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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ONEY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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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블리스 Oct 13. 2020

교통 끝판왕 광명편

우리가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4


광명 철산동 


내가 결혼 전까지 29년을 살았던 나의 고향 광명.

20년 전에는 강남에서 택시 타면 광명을 잘 모르는 기사분들이 많았다. 그런 광명에 사는 게 창피하다고 서울로 이사 가자고 엄마한테 조르기도 했다. 살면서 교통은 참 좋아서 서울 어디로 가든 교통편도 충분했고 가까웠으며, 물가도 저렴했고 살기는 참 좋았다.  


사실 광명은 서울 개봉동과 다리 하나 차이로 "여기서부터는 경기도입니다."라고 쓰여있을 만큼 서울과 맞닿아있다. 전화번호도 그런 의미에서 02는 아니지만 지역번호도 02를 쓴다. 그런 광명이 이제는 너무 유명해졌다. 정말 놀랠노자다. 광명은 현재 도시가 새것으로 탈바꿈 중이다. 그래서 지금은 광명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철산동은 일직동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광명에서 제일 번화가고 제일 비쌌다. 하지만 현재는 왕의 자리를 일직동이 가져갔다. 광명동은 빌라가 대부분일만큼 빌라 밀집지역이고, 현재는 뉴타운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소하동, 하안동도 낡기는 마찬가지가 지고, 일직동은 새로운 택지 신도시다.


2016년에 철산동을 봤는데 철산동도 이미 한번 상승을 탄 후였다. 그러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주변 대비 아주 싼 아파트를 찾았다. 철산역 지하철하고 거리가 걸어서 10분 정도로 나쁘지 않았고, 편의시설은 철산역 주변으로 충분했다. 또한, 바로 앞에 재건축 아파트가 이주를 앞두고 있었다.


내가 잘 아는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첨 보는 아파트였다. 궁금해서 주말에 신랑에게 갑자기 올라가자고 했다. 난 혹시 몰라 신랑 몰래 도장과 OTP를 챙겨갔다. 그곳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갔는데 아파트가 정말 언덕이라 너무 불편해 보였고, 아파트도 오래됐다.


그런데 부동산에 갔더니 여기는 신혼부부들 성지라고 한다. 주변이 다 비싸고 교통은 좋고 살기가 좋으니 돈 없는 신혼부부는 대부분 이 아파트를 거쳐 간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 아파트를 둘러보니 유모차 끌고 다니는 젊은 사람을 정말 많이 만났다.


사장님께 매물을 보여달라고 했다. 바로 전세를 놓을 수 있는 집을 사면 갭이 4천 정도 차이 났다. 거기서 승부를 봐야 했다. 돈이 많이 묶일 수 없었다. 집 상태가 보통 컨디션이었지만 신혼부부를 받기에는 흡족한 수준은 아니었다. 부동실 사장님께 "집 전체 수리 200 들여 고쳐준다고 하시고 전세 2천 올려서 받아 주세요~" 라고 부탁드렸다. 


우리가 고친 후 내놓은 것이 아니라 그 집을 먼저 보고 고쳐 준다고 하면 들어오는 사람 입장에선 공짜로 크게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 또한, 집을 수리하면 당연히 팔 때도 수월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사장님이 아는 인테리어 업체에 200을 들여 새집을 만들어 놓으셨다.


그렇게 우리는 그 아파트에서 제일 비싼 전세를 놓았고 신혼부부가 들어왔다. 하지만 너무 작은 소형평수보다 조금 더 큰 것들만 더 오르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기도 했고 광명이 조정지역으로 묶이게 되면서 2년 뒤 중과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매도했다.


전투적으로 1년 동안 집을 5채로 늘리며 사고팔았다.

신랑은 와이프가 집을 마트에서 물건 사듯이 산다고 회사 사람들에게 얘기하면 패가 갈려서 부동산이 2018년에 폭락할 거라고 누구 말이 맞는지 보자고 했단다.^^;


교통의 중심 일직동 KTX 광명역


나는 결혼 전까지 29년 동안 광명에서 살았었다.  광명이 지난 장애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하락기를 맞았다.

우리 엄마도 광명에 빌라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때 뉴타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장밋빛 미래에 들떴었다. 하지만 하락기를 맞으며 뉴타운은 멈췄고 오른 빌라들 가격은 다 원래 가격대로 돌아왔었다.


그리고 지금 핫한 광명역은 예전에는 허허벌판에 KTX만 있을 뿐이었다. 광명역에 분양을 했을 때만 해도 거기를 누가 가냐며 광명 분들이 많이 분양받아 초피에 싸게 많이 던졌다. 지금은 광명역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니 다들 땅을 치고 후회했을 것이다.


현재 광명역에는 이미 코스트코,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이케아 등 굵지 굵직한 것이 들어와 있는 상태며 일자리는 판교급으로 들어오고 중앙대병원도 착공 중이다.  KTX, 유라시아 대륙철도 출발역, 월판선, 수원 광명 고속도로, 강남순환 고속도로, 안양 성남 고속도로 등 모든 교통호재는 광명에 쏟아부은 것처럼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나는 그때 광명역 마지막 분양을 한다기에 가족과 모델하우스에 갔다.  그런 광명역 KTX에 남은 마지막 로또 분양.. 복합단지의 주상복합이었다. 백화점과 어반 브릭스, 호텔 등을 가진 아파트였고 백화점과 쇼핑몰이 지하로 연결되는 유일한 단지다. 


분양 당시는 태영데시앙이었지만 현재는 광명역 유플래닛 데시앙으로 바뀌었다. 마지막 주복 분양 후 20년간 시간을 끌던 신안산선이 통과되었고, 단지 내 출입구가 전국 유일무이 2개가 생긴다. 이 또한, 지하로 연결되기 때문에 비가 와도 비를 맞지 않고 탈 수 있게 된다.


광명역에는 총 5개의 주상복합이 있다. 분양 당시 이미 다른 주복들이 1억 이상 시세가 오른 상태라 그 가격이 반영되어 분양가가 1500대로 당시에는 너무 비싸게 느껴졌다.  사정이 있어 예전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다시 든 바람에 청약통장이 1년이 채 되지 않아서 그동안 분양도 못 넣었는데 여기는 마지막이라 꼭 넣고 싶었다. 신랑은 잘 모르니 나보고 청약 넣을 거냐고 물었다.


마지막 자리라 이제 더 이상 물량도 없고, 로또 자린데 안 넣을 리가 있나??ㅎ 하지만 모델하우스 갔다 와서 나중에 팸플릿을 다 버렸다. 그때 당시 청약률이 거의 전국구 역대급이었고 가점 18점인 내가 될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나름 청약 당일 경쟁률을 줄여보겠다고 최고 인기 타입은 피해서 신랑과 내 것 2개를 넣었다.


드디어 청약 당첨 날!! 2016년 5월 17일~


국민은행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신랑은 떨어지고 내 이름으로 로열동 고층에 당첨이 된 것이다. 점수로는 될 리가 없고 뺑뺑이 추첨으로 된 것이다. 첫 청약에 로또 아파트 당첨은 천운이었다. 믿기지가 않아 한참 동안 모니터를 본 기억이 난다. 그 뒤로도 나의 부동산 공부와 투자는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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