이틀에 부합할만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버버리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카르도 티시는 다양성과 진정성, 지속가능한 패션에 초점을 맞추고 버버리의 진보에 힘을 쓰고 있다. <WSJ> 매거진에서는 리카르도에게 '올해의 이노베이터'를 수여하기도 했다.

리카르도는 그의 뮤즈, 리안과 함께 <보그>의 2020년 2월 호를 장식하며, 인터뷰를 통해 버버리에 입성하여 진행했던 일들과 앞으로의 대략적인 계획을 밝혔다.

리카르도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은 한마디로 버버리를 재정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코드를 만들고, 이미 존재하는 아이콘을 존중하고 재정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맡은 일은 버버리를 앞으로 이끌어가는 동시에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고객들이 이러한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버버리는 리카르도를 총괄 디렉터로 영입한 이후 리카르도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로고 재정비부터 남,여 컬렉션 라인 통합, 버버리의 설립자인 토마스 버버리의 이니셜을 딴 스트릿 라인까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버버리의 진보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리카르도는, "제가 스트릿 패션을 런웨이에서 소개한 여러 디자이너들 중 한 명이긴 하지만, 스트릿 웨어는 단순히 유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다. 그렇기에 디자인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죠. 현대적인 브랜드는 한 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면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버버리 또한 우아한 드레스, 트렌치코트, 티셔츠와 스니커즈를 찾는 모든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브랜드로 인식되기를 바랍니다." 라고 밝혔다.

리카르도는 '새롭고 다양한 버버리'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실험을 진행하며 컬렉션을 이어나가고 있다. 앞으로 리카르도의 버버리가 보여줄, 다양하고 새로운 이미지의 버버리는 어떤 비주얼과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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