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애니메이션 오프닝 5선
*본 글은 애니메이션 전문 웹진 <아니나>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anination.net/Content?cd=view&ContentCode=282&CategoryCode=1&SortCode=2)
우리가 애니메이션을 기억하는 방법은 참 다양하다. 누군가는 캐릭터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기억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해당 애니메이션의 노래나 작화, 혹은 특정 작품과 제작진의 고유한 연출 기법과 스타일로 기억하기도 한다. 각자의 방식들 중에서도 TV 애니메이션을 추억하는 가장 대중적인 방식은 아마 애니메이션의 오프닝과 오프닝 곡을 통해서일 것이다. 투니버스의 전성기였던 90년대 후반부터 00년대 중후반까지의 수많은 오프닝 곡이 지금에 와서 다시 인기를 얻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애니메이션 오프닝은 1분 30초(넷플릭스 애니의 경우 1분)에 맞춰 편집된 노래와 이에 맞는 영상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한 편의 뮤직비디오와 같은 영역에서 바라볼 여지가 있는,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소재이다. 오프닝 전후로 이어지는 본편을 잘 반영하면서도, 그 자체로도 의의가 있는 뮤직비디오의 성격을 띄는 것이다.
어떤 오프닝을 좋다고 하고 어떤 것은 별로라고 할 때, 보통은 특정한 기준을 세워서 철저하게 영상들을 분석해서 우열을 매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명색이 애니메이션 평론을 쓰는 입장에서 무분별하게 느낌에 기대어 평가를 할 순 없으니, 자체적으로 몇 가지 기준을 세워서 평가를 한 뒤, 어떤 오프닝을 더 좋아했고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지 정리하곤 한다. 그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오프닝 영상이 본편의 의도에 맞는가/본편의 성격을 잘 설명 하는가
당연히 오프닝 영상이 본편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영상이라면 오프닝의 존재의 의의가 없어지기에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연관성/성격을 잘 설명하는 가의 기준은 본편의 내용을 담아야 하거나, 본편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할 필요는 없다. 그에 대한 예시로 『즐겁게 놀아보세』의 오프닝 영상은 본편의 코믹한 분위기와는 정말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영상 자체가 하나의 거짓말이자 장난이라는 컨셉 아래 제작된 영상이기에 오히려 본편과 맞아 떨어지는 오프닝이 된다. 혹은 본편의 떡밥 회수에 맞춰 오프닝 영상도 변해가는 『학교생활!』의 오프닝, 스타일리쉬 액션이라는 모토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힙한 『블리치』 1기의 오프닝 등등 많은 좋은 오프닝 들을 통해 볼 수 있듯이 좋은 오프닝은 본편을 어떤 식으로 던 적절하게 반영한다.
2) 오프닝 노래가 좋은가
앞서 말했듯이 오프닝 영상은 뮤직비디오라는 장르의 속성을 어느정도 내포하고 있기에, 오프닝 노래 자체의 힘도 오프닝의 평가에 매우 크게 작용한다. 단적으로 우리는 아직도 『카드캡터 체리』의 오프닝을 기억하고, 『나루토』의 오프닝 노래였던 활주는 노래방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대표적인 두 예시만으로도 우린 오프닝 노래가 좋은지 여부가 오프닝의 완성도에 엄청난 지분을 차지하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3) 오프닝 영상의 독창성
매년 수없이 나오는 애니메이션들을 생각해보면,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또한 어느 정도 자가복제나 표절, 양산품들이 많은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렇기에 오프닝 영상이 독창적이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내세운다면, 그런 오프닝들은 몇 번 보지 않아도 유독 시청자들의 머릿 속에 좋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4) 오프닝 영상의 완성도
어쨌거나 그 자체로도 하나의 컨텐츠가 된다는 점에서, 오프닝 영상 자체의 완성도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애니메이션을 접하는 시청자들이 애니의 본편보다 먼저 오프닝을 접할 수밖에 없기에, 오프닝 영상이 해당 애니메이션의 첫인상을 결정짓는다고도 할 수 있으며, 잘 만들어진 오프닝은 애니메이션의 평가에 더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제대로 된 오프닝 영상 없이 본편의 내용만 내보낸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같은 작품들은 예외적이다.)
사실 이 기준들은 엔딩 영상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된다.
어쨌거나 이런 기준들을 세워놓고 어떤 오프닝이 좋았는지도 정리하지 않으면 아쉬울 테니, 위 4가지 기준아래 2020년에 방영한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중 어떤 오프닝이 어떻게 좋았는지, 5개의 오프닝을 선정해봤다.
5위 -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천재들의 연애 두뇌전~
먼저 언급할 필요가 있는, 전작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천재들의 연애 두뇌전~』(2019)의 오프닝은 많은 이들에게 인상적으로 남은 영상일 것이다. 엔카와 블루스 사이 그 어딘가의, 도무지 애니메이션 오프닝 같지 않은 스즈키 마사유키의 『Love Dramatic』이 주는 묘한 이질감은 모두를 당황 시키기 충분했다. 거기에 더해 007 시리즈 특유의 오프닝을 오마주 한 것이 분명한 사이키델릭한 영상까지,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천재들의 연애 두뇌전~』의 오프닝은 뭐하나 러브코미디 장르의 그것이라 할 수 없을, 독특한 오프닝이었다. 본편 자체도 온갖 ‘클리셰 비틀기’와 패러디가 난무하는 ‘러브’보다는 ‘코미디’ 쪽 성향이 짙은 작품이었다 보니, 본편과 오프닝의 독특함이 합쳐져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천재들의 연애 두뇌전~』이 뻔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매우 쉽게 전달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토록 잘 만들어진 오프닝의 후광에 짓눌릴 수밖에 없었던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천재들의 연애 두뇌전~』(2020)의 오프닝은, 분명 전작만큼 좋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오프닝을 작년의 오프닝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은 것은, 이 시리즈의 음악 선곡 센스가 꾸준히 탁월했던 것이 첫번째 이유고, 1기의 오프닝만큼은 아니더라도 시리즈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스쿠비 두』시리즈의 시그니처 움직임을 재현한)소소한 패러디가 주는 재미 또한 살아있다. 마지막으로 1기의 시청자가 아니더라도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명쾌하게 담아낸 짧은 에피소드까지, 2기에 와서도 여전히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시리즈의 오프닝이 얼마나 정성 들여 구성된 오프닝인지 느껴질 수밖에 없다. 전작만큼 재치 있지는 않았으나,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직관적이고 친절한 오프닝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결정적으로 전작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또다시 스즈키 마사유키와 협업한 오프닝 곡인 『DADDY! DADDY! DO!』은 노래만으로도 독보적인 아우라를 내뿜는다. 노래만 들어도 선글라스와 혼연일체가 된 스즈키 마사유키의 모습이 노래만 들어도 연상되는 지경이니, 해당 곡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오프닝의 요소를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 링크 : https://youtu.be/lTlzDfhPtFA
4위 - 어쨌든 귀여워
2020년은 정말 볼 애니메이션이 많이 없었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지만, 그래도 2020년 4분기만큼은 사람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게 꽤 많은 애니를 즐길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만약 20년의 마지막 분기마저 연기와 중단으로 점철되었다면 애니메이션 팬들에겐 그만큼 끔찍한 일도 없었겠지만, 적어도 한 분기라도 숨통이 트인 것은 다행이었을 것이다.
20년 4분기 애니 중 러브코미디 장르에서 가장 돋보인 애니메이션은 『어쨌든 귀여워』일 것이다. 인기 작가(?)라고 할 수 있을 하타 켄지로가 전작 [하야테처럼]의 무수히 많은 단점들을 보완해 들고 나온 만화 원작을 애니화 했으니, 주목도는 더할 나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유명한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것 치고는 애니메이션 자체는 무난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귀여워』의 가장 큰 강점은 애니메이션이나 원작의 힘보다는 오히려 강렬한 오프닝에 있지 않을까 싶다.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에는 해당 애니의 성우들을 그대로 오프닝 곡의 가수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생각해보면, 일단 현실적인 측면에서 가수의 섭외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애니메이션과 오프닝 곡 사이의 유기성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고, 혹은 정말 성우가 노래를 잘해서 곡 홍보와 애니 홍보의 상호작용을 기대해 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떤 이유가 되었건 이러한 사례는 꽤나 많았지만, 『어쨌든 귀여워』가 주인공 유자키 츠카사의 성우인 키토 아카리를 가수로 사용한 것은 앞서 언급한 사례들보다는 좀 더 비범한 방식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귀여워』의 오프닝 가사는 원작자인 하타 켄지로가 구상한 떡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노래를 뜯어보면, 노래의 화자가 캐릭터인 유자키 츠카사의 입장에서 써진 점, 가사의 어조가 고전 시가를 읊는 어조라는 것 등등 여러 의미심장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오프닝 노래 자체가 만화 원작과 이어지는 하나의 거대한 떡밥이며, 그 가사를 화자의 성우에게 부르도록 맡김으로써 오프닝 영상이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유기적으로 연결 짓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계 아래 나온 노래가 별로였다면 그저 떡밥에서 그쳤겠지만, 『어쨌든 귀여워』의 오프닝인 『사랑의 노래』는 매우 톡톡 튀는, 개성 넘치는 음악이다. 트랙메이커 Yunomi의 EDM장르 곡 위에 시를 읊듯이 얹어진 키토 아카리의 목소리는, 도입부의 (작품의 복선이라 할 수 있을)전통 악기 연주와 맞물려 독특한 느낌을 남긴다. 거기에서 그쳤다면 그래도 뻔하다는 불평을 할 수 있었겠지만, 전통 악기와 시를 읊는 듯한 보컬 뒤에 엄청난 낙차로 떨어지는 드랍은 모두의 기대를 배반하기에 충분하다.
영상 자체는 무난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워낙 노래가 비범하다 보니 적당히 노래의 구성에 맞춰 편집된 영상도 넘어가게 된다. 좀 더 덧붙이자면 드랍 부분과 함께 지나칠 정도로 강조되는 ‘어쨌든’과 ‘귀여워’ 제목 글자도 이 작품의 성격을 정말 잘 설명하는 단순하지만 통통 튀는 연출이 아닐까 싶다. 세상의 그 어떤 애니메이션 제작자도 1분 30초짜리 오프닝에서 제목 글자만 13초를 강조할 시도를 하긴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영상 링크 : https://youtu.be/9ndwtd6yNRM
3위 - 주술회전
『주술회전』은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방영을 계속하는 작품이기에 정확히 2020년 작품에 넣자니 애매할 수도 있겠지만, 21년 방영 중인 2쿨에는 오프닝이 따로 있기 때문에 20년의 오프닝에 『주술회전』 1쿨의 오프닝인 Eve의 『회회기담』을 골라봤다.
『주술회전』은 아마도 이번 글에서 가장 한국 쪽에서도 인기가 많은 작품일 것이고, Eve 자체도 5개의 오프닝 곡 아티스트 중에서 한국에 팬 층이 클 것인데, 둘이 합쳐졌으니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2020년 한 해 동안 방영한 애니메이션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오프닝을 꼽으라 하면 『주술회전』의 이 오프닝을 꼽을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이 오프닝을 들고 온 이유는 정말 단순하게도, 좋은 오프닝이기 때문이다.
『주술회전』의 본 오프닝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각각의 캐릭터를 거의 빠짐없이 특징을 살려 묘사하면서, 소년만화의 범주인 『주술회전』의 액션 스타일이 어떤 느낌인지도 명쾌하게 다 담아낸다. 특별할 것 없지만, ‘오프닝’이 무엇인가를 찾는다면, 이 오프닝을 들고 가도 될 정도의 교과서적인 오프닝이라 할 수 있겠다.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오프닝에서 수많은 시도와 변주들이 이루어지지만, 단순히 좋은 아티스트의 듣기 좋은 노래와 섬세하고 잘 구성된 오프닝 영상의 시너지만으로도 얼마나 충분한지를 『주술회전』 1쿨의 오프닝이 증명한다.
영상 링크 : https://youtu.be/v8bZVdTgXoY
2위 -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
2020년의 가장 인상적인 애니메이션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꽤나 많은 사람들이 유아사 마사아키의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를 꼽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 빠져드는 과정을 “①영화를 많이 보고 ②감독의 이름을 기록하고 ③같은 영화를 다시 보면서 머릿속에서 스스로 감독이 되어 보는 것” 3단계로 설명한 프랑수아 트뤼포의 유명한 말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이 말이 애니메이션에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영상연에 손대지 마!]는 꽤나 특별한 애니메이션이다.
기존에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다룬 애니메이션이 (『SHIROBAKO』를 비롯해)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는 좀 더 날 것의 현장을 담은 것은 물론, 애니메이션 제작 단계를 콘티 스타일로 표현하는 기법은 우리가 마치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여러모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그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던 사람들에겐 한 번쯤 꼭 봐야할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한다.
아마추어들의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을 재치있게 그려낸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의 오프닝은 본작의 테마를 정말 재기발랄하게 담아냈다. 일단 이번에 다룰 5개의 오프닝 중에서는 단연코 가장 독특하고 개성적이다. 곡의 템포에 일차원적으로 맞춰서 넘어가는 무수히 많은 동작들부터, 눈이 아플 정도로 쨍한 색감의 이미지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가니 처음엔 내가 뭘 본거지 싶을 것이다.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의 오프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순한 패턴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방식으로 영상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은 의도적인 서툶이라고 느껴지는데, 영상의 반복으로 자칫 지루해지고 안일해 보일 수 있는 구성을 색의 조합만을 큰 낙차로 바꾸는 방식을 통해 피해가며 본작에서 나올 아마추어들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어떤 느낌일지를 암시한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오프닝에 등장하는 수많은 오브제들 또한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사물임에도 원색적인 배경 위에 규칙적으로 어지럽게 배열되어 머리 속에 강렬하게 자리 잡는다. 단순한 사물들의 그림일지 몰라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선 한 땀 한 땀 다 묘사되어야 할 중요하고 수고스러운 요소들이다. 그런 물체들의 이미지를 오프닝에 큰 비중으로 배치한 것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과정 그 자체에 중심을 둔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이미지의 사용 방식이 아닐까 싶다.
영상 링크 : https://youtu.be/8-91y7BJ8QA
1위 - 여성향 게임의 파멸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 영애로 환생해버렸다
마지막으로 골라 본 애니메이션 오프닝은 『여성향 게임의 파멸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 영애로 환생해버렸다…』(이하 『하메후라』)의 오프닝이다. 개인적으로 2020년 애니메이션 중 가장 즐겁게 본 애니지만 오프닝은 팬심 다 빼고도 정말 인상적이고 재치있는 오프닝이라 생각한다.
『하메후라』의 오프닝은 뻔하지 않으면서도 익숙하고, 정보의 양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전달할 것은 다 전달하는, 정말이지 효율적인 영상이다.
오프닝은 남녀 가리지 않고 모두 홀리는 주인공의 하렘 대상들을 소개하는데, 모든 인물들이 오프닝 속 짤막한 단 하나의 시퀀스로 주인공 카타리나와 엮이는 과정을 완벽하게 설명해낸다. 그러는 와중에 카타리나의 캐릭터 설명과 가정사, 본작이 지향하는 하렘+역하렘의 요소까지 완벽하게 다 들어가 있으며, 결정적으로 여성향 ‘게임’ 속으로 들어온 카타리나의 상황을 반영한 게임을 본뜬 재미있는 (루트/분기점과 플래그의 이미지 등)묘사들까지, 본작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오프닝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적절한 오프닝이 아닌까 싶다.
아마 ‘좋은 노래’인가 묻는다면 확실하게 대답할 수는 없겠지만, 오프닝에 쓰인 angela의 『소녀의 루트는 하나가 아니야!』는 오프닝 영상만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 마냥 편집 리듬과 곡의 구성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고, 반대로 영상도 완벽이 곡에 맞춰서 만들어진 느낌이 물씬 난다. 어느 쪽의 방식을 택해서 만들어졌든 간에, 이 정도로 영상과 노래가 완벽한 합을 구현해 낸 복합예술 결과물을 싫어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영상 링크 : https://youtu.be/00zguIZOXlA
미처 본문에 언급하진 못했지만 한 번쯤 보면 좋을 오프닝들
『BNA』
『도로헤도로』
『갓 오브 하이스쿨』
『그레이트 프리텐더』
그림 출처 : 각 글 하단에 링크된 오프닝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