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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 May 12. 2021

외모는 경쟁력이다

생긴 대로 살게 된다

나에게는 이상한 예리함이 있다. 눈이 예뻐서 칭찬을 하면 상대는 멋쩍게 성형 고백을 한다. 굳이 내게 하지 않아도 되는 고백과 굳이 조하지 않았어도 되는 칭찬. 이런 일을 몇 차례 겪다 보니까 꼭 내가 일부러 성형사실을 콕 집어서 떠보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아예 칭찬을 생략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사교 모임에서 눈썹이 너무 예쁘게 생긴 남자에게 눈썹이 정말 예쁘다는 칭찬을 했다. 그런데 그에게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들었다. 놀랍게도 눈썹 왁싱을 하러 샵에 다닌다는 것이다. 나도 아직 한 번 안 다녀본 샵이다. 그 놀라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회사에 남자 동료가 짱구 눈썹을 하고 나타났다. 눈썹 문신, 그래 이젠 그렇게 놀랍지도 않다. 단지 예쁜 남자들에 위기의식(?)이 느껴질 뿐....




이렇듯 요즘은 남성들도 외모에 한창 신경을 쓰는 그루밍족들이 많다. 문득 실제로 그런 남자들을 보고 살짝 놀란 내가 너무 촌스러웠지 않나 싶다. 그런 한편 여전히 자신을 가꾸는 데 인색한 사람들도 있다. 물론 내면의 아름다움이 두말할 것 없이 가장 중요하지만 외면의 아름다움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어쩔 수 없이 첫인상이 많은 것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단지 성형을 해서 예뻐져야 하고 잘생겨져야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성형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다. 고날 때부터 부를 물려받지 못했다고 해서 돈 안 벌며 살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타고난 미모가 없다고 해서 외모를 가꾸지 않으면 안 된다.




대개 외모를 가꾸는 데 부정적인 사람들은 이미 못생기게 태어나서 어쩔 수 없다는 논리와 머릿속이 텅 빈 사람들이나 내면의 아름다움을 무시하고 그저 남들 눈에 잘 보이기 위해서 치장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물론 개중에는 정말 외모만을 가꾸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내면을 가꾸지 않는 데에 대한 문제이지 외모를 가꾸지 않아도 되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머리가 나빠서 공부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을 보면 핑계라고 손가락질하면서 왜 타고난 미모가 아니라서 외모를 가꾸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는가. 모두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생각대로 살게 된다는 말처럼 생긴 대로 살게 된다는 것도 믿는다. 어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잘생긴 사람이 평균 연봉이 더 높다는 결과도 있다. 물론 이는 정말 잘생김과 못생김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타고난 생김새가 아니라 얼마나 외모를 가꾸었는지에 따라 얼굴이 달라 보인다. 아무리 잘생긴 사람도 관리하지 않고 외모를 방치한다면 관리를 잘 한 사람보다 늙어 보이고 못생겨 보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외모에 대해 역전의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역전의 기회도 어릴 때부터 꾸준히 관리해 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링컨의 수염과 나이 마흔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는 그의 말은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것과 관리의 중요성을 모두 대변한다. 그간 살아온 삶은 얼굴에 고스란히 흔적을 남긴다. 혹시 얼굴에서 광채가 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그런 사람들을 보면 다른 사람들과는 뭔가 다른 느낌을 받는다. 굉장히 평온한 삶을 살아왔을 것 같고 앞으로도 잘 살 것 같은 느낌이랄까. 반면에 미간에 주름이 깊고 얼굴이 푸석푸석한 사람을 보면 삶이 참 팍팍한가 보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이게 뭐가 그렇게 문제인가 싶겠지만 인생의 많은 운은 사람과 함께 들어온다고 한다. 만일 누군가가 큰 일을 도모하고자 할 때 과연 누구와 더 일하고 싶을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누구나 내 일이 잘되길 원하지 찡그려 생긴 깊은 주름처럼 인생이 수렁에 빠지길 원치 않는다. 왜 링컨이 낙선하고 야윈 얼굴을 가리기 위해 수염을 길렀는지 생각해보자.




비단 연예인만 외모를 가꾸는 시대가 아니다. 그리고 외모를 가꾸는 데 대단한 투자를 할 필요도 없다. 외모를 가꾸려면 풀메이크업을 하고 비싼 옷치장을 하고 숨 넘어가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큰 착각이다. 최소한 매일 세안 잘하고 스킨, 로션, 크림 잘 챙겨 바르고 외출 시 선크림만 잘 발라도 세월이 흐르면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과 엄청난 차이가 난다. 비싼 PT를 받아야만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녹초가 될 정도로 운동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버스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걷는 것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운동이다. 하다못해 집안일이라도 좀 도와라. 족관계까지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여유가 되는 사람에게 팁을 주자면 요즘은 피부과 시술이 그리 비싸지도 않다. 과거엔 피부과 시술이 있는 사람들과 연예인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졌지만 요즘은 대중화가 되었고 생각보다 저렴한 시술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어릴 때는 젊어서 관리를 안 해도 티가 많이 나지 않지만 세월이 가면 눈에 띄게 차이가 나니까 제발 어릴 때부터 피부관리에도 신경을 쓰자. 스킨, 로션, 선크림만 잘 발라도 나이 들어서 훅 간 얼굴을 되돌리기 위해 큰돈을 쏟아붓지 않아도 된다. 비싼 스킨, 로션 안 써도 된다. 비싼 거 사서 아낀다고 조금씩 바르는 것보다 저렴한 제품을 듬뿍 바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내면뿐만 아니라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일에도 너무 인색하지 말자. 그러다 평생 남에게  인색하게 굴어야 지도 모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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