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게 뒤집어썼다
노동절인 5월 1일부터 어린이날 대체휴무인 5월 6일까지 우리 회사는 개인연차에 5월 16일 창립기념일까지 당겨서 쭈욱 쉰다. 그래서 오늘은 남들은 다 회사를 가는 날이지만, 나는 여유롭게 산에 올랐다. (딸아이가 학교를 가야 해서 가족끼리는 어디를 못 간다는 게 함정) 날씨도 좋고, 미세먼지도 좋고, 등산로에 사람들도 많지 않아 여유 있게 등산하기 딱 좋은 날씨. 그런데 아뿔싸.. 송화가루... 바람이 한번 쎄게 불 때마다 소나무 아래에 노랗게 쏟아지는 송화가루들.. 얼굴과 머리, 옷과 가방까지 노란 송화가루 샤워를 했다. 이때쯤이면 산 여기저기서 바람에 송화가루가 어마무시하게 날리는 게 멀리서도 보이는데.. 내가 송화가루 한가운데로 들어가다니.. ㅜㅜ 주 1회, 매주 갈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산의 변화는 등산의 작은 재미였는데.. 오늘 아주 폭탄을 맞아버렸다. 이렇게 5월 초의 송화가루는 몸으로 배운 경험으로 남게 되었다. 이론보다는 역시 실전이다.
단상의 기록 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