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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의 커피책 Sep 09. 2020

좋은 커피, 어떻게 골라?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들

좋은 커피의 기준이 뭔데?



좋은 커피를 고르는 것이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좋은 커피란 대체 어떤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커피란 자기 입맛에 맛있게 느껴지는 커피이다. 남이 맛있다고 하는 커피를 따라 마실 필요도, 비싼 커피를 일부러 주문해서 먹을 필요도 없다. 본인의 아침을 깨우기에는 이 커피가 가장 적절한 것 같다면, 그 커피가 당신에게는 좋은 커피이다.



입맛은 변하고, 익숙한 맛에는 질리게 된다. 새로웠던 맛이 익숙해지고, 지금은 상쾌한 이 맛이 어느 비 오는 날 아침에는 너무 시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른 종류의 커피에 눈을 돌려보게 된다. 화사한 산미의 커피가 입맛을 돋우고, 머리를 맑게 하는데 가장 좋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어느 날은 묵직한 바디감과 초콜릿 같은 맛을 가진 커피의 중후하고, 웅장한 매력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 입맛에 맞는 커피만 골라 마신다는 것은, 하나의 커피만 고집한다는 말과 다르다.





그렇다면, 자기 입맛에 맞는 커피를 고르기가 뭐가 어려워, 필자는 이 글을 쓰고 있는 걸까? 필자가 느끼는 첫 번째 이유는 소통에 있다. 본인이 커피나무를 직접 키워서, 가공하고, 로스팅까지 해서 커피를 먹을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결국 카페에서 커피를 구매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채 들어가서, 한잔에 1만원가까이하는 커피를 몇 잔이나 마신 뒤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바리스타나 로스터와 소통해서 커피를 구매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과 대화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안 그랬다가는 100그램에 1만원이 넘어가는 비싼 원두를 구름 잡듯 애매한 느낌으로 구매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구매한 커피가 입맛에 잘 맞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주 속상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산미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브라질 커피와 인도네시아 커피를 놓고 고민하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없게 하기 위해서, 또 다크 초콜릿 같은 단단한 단맛과 씁쓸한 맛을 원하는 사람이 에티오피아와 케냐 커피 중에 갈등하는 경우를 피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몇 가지 분류로 나누어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간단하게 구분해 보자. 아주 세세한 분류까지는 필요 없다. 우리에게는 그걸로도 충분하다.









첫 번째, 나라별 특징




커피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유명한 나라들은 자주 들어 익숙할 것이다. 에티오피아,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의 것들이다. 농작물인 커피의 특성상 기후, 토양의 상태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그 맛은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나라별 특징을 넘어, 농장별, 가공방식별 특징으로 점점 더 세세하게 분류해 나가고 있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나라별 특징을 알고 있는 것은 굉장히 도움이 된다.





에티오피아

이제 커피를 입문하는 사람에게도 가장 익숙한 나라일 것이다. 고급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며, 커피의 발상지답게 수천 가지에 이르는 좋은 품종들로 만든 훌륭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화사한 커피'의 대명사인 원두가 많이 재배되며, 향긋한 꽃 향, 달콤한 시트러스 향, 톡 쏘는 야생 베리향, 심지어 홍차의 부드러운 향까지 다양한 향미를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베이스는 화사한 커피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다양하고 디테일한 산미의 표현이 가능한 커피들이 있다.  


케냐

과즙이 풍부한 검붉은 색의 케냐 커피는 산뜻한 산미로 유명하며, 주로 중부와 서부에 위치한 커피 농장에서 재배된다. 향이 강하고, 신맛이 좋으며, 전체적인 밸런스가 잡힌 뛰어난 커피로 평가받고 있다. 화사한 커피라는 이미지가 역시 떠오르지만, 에티오피아의 커피와 비교했을 ,  단단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잦았다 쫀쫀한 맛이 일품인 커피이다. 약하게 볶은 케냐 커피를 아이스커피로 내려마셨을 때의, 혀를 단단히 메우는 신맛은 정말 중독적이다.


콜롬비아

지리적 특성이 커피 재배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이다. 고도와 지형에 따라 산뜻한 산미를 지닌 품종은 물론 견과류 향이나 초콜릿 향, 열대의 강렬함을 지닌 품종까지 다양한 커피를 만날 수 있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산미가 강해지며, 북쪽으로 갈수록 산미는 적어지며 바디감은 강해지는 편이다. 마일드한 커피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데, 특징이 없어서 그렇다기보다는, 모든 맛이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솔직히 이제는 이렇게 평가할 시기가 지나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러 가지 가공방법을 통해 독특하고 새로운 맛의 커피가 잔뜩 있다.


브라질

품질의 편차가 큰 편이긴 하지만, 브라질은 여전히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생산량이 많은 만큼 브라질 커피의 특색을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내추럴 방식으로 바디감이 강하고 단맛이 좋은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크림이 있는 베이커리 종류와 먹었을 때, 가장 좋은 커피인 거 같다..


인도네시아

역사적으로 예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커피를 상업적으로 재배한 국가이다. 길링 바사(Gilling Basah)라고 부르는 특징정인 가공방식으로 정제하기도 하는데, 깊은 흙 향과 낮은 산미가 특징이다. 깊은 흙향이란 것이 생각보다 호감 있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향미의 큰 특징만 잡고 가면 된다.


에티오피아는 플로럴한 향미와 산뜻한 신맛이 좋다.
케냐는 단단한 바디감의 신맛이 특징이다.
브라질은 비교적 캬라멜 같은 고소한 맛과 낮은 산미가 특징이다.
콜롬비아는 밸런스가 좋은 커피들이 많다.
인도네시아는 흙향과 구수한 맛이 생기게 하는 가공방식을 통해 특이한 맛이 난다.


 

커피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나라별로 정리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제는 이런 구분과 차이들이 무의미하게 되어지고 있다. 커피의 관리와 가공을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쓰는 스페셜티 커피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나라라는 큰 구분을 떠나, 농장별로, 그리고 품종별로, 그리고 각자가 개발한 가공법의 차이에 따라서도 그 맛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큰 뿌리는 알아놓되, 커피의 구매에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니 참고만 하길 바란다.

  





두 번째, 가공방식 별 특징




커피는 커피나무의 열매가 아니라 씨앗이라는 것은 이제 알고 있을 것 같다. 열매를 수확해 껍질을 벗기고 과육을 제거하면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나온다. 커피를 가공한다는 것은 원래 이 점액질을 어떠한 방법으로 제거하느냐를 의미하는 것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공과정에서 강조하고 싶은 향미를 부각하거나, 새로운 향미를 추가하는 등의 실험적인 시도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엄청나게 많은 가공방법이 있고, 잘 나가는 맛집의 레시피와도 같은 것이기에 농장 외부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도 있다. 이것만 기억하면 되겠다. 커피의 가공은 점액질을 제거하기 위한 과정이며, 그 와중에 특별한 향미가 부각되거나, 새로운 향미가 생길 수도 있다.


물에 잠긴 커피체리의 모습이다


내추럴, 워시드, 허니 프로세스, 웻 훌드 그리고 무산소 발효로 구분해보자.



내추럴(Natural), 혹은 건식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건조방법이다. 가장 오래된 방법이기도 하면서,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다. 커피 열매를 수확한 상태 그대로 자연에 내놓는 것이다. 건기와 우기의 시기가 명확히 구분돼 있으면서, 평소의 습도는 낮은 나라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건조하기 위해 내놓는다고 해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아니다. 건조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덜 익은 빈을 골라내는 작업을 반복하는, 의외로 노동 집약적인 방법으로, 구조만 단순하고, 실제로는 쉽지 않은 작업. 복합적인 과일향과 산미가 독특하다. 바디감이 좋아 쫀득한 단맛이 느껴진다. 워시드에 비해 좀 더 화려한 산미의 디테일이 느껴진다.



워시드(Washed)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을 사용한 방법이다. 워시드의 핵심은 '발효'인데, 커피를 물에 담근 채 발효하는 과정을 거치면, 물속에서 박테리아들이 점액질의 당성분을 먹으면서 딱딱하게 만들어 점액질을 까기 쉽게 만들어준다. 딱딱해진 점액질을 나무막대로 비벼가면서 제거하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며 점액질을 완벽히 제거해준다. 적절한 워시드 가공방법을 통한 커피는, 재배된 곳의 떼루아와 품종이 가진 특징이 여과 없이 드러내기 때문에, 재배하는 곳의 환경과 품종에 자신이 없다면, 웬만해선 워시드 가공법으로 커피를 만들기에는 부담이 있다. 점점 토양의 에너지는 줄어가고, 품종은 세분화될 것이다. 좋은 워시드 커피를 만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회가 닿을 때 마셔보는 것이 좋다.



허니 프로세스

떼루아와 품종의 스펙이 비교적 약해 워시드 가공법을 사용하기에는 힘들었던 코스타리카의 한 농장에서 개발한 방법이다. 점액질을 어느 정도 남겨두고 워시드 가공을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옐로 허니, 레드 허니, 블랙 허니 같은 구분을 얘기하기도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정확한 점액질의 양으로 구분 짓지 않고, 건조 기간, 건조하는 동안 헤집어주는 횟수 등의 여러 가지 요소로 구분한다고 한다. 점액질을 정도를 조절해, 건조를 시킨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옐로 허니는 견과류의 맛, 레드 허니는 좀 더 과일 같은 향, 블랙 허니는 와이니한 맛이 난다고 알려져 있다.



웻 훌드(길링 바사, 혹은 세미 워시드라고도 불린다.)

인도네시아처럼 평균습도가 높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가공방법이다. 보통은 점액질만 제거한 상태로 보관하다가 수출 전에 '파치먼트'라는 층을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하지만 습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그렇게 보관하다가는 커피콩이 썩어버리는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새로이 고안된 방법이다. 세미 워시드라고도 불리는 이 가공방식은, 과육 제거 후 발효과정을 통해 점액질을 제거하고, 1차 건조를 하는데 이때 수분을 40% 내외까지 남겨둔다. 일반적인 가공방식에서는 수분율을 11%까지 낮추는 걸 생각했을 때 비교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상태에서 생두를 거래하고, 다시 건조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2차 건조과정에서 흙 맛, 풀 맛, 버섯 같은 독특한 맛이 생성된다. 누군가에게는 텁텁하다고 표현되는 이 맛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편이라, 아직 마셔본적이 없다면 구매 전 한번 더 생각해보길 추천한다.

쉽게 보자면, 1차 워시드 작업 후, 촉촉한 상태까지만 건조하고, 거래 후 다시 건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세미 워시드라고도 불린다. 처음 먹어보곤 구수한 커피맛에 조금 당황할 수도 있다.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다면, 일단 마셔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무산소 발효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가공방식이다. 와인을 가공하는 방법에서 넘어온 것으로, 기존에 커피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해 준다. 기존의 워시드 가공방식은 주변 환경에 맛이 좌우되는 경우가 있고, 또 높아진 물 온도는 과발효를 유도해, 불쾌감을 주는 신맛이 생성될 수도 있는 위험을 가진다. 반면, 무산소 발효 가공법은 산소를 제거하여 발효과정을 늦추고, 물의 온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함으로써 점액질을 제거하기 때문에 비교적 위험성이 적고, 이전에 커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독특한 맛을 더해주기도 한다. 찐득한 단맛과 신맛, 시나몬과 같은 중독적인 맛이 특징이다.

무산소 발효를 통한 커피는 독특한 발효취를 느끼게 해 준다. 필자는 처음 접해보고는 고추장과 된장에서 느낄 수 있는 냄새가 난다고 느껴, '억' 하는 리액션을 취했는데, 이 맛이 굉장히 중독적이라 그 후로 자주 찾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무산소 발효한 커피의 에스프레소를 라떼 베버리지로 먹어보길 추천한다. 정말 고소하고, 정말 달다.



완벽한 정리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단순히 보면 이렇다.




내추럴은 쫀쫀한 바디감과 단맛이 좋고, 과일향의 산미가 뛰어나다.
워시드는 적당한 바디감과 산뜻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신맛이 좋다.
허니 프로세싱은 건조 전 남겨진 점액질의 정도에 따라 종류가 구분되며, 옐로 허니는 밸런스가 좋지만, 평균에 가까운 맛, 블랙 허니로 갈수록 와이니하고 단단한 신맛이 난다.(블랙 허니로 갈수록 내추럴에 가까워진다고 봐도 좋다)
웻 훌드는 흙향과 구수한 맛이 매력이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커피이므로 마셔보고 결정하자.(길링바사 라는 영어로 봉투에 적혀있는 경우가 많다. Giling Basah)
무산소 발효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발효취가 특징이며, 이전의 커피에서 느낄 수 없던, 독특한 신맛과 진한 단맛이 난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어느 정도는 가공방식으로 구매하게 될 커피의 맛을 예상할 수 있게 되었다. 나라와 가공방식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면, 커피를 구매하는 데에는 더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는 셈이다. 로스팅은 바리스타와 로스터들이 커핑을 통해 미리 적절한 정도를 결정해 놓은 뒤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아는 것이 힘이라고, 좀 더 깊은 대화와 지적인 즐거움을 위해 알아보도록 하자.

 

 





로스팅의 정도



비교적 간단하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기 전 커피를 볶는다. 그 과정을 로스팅이라고 하는데, 고기를 구울 때도 레어, 미디엄, 그리고 웰던을 구분 짓듯 로스팅에도 그 정도를 구분한다. 얼마나 로스팅을 하느냐에 따라 커피의 맛도 달라진다. 직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듯, 로스팅의 정도가 강해지면 씁쓸한 맛이, 그 반대에서는 신맛과 단맛이 부각된다. 로스팅을 왜 하는가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다. 고기를 굽는 것과 같다. 굽고 볶으면 더 맛있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에티오피아에선 커피 열매의 과육을 가지고도 차를 내려먹기도 하지만, 세계적으로 대중적이지는 않다.


큰 분류로 나누자면, 약배전, 중배전 그리고 강배전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 레어, 미디엄, 웰던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강배전으로 갈수록 볶은 정도가 강하다는 뜻이며, 졸인 설탕 같은 맛과 씁쓸한 맛이 부각된다. 그러므로 산미 있는 커피를 원한다면, 약에서 중배전 사이로 로스팅된 커피를 구매하는 것이 취향에 맞을 확률이 높다. 더 세세하게 구분할 수도 있다. 라이트 - 시나몬 - 미디엄 - 하이 - 시티 - 풀 시티 - 프렌치 - 이탈리안 로스팅. 이탈리안 로스팅으로 갈수록 강배전이다.  


로스팅 후 온도를 낮추고 있는 커피의 모습이다. 볶은 뒤에야 우리가 아는 갈색의 원두가 된다.




어느 정도 필요한 지식이 준비된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커피를 구매할 때에도 충분히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산미 있는 커피를 찾고 있다면, 케냐 워시드 커피와 브라질 워시드 커피 중에 어느 것을 고를 것인가? 단맛을 좋아하지만, 저번에 먹었던 워시드 커피보다는 좀 더 쫀쫀한 단맛을 원한다면, 에티오피아 내추럴과 에티오피아 워시드 중에 무엇을 고를 것인가? 어디선가 읽었던 흙 맛이 나는 커피를 접해보고 싶다면, 콜롬비아 무산소 커피를 사겠는가? 아니면 인도네시아 길링바사 커피를 살 것인가? 이젠 조금 더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모르는 이름들이 섞여 있을 것이다



아래 커피들의 이름들을 보자.


파나마 코토와 게이샤 내추럴

에티오피아 벤사 모레아 워시드

에콰도르 티피카 메호라도 허니

코스타리카 코르디예라 데 푸에고 무산소 발효


처음에 오는 것은 익숙한 것을 보니 나라명이다. 중간에 오는 것들을 보면 전혀 모르겠는 것들이 있다. 새롭고 짜릿하고 당황스럽지만, 괜찮다. 농장명, 품종, 디렉팅 한 사람의 이름 등이 들어가는 경우인데, 이것들은 바리스타들이 공부해서 분류해 올 것이니 긴장할 필요 없다. 마지막에 오는 것들이 우리가 방금 배운 가공방식이다. 우리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배운 것은 첫 번째가 소통을 위해서였다는 것을 기억하자. 모르겠다면 물어보고, 알더라도 혹시 모르니 물어보자. 모르는 채로 듣는 것과 조금의 지식이라도 알고 듣는 것은 이해의 차원이 다르다. 더해서, 바리스타들에게 모르는 것들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주저할 필요 없다. 열정이 넘치는 바리스타일수록 자기의 커피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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