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하기
'안되면 되게 하라'는 마치 고전처럼 전수되며 우리에게 동기부여와 강인한 정신력을 부여해 주던 문구이다. 군대에서 나온 말일까? 아무튼 나 역시 오래전 저 글귀를 써 붙여놓고 될 때까지 나 자신을 몰아붙였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 어디 내 뜻대로 하나 해내기 쉬운 일이 있을까 싶다. 물론 인생이란 원래 내 뜻대로 주무를 수 없다는 걸 알지만 특히 요즘은 그 어려움이 부쩍 더 커진 기분이다.
때때로 사람들은 안 되는 일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꺾이기도 하고 많은 시간을 투입한 반면 그 성과가 미비해 좌절하기도 한다. 될 때까지 할 수 있고 그리고 정말 되도록 만든다면 좋겠지만 절대 되지 않는 일도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작자미상의 어느 글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별하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그 역시도 세상에는 안 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 되는 일이 있다고 슬퍼할 필요 없다. 안 되는 일에 한이 맺혀 마음의 응어리를 간직하고 살 필요도 없다. 그 일은 일어나지 않는 편이 궁극적으로 내게 더 유리하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을 뿐이다. 더 나은 길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을 뿐이다. 만일 그 일이 반드시 이루어질 일이라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 인생은 그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안되면 되는 거 하라'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지만 그 말이 그리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그게 진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죽어라 열심히 했지만 끝내 해내지 못한 이에게도, 심지어 꿈꾸는 것조차 사치라는 사람에게도 안되면 되는 거 하는 정신이 절실하다. 적당히 하다가 안되니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별하는 것이고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안 되는 것에 방점을 두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것이 포인트다. 이런 정신은 너무 쉽게 포기하는 사람에게도 분명히 필요한 것이다. 큰 것을 바라고 한 번에 거기까지 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임에도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하늘도 결코 좌시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