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문학 아홉 번째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수많은 전투가 동시에 치러졌고, 내 몸뚱이는 넓은 싸움터에 뿔뿔이 흩어져 제각기 다른 천사, 다른 충동, 다른 자아관과 맞붙어 싸우고 있었다. 그래서 때로는 나답지 않게 행동하기도 했다. 내가 아닌 누군가로 변신하여, 잠시 다른 사람의 가죽을 뒤집어쓰고는, 나 자신을 철저히 개조했다고 상상하려 했다.
폴 오스터는 <빵 굽는 타자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폴 오스터의 말처럼 한 사람이 죽기 전까지, 그 사람이 가장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전쟁터는 바로 그 자신일 겁니다. 우리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내 안의 감정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는데요. 우리 안에는 다섯 가지 감정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갈등하고 있습니다. 방금 저는 이 다음에 엔터를 치고 문단을 바꾸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또 월요일이라는 개가 월월 짖는 월요일 아침에 우리는 일어나야 한다는 동기와 더 자고 싶다는 게으름의 동기가 충돌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게으름의 손을 들어준다면? 알람을 끄고 다시 잠에 들겠죠. 아마 머지않아 5분 뒤에 더욱 더 피곤한 몸으로 일어날 확률이 높지만요. 5분이라는 잠깐의 시간 동안 게으름이 지배하는 세상은 얼마나 달콤한지요.
'나'는 그 안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전투를 치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전투를 아예 모르고 있거나, 애써 무시하고 있죠. 폴 오스터의 말처럼 누군가의 가죽을 뒤집어쓰지 않고, 나로서 온전히 살아가려면, 우리는 '나'라는 전쟁터를 지켜볼 줄 알아야 합니다. 무엇이 이기는지, 무엇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는지, 나는 무엇들로 이루어져 있는지.
한번쯤은 폴 오스터의 말을 빌어 생각해 볼 일입니다.
1. 내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을 관찰해보자
2. 3인칭 시점으로 글을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