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문학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ge Graph Aug 12. 2015

'나'라는 전쟁터

일상문학 아홉 번째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수많은 전투가 동시에 치러졌고, 내 몸뚱이는 넓은 싸움터에 뿔뿔이 흩어져 제각기 다른 천사, 다른 충동, 다른 자아관과 맞붙어 싸우고 있었다. 그래서 때로는 나답지 않게 행동하기도 했다. 내가 아닌 누군가로 변신하여, 잠시 다른 사람의 가죽을 뒤집어쓰고는, 나 자신을 철저히 개조했다고 상상하려 했다.


폴 오스터는 <빵 굽는 타자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폴 오스터의 말처럼 한 사람이 죽기 전까지, 그 사람이 가장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전쟁터는 바로 그 자신일 겁니다. 우리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내 안의 감정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는데요. 우리 안에는 다섯 가지 감정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갈등하고 있습니다. 방금 저는 이 다음에 엔터를 치고 문단을 바꾸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또 월요일이라는 개가 월월 짖는 월요일 아침에 우리는 일어나야 한다는 동기와 더 자고 싶다는 게으름의 동기가 충돌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게으름의 손을 들어준다면? 알람을 끄고 다시 잠에 들겠죠. 아마 머지않아 5분 뒤에 더욱 더 피곤한 몸으로 일어날 확률이 높지만요. 5분이라는 잠깐의 시간 동안 게으름이 지배하는 세상은 얼마나 달콤한지요.




출처 : Zoommy



'나'는 그 안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전투를 치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전투를 아예 모르고 있거나, 애써 무시하고 있죠. 폴 오스터의 말처럼 누군가의 가죽을 뒤집어쓰지 않고, 나로서 온전히 살아가려면, 우리는 '나'라는 전쟁터를 지켜볼 줄 알아야 합니다. 무엇이 이기는지, 무엇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는지, 나는 무엇들로 이루어져 있는지.


한번쯤은 폴 오스터의 말을 빌어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일상문학 숙제


1. 내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을 관찰해보자

2. 3인칭 시점으로 글을 써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슈퍼잡초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