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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질 Jan 18. 2023

결혼 준비 뺨치는 퇴사식 준비

세상에 없던  만드니 기획은  


세상에는 많은 행사가 있다. 결혼식 입학식 졸업식 돌찬치 칠순잔치 ... 퇴사식은 본적이 없다. 퇴사는 축하할일이 아닌가?



그동안 없던 것을 만드는 것은 어려우면서도 굉장히 쉽다. 내 맘대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준비과정은 결혼식을 참고했다. 아무래도 모두에게 가장 익숙하기도 하고, 내가 그나마 많이 가본 파티였다. 누군가의 주체적인 선택을 축하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퇴사식 준비 체크리스트


결혼식 준비는 크게 예식장 예약/ 스드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청첩장 제작 등이 있다. 필요한건 가져다 쓰고, 필요없는건 없앴다.


예식장 예약은 줌미팅으로 대체하고, 스드메 중에는 스튜디오 촬영 (야외촬영)만 했다. 청첩장은 꼭 만들고 싶었다.



할일 리스트를 작성해봤다. 혼자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고, 대부분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야하는 일이었다. 원하는 날까지 준비될 수 있게 일정을 관리했다. 청첩장을 제작하려면 사진을 미리 찍어야했기 때문에 사진 촬영 일정을 앞으로 당겼다. 축가, 케익 제작처럼 연습과 시간이 필요한 일은 미리미리 부탁을 해뒀다.



퇴사 사진 촬영


회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무실에서도 사진을 찍으면 좋지만,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해서 건물 앞에서 주로 찍었다. 나랑 같이 회사를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어 저기 !!!" 할만한 추억의 장소들을 위주로 선정했다. 신논현역 <-> 강남역으로 매일 걸어서 출퇴근을 했기 때문에 그 거리에서도 사진을 찍었다.

포토그래퍼로는 이전에 사진동아리를 같이 했던 친구를 섭외했다. 사람이 없는 일요일 오전에 촬영했다. 12월의 가장 추운날 고생한 친구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 사진 셀렉이랑 보정은 내가 했다. 비장한 사진과 웃음이 나오는 사진을 적절하게 섞었다.



청첩장 제작


청첩장을 꼭 만들고 싶었다! 이걸 위해 사진 촬영을 했다. 업체에 맡기면 5만원 - 10만원 사이로 제작이 가능했다. 모바일 청첩장이랑 실물 청첩장을 각각 제작하고 싶었으나, 결국 시간에 쫓겨서 실물 청첩장은 못 만들었다. 기성 모바일 청첩장을 참고했지만 나에게는 필요 없는 항목들이 많았다. 직접 제작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 같아서 노션으로 만들었다. 할만 했다!



일시와 장소, 식순, 참여 방법, 마음을 전해요로 항목을 단순화했다. 결혼식에서는 축의금을 받지만, 나는 응원의 말을 받는 것으로 대신했다. 응원의 말은 롤링페이퍼(https://rollingpaper.site/)라는 서비스를 통해 받았다. 


미리 찍어둔 사진도 넣었다. 에그타르트의 행복을 알려준 폴바셋, 언제가도 든든한 순남시래기.. 그리울거야 ! (이미 그리워!)



축가, 케익 섭외


축가는 회사 친구가 불러줬다. 나보다 먼저 입사해서 먼저 퇴사한 친구다. 친구의 축가 포트폴리오는 아래에서 확인 가능하다. 흔쾌히 수락해주고 열심히 노래 연습해줘서 고맙다. 고맙다 칭구야

https://www.youtube.com/channel/UCn1urBFsJF4QzRBVE1H7rwA/featured



케익은 주문제작 케익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가 만들어줬다. 티켓팅 수준의 치열한 예약을 해야하는 케익집이지만 지인 찬스로 날짜를 미리 예약해뒀다. 고맙다 칭구야


https://www.instagram.com/partyemerge/




사회자, 오퍼레이터 섭외



사회자랑 오퍼레이터는 재밌는 얘기를 많이하고 재밌는 프로젝트를 많이 구상하는 친구들이 함께 해줬다. 사회자는 전공수업에서 발표실력이 검증됐기 때문에 마음 놓고 맡겼다. 매끄럽게 비대면으로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화면을 공유하고, 발언자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오퍼레이터도 필요했다. 스타트업에서 매주 웨비나 오퍼레이션을 하는 친구에게 믿고 맡겼다. 마음 속에서 섭외는 진작 해뒀는데 퇴사 준비로 정신없다보니 당일에 급하게 부탁했다. 발벗고 나서줘서 고맙다 칭구들아



진행자료 제작


퇴사식 진행에 쓰일 화면 자료를 제작했다. 오퍼레이터가 열심히 화면공유를 해줬다.





한달 가량 느슨하게 퇴사식을 준비했다. 퇴사식 직전 하루이틀 사이에 급하게 제작한 것도 많았다. 한두시간 전에 리허설도 했다. 준비할 때는 "이게 되겠어~?"라는 생각도 조금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하나둘씩 완성되고 약속한 시간이 가까워질 수록 "이게 진짜 되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청나게 떨리고 긴장됐다.



떨림과 감동과 재미가 있는 퇴사식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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