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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랑꼴리한 말미잘 Jan 09. 2022

ㅇ과장의 딸들

프롤로그

 ‘과장의 딸들’. 언젠가 소설을 쓰게 되면 이런 제목으로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간직해왔다.

  물론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을 패러디한 것이니 저작권 때문에 사용이 불가능했을수도 있겠다. 소설 ‘김약국의 딸들’은 몇 대에 걸친 일그러진 가족사로 막대한 돈과 사랑, 욕망 등이 얽힌 엄청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과장의 딸들’은 그리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가난한 산골마을에서 서울로 유학와서 치열한 생존기를 거쳐 서울특별시의 과장으로 퇴직한 우리 아버지와 세 명의 딸, 두 명의 아들. 우리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구에게나 자기 가족의 이야기는 눈물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과 속사정을 갖고 있겠지만, ‘김약국의 딸들’처럼 어마무시한 스토리는 아닐진데, 우리집도 그렇다. 지극히 평범하다. 그저 그런 여느 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으나 나에게 주어진 나의 가족들, 그들 하나하나의 목소리와 몸짓들이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과장의 딸들’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그 간절한 마음이 기억에 남아있을 뿐이다.    


  1990년대 초반. 아버지는 30여년간 근무하셨던 서울시 공무원을 퇴직하셨다. 마지막 퇴직지는 집과 가까운 한 구청이었다. 행정고시 출신이 아닌 아버지가 최고로 오를 수 있는 직급, 구청의 과장직으로 퇴직하셨다. 언제부터 과장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버지는 오랫동안 과장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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