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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라 May 10. 2022

사막 속 자연

아부다비에서 초록 찾기

아부다비는 내가 살아본 곳 중 제일 황폐한 곳이다. 애초에 이곳은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땅이 아니다. 아부다비의 짧은 겨울 동안은 매일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씨를 즐길 수 있지만 8월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더위에 집 밖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날씨가 많이 서늘해지면서 바깥 구경도 서서히 하게 되었고 아부다비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을 찾을 수 있었다.


1. Umm Al Emarat Park

아부다비 시내에 위치한 대형 공원이다. 화려한 조명과 건축물들 때문에 완전히 자연에 있는 듯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지만 시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다양한 동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실내 수목관도 있고 염소와 낙타도 볼 수 있다. 저녁에 조명이 예쁘고 가끔 마켓 등도 연다. 날씨 좋을 때 산책하고 쉬기 좋은 곳이다.

임시로 열린 로컬 마켓
우리 안을 탈출한 아기 염소들
버거 맛집 SALT도 공원 옆에 위치하고 있다.
공원 내 열대 수목관

2. Jubail Mangroves Park

내가 아부다비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맹그로브는 나무 바닷물에서 자랄 수 있는 유일한 식물이라고 한다. 아부다비에서 처음 봤는데 물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바닷물 색깔도 예뻐서 정말 기억에 남는 풍경이었다. 늦은 오후에 가서 몇 시간 동안 산책하고 노을 지는 것까지 봤는데 마치 다른 나라로 짧은 여행 갔다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맹그로브 숲의 모양을 따라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아부다비에서만 볼 수 있는 멋진 일몰이다.

3. Eastern Mangroves

Jubail Mangroves 과는 또 다른 풍경을 가진 맹그로브 숲이다. 아부다비 섬 (다리가 이어져 있어 자주 잊는 사실이지만 아부다비 시내는 사실 섬이다)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고 물이랑 나무 색이 더 어두운 듯 하다. 카약과 도넛 보트도 탈 수 있는 곳이다. 친구들이랑 같이 작은 배를 빌려서 음악 들으면서 한 시간 동안 여유롭게 구경했다.

태양. 바다. 친구들.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루.

처음 아부다비에 왔을 때는 너무 도시화되어 있고 자연을 하나도 볼 수 없어서 아쉬웠었는데 찾아보면 이 곳에서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있다. 이 사막 한가운데에 이렇게 발전된 도시를 세웠다는 것도, 이곳에도 자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한국처럼 푸른 산을 볼 수는 없지만 본연의 매력이 충분한 아부다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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