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J와 함께면
일상의 관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J는 수시로 변하는 세상의 기준과 유행에
조급함이 없던 거야
J가 좋아했던 건
낡고 무른 것들,
커튼 뒤편 이야기들
문명이 스미지 않은 것들을 잘도 찾아냈다.
그리고는 자랑스레 말했어
오늘은 이런 걸 발견했다고
나는 개중에서도
아스팔트 틈에 핀 민들레를 사랑해
J에겐 내 것이고 싶은 낭만이 있다.
홀씨의 안간힘에 마음 쓰던 사람이었으니까
나는 아직도
J의 단단한 천진난만함을 사랑해
순진한 아이의 것과는 다른,
어른의 순수한 영혼도 사랑해 마지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