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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May 06. 2024

게임같이 하는 아빠

엄마가 외출하면 꼭 하는 일

와이프가 친구 만나러 외출하면 딸아이와 꼭 플레이하는 마리오파티

와이프가 휴일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날이면 그날은 딸아이의 해방데이다. 간식도 맘대로 먹고, 하고 싶었던 것도 시간제한없이 실컷 한다. 사실 이렇게 한 이유는 딸아이가 더 어릴 때 엄마와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해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나가려 하면 그렇게 못 가게 붙잡고 징징거렸기 때문에 "엄마 외출 = 즐거운 날"로 만들어야 했었다. 그래서 엄마가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날엔 하루종일 먹을 간식 따위를 사놓고, 아빠와 함께 게임을 준비해 놓는다. 그래서 매번 선택되는 게임은 마리오카트, 마리오파티인데.. 아빠와의 경쟁을 통해서 이기는 쾌감이 딸아이한테는 그렇게 신나는 일인가 보다. (사실 내가 일부러 져주는 편)


우리 집은 각자가 즐거운 일들에 대해서는 크게 제한하지 않는 편이라 엄마, 아빠가 게임을 재미있게 하는데 딸아이도 게임을 못하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싶어 채팅이 있는 게임을 제외하고는 딱 하고 싶은 게임을 시간을 정해놓고 하게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번 어린이날, 딸아이가 작은 아빠(내 동생)에게 선물로 받은 것은 그렇게 하고 싶어 했던 마인크래프트를 선물로 받자마다 하루 한 시간 정도 감질나게 하다가 오늘 엄마가 외출한 김에 실컷 마음대로 하게 되었다. 


우리 딸은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데.. 특별히 학원을 가고 싶어 하지 않아 다른 집과 다르게 방과 후 우리 딸은 노는 걸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물론 딸아이가 학원을 가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 보내줄 생각인데.. 뭐 아직까지 딱히 가고 싶은 마음은 없는 것 같아 나와 와이프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아직은 어릴 때 더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학교에서의 과제들을 마무리하면 딸아이는 시간을 정해놓고 자기가 하고 싶은 하게 한다. 무엇이 교육적이고 훌륭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스트레스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교육적인 게 없을 거라 생각한다. 


공부머리는 부모가 물려주는 유전자가 중요하다고 하던데.. 아쉽게도 나와 와이프의 유전자에는 공부로 성공할 만큼의 공부머리 유전자를 우리 딸아이에게 물러주지 못했다. 다행히도 물러준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다재다능한 재주의 유전자랄까? 그래서 우리 딸이 어떠한 사회적 기준에 맞춰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그 기준 이상의 것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딸 스스로 삶의 행복한 방향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하지 말라는 부모가 되기보다는 (물론 남들에게 민폐가 되는 행동을 제외하고..) 딸아이가 즐거움의 스펙트럼을 더 많이 확대하고 다양하게 경험해 보길 원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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