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은 인간으로서도, 작가로서도 온전히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라이프스타일'이라 해서 거창한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을 필요는 없지만 스스로가 좋아하는 삶의 양식을 찾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내가 존중하는 삶의 양식이 있다면 살면서 어려움을 마주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할 힘이 생기고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살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특히 작가를 직업으로 가지고 있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작가는 항상 순간에 깨어 있어야 하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적어야 한다. 그렇게 모인 생각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기 위해서는 감수성, 예민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예민함'을 채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존중하는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마음속에 문득 떠오르는, 마음이 가는 일을 행해야 한다.
나는 '휘게 라이프'를 좋아한다. '휘게'라는 단어는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 유래했는데 알파벳으로는 'hygge'라고 쓴다. 행복지수가 매우 높은 북유럽 국가 국민들이 좋아하는 삶의 방식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여러 도서들과 방송을 통해 소개되며 널리 알려진 생활양식이다. (각주 참고)
휘게 라이프는 낯선 문화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굉장히 심플하고 마음에 와 닿는 삶의 방식이다. 저녁에 해가 지면 밖에서 모임을 즐기기보다 집안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따뜻한 벽난로와 읽을 책 한 권, 차 한 잔이 휘게 라이프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이다. 꼭 그런 모습이 아니더라도 휘게 라이프의 핵심은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이 단순하게 사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할 때 자신의 삶의 방식이 어떤 키워드로 정의되기를 원한다. 또는 마음속에 이상적인 이미지를 품고 그것과 같아지려 노력하거나 특징 한 줄로 정리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 또한 예전에 그랬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전에는 외국의 넓은 고층 아파트에서 나이트 뷰를 한눈에 보며 와인 한 잔을 마시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말 그대로 로망이었고 커서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그러한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금세 깨달았다. 어렸을 적 하고 싶은 것들은 많았지만 그를 해낼 수 있는 여력이나 형편이 안 되었기에 마음속에 로망만 늘어났던 시절이었다. 그때마다 '커서 ~하게 살아야지'하며 미래의 막연한 이상적 이미지에 의존한 채 현재의 힘듦을 버텨냈다.
그런데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을수록 현재의 고생을 디딤돌처럼 여기고 당연히 생각하기에는 삶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에는 지금 내가 노력하는 것들이 온전히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고 'YOLO'나 '탕진잼' 같은 용어를 들으면 수중의 돈을 모두 써버리는 것과 다름없지 않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점차 그러한 용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선조들의 말씀이 틀린 것 없는 것이 '현재에 충실하라'는 것은 인생 최고의 가치였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도 나오지만 현재에 충실히 살라는 것은 지금 노력을 열심히 하라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속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일들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라는 뜻이다. 현재의 힘듦을 당연시하고 뼈 빠지게 노력할 때 미래도 밝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재 나의 마음이 향하는 삶의 방식을 향유하는 데 집중하고 그러한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데 에너지를 쏟을 때 비로소 나의 미래도 밝고 만족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에는 '휘게 라이프'처럼 특별히 정해진 것이 있지 않다. '그게 너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의문을 품을 만큼 단순하고 별것 없어 보일 수도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내가 나의 생활양식에 만족하는 것은 그를 통해 나의 감수성을 채울 수 있고 긍정적인 예민함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감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글도 잘 써지는 부가 효과도 있다. 다음 장에서 별것 없지만 나에겐 충만한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