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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 파트너 이석재 Sep 19. 2020

알아차림에 대한 단상

자기 인식을 일깨우자

알아차림 mindfulness이란?


손을 들어 올렸을 때 들어 올린 손도 아니고, 내린 손도 아니고, 들어 올린 바로 그 순간을 의식하는 것이다. 자신을 관찰하는 것, 객관적인 시각, 일정한 거리에서 자기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 바라보는 그 마음에 머무르는 것, 알아차림의 영역이 커지고 알아차림을 체험하면서 평온 속에 머무르게 된다. 대표적인 수행법으로 호흡에 대한 알아차림으로 사티 Sati, 변화하고 생성과 소멸을 하는 현상을 현상 그 자체로 관찰하고 깨달음을 얻는 위파사나 vipassanā, 觀가 있다.


  수용 전념 치료(ACT)는 고통스러운 심리적 문제를 직접 다루기보다, 먼저 현재 고통이 일어나는 과정을 알아차리고 수용하도록 한다. 여기서 수용이란, 상황과 사건 그리고 그 결과로 생기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도록 '개방하는 것'이다. 그리고 삶을 전쟁하듯 살면서 이기려는 것을 멈추고, 자신의 내적 사건과 경험을 대하는 관계를 바꾸어 자신이 존중하는 가치에 맞는 삶의 목표를 이루는 행동에 전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용전념치료의 핵심은 '관점 변화'에 있다. 이 프로그램을 초기에 개발할 때, Hayes(1987)가 'comprehensive distancing'이라고 이름붙인데 그 이유가 있다. 그가 ACT를 수행하면서 몇 가지 대표적인 스킬들을 주요 구성요소로 강조하고 있지만, 본질은 문제에 묻히지 말고 문제에 대한 경험을 한 발 떨어져 객관적으로 보라는 것이다. 이 단순한 행동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다르게 보게 된다. 그 인식의 변화가 기존의 심리적 문제를 다르게 정의하게 되고 심리적 문제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바꾸게 된다. 이제 심리적 문제들은 어깨 위의 원숭이와 같다. 한발 떨어진 그 공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는지가 ACT의 비밀이다.


  효과성 코칭에서 ACT를 볼 때 인상적인 개념은 바로 관점 변화이다. 나머지 개념들은 모두 중요한 것이지만, 관점 변화를 위해 존재하는 개념들이고 인지행동치료이론에도 거의 있으며 (좀 과하게 해석하면), 그 스킬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지가 다를 뿐이다. ACT를 통해 가장 인상 깊게 학습한 개념은 심리적 유연성 psychological flexibility이다. 나는 심리문제를 다루는 많은 개념들을 연결하는 핵심 개념을 찾다가, 유연성을 생각했었다. 그동안 ACT를 대충 보느라 이 개념을 놓쳤다. 리더십에도 유연한 리더십 flexible leadership 개념이 있다.



일상에서 체험하는 알아차림
아침 단상에 기록한 내용


  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알아차림

  여행을 즐기는 한 방법은 발길 가는 대로 이 골목 저 골목, 이곳저곳을 산책하는 것이다. 특별히 무엇을 보고 싶거나 하겠다고 의도하기보다 우연히 마주치는 것을 음미한다. 벨기에 브뤼헤는 그야말로 자유여행에 아주 적합하다. 맑은 하늘,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없는 맑은 공기, 큰 건물이 없어 편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구시가지,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진한 향을 따라가다 맛있는 커피를 마신다. 특히 어제저녁에는 삶의 귀중한 시간들이 그냥 흘러가는 것 같아 더 움켜쥐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오늘은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움직인다. 지인이 선물한 책도 읽고 밤늦게 그리던 그림도 마무리 지어 본다. 이 귀한 시간을 지혜롭게 써야겠다.



  관점 변화의 주체성,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변화

  새롭게 개발 중인 코칭의 기본 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요량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아하’ 순간이 있었다. 실행으로 옮겼다. 초복 더위에 두 가지 알아차림이 유익했다.


  하나는 아이폰을 사용한 지 몇 년이 됐지만, 사진을 가로로 찍었는데 파일에는 가로 또는 세로로 나왔다. 늘 그러려니 생각하고 사진을 가로로 돌리는 수정을 했다. 오늘은 ‘왜?’라고 자문했다. 그 원인을 알게 되어 수평과 수직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질문을 던진 그 순간이 좋았다.


  다른 알아차림은, 수채화를 늘 정면으로만 찍었다. 사각의 균형을 맞추느라 애를 썼다. 마치 당연히 그래야 하고, 그게 정답 같았다. ‘왜 다양한 시각을 시도하지 않았을까?’ 오늘은 좀 다르게 해 보았다. 사진은 그림과 다른 느낌을 선물했다.



  개인 코칭의 매력

  어제 춘분을 지났다. 이제 평소보다 낮이 더 길어지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은 바로 낮이 더 길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순간이다. 그 순간에 대한 알아차림이 있나? 요즘 블랙홀과 같은 마력을 지닌 주제에 푹 빠져 지낸다. 바로 1:1 코칭이다. 팀코칭이나 그룹코칭, 코칭 워크숍, 코칭 교육 등이 있지만, 코칭의 깊은 맛은 역시 1:1 개인 코칭에 있다. 너와 나의 관계 속에서 만들고 체험하는 심리적 역동이 매력적이다. 오늘의 만남도 기대된다.


  만우절, 현대인에게 전하는 메시지

  4월 1일. 4월을 시작하는 첫날보다 아마 만우절로 각인된 날이다. 오늘은 가벼운 장난이나 거짓말을 하여 상대방을 순간 당황하게 하거나 헛걸음치게 한다.


만우절을 언급한 가장 오래된 자료는 근대 영시(英詩)의 창시자로 불리는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 1343~1400)의 <수녀와 수도사의 이야기>이다.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그레고리력(양력) 사용 이전까지 4월 1일이 새해의 시작이었으나 1564년 프랑스 샤를 9세(Charles IX, 1550~1574)가 공식적으로 1월 1일을 새해 첫날로 변경하였다. 이것을 알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4월 1일에 새해 축제를 열었고, 일부 사람들은 의미 없는 선물을 하거나 새해 축제를 흉내 내며 장난을 쳤는데, 이것이 유럽 전역에 퍼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만우절 [萬愚節, April Fool's Day, ばんぐせつ]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새해의 시작'에 대한 기준이 달라지면서 일어난 풍습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도 다문화, 다양한 가치 등으로 새로운 변화 속에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에 대한 개방이다. 개방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변화에 열려 있는 것이다. 열려 있는 것, 개방성은  환경과 변화가 마치 처음인 것처럼 인식하고 소통하려는 태도이다. 그러나 개방적인 태도를 갖는 것은 쉽지 않다. 기존의 고정관념, 편견, 첫인상 등의 사고가 개방적인 사고와 행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려면,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 처음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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