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하고 싶은 게 없어도 돼

하고 싶은 것 없이도 잘 살아가는 거야

by 영화가 있는 밤

어렸을 때부터 '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누구나 꿈이 있었다. 당차게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었고 다른 장래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털어놓는 친구들도 많았다. 장래희망이 꿈과 같거나 비슷한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나의 꿈이 무엇일지 생각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커서 보니 꿈은 장래희망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꿈은 장래희망을 포함한 더 넓은 범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가장 단순히 말하면 '하고 싶은 것.' 무언가 하고 싶다면 그것은 다 꿈이라 부를 수 있었다. 그때부터 꿈이 많이 생겼다. 어렸을 적 배우다 비브라토를 배우지 못하고 놓은 바이올린도 잘 연주해 보고 싶고 협응력이 좋지 않아 왼손, 오른손으로 다른 멜로디를 치는 것이 힘들지만 피아노도 쳐 보고 싶었다. 옷을 리폼하며 나만의 앞치마나 티셔츠도 만들고 싶었고 친구들과 함께 영화 한 편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다 내 능력 밖의 일이지만 일정 부분 시도해 보았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이렇게 살다 보니 어느 순간 지칠 때도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생각하는 것도 일이더라. 오늘은 무엇을 해야지, 하다가도 밥 먹다가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다가 밤이 되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이 제일 좋았고 '심심하다'는 기분이 들면 바쁘게 무언가를 할 때보다 오히려 더 기분이 좋았다.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는 것보다 별 계획 없이 편안하게 있는 것이 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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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것이 꼭 없어도 되는구나. 매우 괜찮은 일이었구나. 거창한 꿈도, 하고 싶은 일도 없어도 되는 것이었다. 그저 그날 아침에 커피를 내리고 싶으면 드립 커피를 한 잔 마시면 되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음악을 듣고 싶으면 들으면 된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또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살아가는 것은 소소하지만 가장 기쁜 일이다. 거창하게 기억하고 적어놓은 '하고 싶은 것' 없이도 잘 살아가는 것이다.


그때부터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존중하기로 했다. 내가 사는 방식은 대단한 것 없지만 그 자체로 나의 '라이프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나의 가장 중요한 라이프스타일은 '글쓰기'이다. 브런치 작가로서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내게는 소중한 라이프스타일의 한 부분이다.


우리의 라이프스타일도 별 거 있나. 편집샵에서 보이는 것처럼 아기자기하고 '갬성'적으로 집을 꾸며 놓지 않아도, 리얼리티 예능에서 나오듯이 여행을 가거나 새로운 액티비티를 시도해 보지 않아도 그저 살아가는 방식이 라이프스타일이다. 그것이 나의 '감성'이고 '예민함'이고 내가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그 자체만을 깨닫는 것으로도 인생은 많이 달라진다.


(픽사베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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