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도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있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라떼는 말이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아 주저하게 되지만 진짜 라떼는 말이야 콩나물 키우기 실습과정이 있었다. 어떻게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데 콩에서 꼬리(?)가 자라나고 콩나물시루에 계속 물을 부어주면 어느 순간 콩나물이 쭉쭉 자라 있었던 것 같다. 자연의 신비(?)를 알려 주는 교육과정이었을까? 모르겠다. 어쨌든 콩나물 머리가 처음부터 노란색이 아니란 사실은 신선했다.(찾아보니 노란색 콩도 있긴 했지만;) 그리고 어떻게 키우냐에 따라서 콩나물이 짧기도 하고 길기도 했다.
자연의 신비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콩나물을 잘 키우기 위해선 관심이 필요했다. 햇빛도 가려줘야 하고 물도 매일 꼬박꼬박 줘야 잘 자란다. 그런데 콩나물에 물을 줄 때 왜 시루에 넣어서 물이 빠지도록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시루에서 물이 줄줄 새는 것 같다. 과연 이 물이 머리를 스쳐 꼬리까지 내려가는 순간 얼마나 흡수될지 모르겠는데 희한하게 시간이 지나면 자라 있다. 콩나물은 참 신기한 식물이다.
사실 요즘 일이 많아서 답답한 날이 많다. 월급은 그대론데, 심지어 복지는 더 열악해지는 것 같고 일만 많아지고 물가는 올라가고....... 이건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이 갖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그런 답답한 마음에도 여전히 글을 쓰고, 공부를 하고, 계획과 실행을 반복하는데 막상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더 힘이 빠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 딱 이 콩나물을 떠올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줄줄 새는 물처럼 애꿎은 노력만 하는 것은 아닐까 허탈한 마음이 들지라도, 정성을 다해 매일 꾸준히 노력하면 우리도 어느새 콩나물처럼 쑥쑥 커져 있을 것이다. 물론 물이 아닌 흙을 붓는 노력은 아니어야겠지만.
해도 해도 안 되는 것 같다면 먼저 내 노력이 올바른 것인가 묻고, 그게 맞다면 계속하자. 사람은 계단식 성장을 하기 때문에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 근육을 키우는 과정일 필요할 뿐이다. 콩나물이 자랄 땐 햇빛을 잘 가려줘야 한다. 잘 자라나 안 자라나 안달이 나서 자꾸 열어보면 콩나물이 더 자라기 힘들다. 그러니 우리도 내 실력이 정말 성장하고 있나 없나 안달하지 말고 묵묵히 정진해 가자. 제대로 된 노력을 했다면 의심의 여지없이 반드시 자란다. 부디 모두의 싹을 틔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