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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나 Sep 06. 2020

목표 행동을 내 것으로 만드는 세 가지 조건

[2020.8.26~31] 미라클 모닝 일지





개학 후 달라진 일과에 적응하느라 어려움이 있었다.
며칠간 워라밸을 맞추며 나에게 맞는 일과운영방법을 탐색했다.
더불어 기상시간을 새벽 5시로 당기고 습관화한 주였다.
알람과 함께 벌떡 일어나 묵묵히 거실로 걸어나가는 내 자신이 놀라웠다! :-)






August 26.


  개학 이후를 돌아본다. 지난주 금요일, 그리고 이번주 월요일과 화요일. 3일 내내 글을 못 썼다. 주말과 출근하는 날이 큰 차이가 난다. 어쩐 일인지 출근하는 날에는 하루가 흐지부지 가버리는 것이다. 아침 10시 정도까지는 괜찮다. 그 이후로 빨리 끝낼 수 있는 업무도 점점 늘어지거나, 점점 졸려서 정신이 멍해진다. 그렇게 퇴근 시간까지 버티다가 집에 와서는 대충 끼니를 때우고 티비를 보다 샤워 후 잠이 든다. 써놓고 보니 더 한심한 일과다.


  이번 개학  잘한 일이라면 어제와 오늘 모두 5시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5시, 적어도 5시 반에는 일어나야 1시간은 루틴, 1시간은 독서나 글쓰기, 간단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세팅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 잠자는 햇님군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하다보니 행동이 더뎌진다.


앞으로도 5시에 일어나기

세팅에 드는 시간 줄이기(노트북 꺼두기, 패드만 갖고 거실 명상/요가하고 들어오기/키보드는 책상에 밤에 세팅하기)

30분 안에 확언까지 모두 끝내기!!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송은주)


* 코호트 Cohort: 특정 시간 동안 공통의 역사적, 사회적 경험을 지닌 연령 집단(세대사회학) - 코호트 격리라는 말로 요즘 뉴스에서 자주 들어 익숙한 단어다.


* 매슬로우 Abraham H. Maslow: 인간 욕구 5단계 이론(Hierarchy of Needs)의 자아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 Needs) 위에 자기초월욕구(Self-Transcendence Needs)를 추가했다. 자아실현이 자기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이라면 자기 초월은 자아실현을 뛰어넘어 타인의 자아실현과 가능성을 돕는 차원이다.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은 학생의 성장을 돕고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교사로서 가능성을 증명해내고 싶은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 교사로서 학생들의 자아실현과 가능성을 도울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멋진 삶인지!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하며, 교사는 경험한 만큼 가르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의 경험을 더욱 풍부하고 질 높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August 27.


  루틴이 잡혀가는 것인지, 아니면 모기 때문인지 12시 반에 잠들었는데도 4시 반에 눈을 떴다. 태풍에 관한 뉴스를 꽤나 들었는데 역시 바람이 심상치 않다. 창문은 닫아두었지만 흔들리는 나무의 모양새를 보아 알 수 있다. 후덥지근한 새벽 공기. 명상과 요가를 마치고 에어컨을 틀었다. 이제 일기를 쓸 시간이다!

  어제는 하루를 온전히 쓰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학교에서도 새어나가는 시간을 줄이고 오전부터 바삐 움직였다. 덕분에 학습 꾸러미도 가장 먼저 만들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없던 업무가 생기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전보다는 아니지만 또 시간이 새어나갔다. 원인을 분석해보자.

1. 직장에서는 자꾸 주의가 분산된다.: 업무가 생기거나, 할 일이 계속 생각난다. 메세지가 오고, 사람과 컴퓨터 등에 주의를 뺏긴다. - 오늘 할 업무를 명확히 정하고, 그 이상은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 메신저 창은 업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켜두지만 다른 컴퓨터 창들은 닫아둔다. 유투브에 접속할 때는 필요한 것만 검색하고 바로 나온다.


2. 퇴근 후가 피곤하다.: 5시 반에 집에 도착해서 10시 취침까지 4시간 반이다. 그 중 30분은 식사, 30분은 샤워라고 한다면 3시간 반이 남는다. 문제는 집안일과 휴식에 그 세 시간 반을 모두 써버린다는 점이다. 에너지  집중력 일일변화에 따른 과제 조정이 필요하다.


아침: 미라클모닝 1시간 + 독서&글쓰기 1시간

낮: 날 위한 1시간 무조건 확보

저녁: 운동과 휴식


계속 업무를 붙잡고 있어 봤자 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중간 중간 업무환경에 변화를 주며 집중력을 올리자. 그렇게 만든 직장에서의 틈새 시간을 나를 위해 쓰고, 아침에는 독서에 중점을 두자. 저녁에는 어차피 피곤하고 텐션이 떨어져 있다면 그냥 쉬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운동을 하자.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송은주)


  - 조봉수<미래의 교육, 올린>
  - 프랭클린 W.올린 공과 대학 Franklin W. Olin College of Engineering. 과목 개설이 자유롭고, 파일럿 형태 개설 과목에 학점 없이 참여하여 커리큘럼 개발에 학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수간 collaboration을 통해 성장하며, 실험과 혁신을 추구하는 교육을 실제로 교수들과 학생들이 협력하여 철저하게 구현한다. 학생과 교수 비율이 9:1로서, 좋은 교육과정은 교수와 학생의 협력으로 만들어진다. 교수와 학생이 각자 제 몫을 하며, 융합이 필요하다. 학교의 규모보다는 지원의 문제라고 작가는 말한다.






August 28.


   작심 3일을 넘어섰다. 5시쯤 일어나기를 4일째. 신기하게 힘들지 않다. 평균적으로 10시쯤 잠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면의 양은 비슷한데 시간의 밀도가 다르다. 항상 저녁이 너무 짧고, 빠르게 지나간다고 생각했다. 어제는 시계를 봐도 7시, 다시 보아도 8시 반. 저녁 시간을 음미하며 보낼 수 있었다.

  어제 아침 설정한 시간대별 목표가 잘 맞는 것 같다.
- 아침: 미라클모닝 1시간+독서&글쓰기 1시간/ 낮: 날 위한 1시간 무조건 확보/저녁: 운동과 휴식/

  차라리 저녁 전까지 확실하게 생산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저녁에는 나에게 충전을 선물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아침 시간의 독서&글쓰기와 직장에서의 내 시간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주의가 분산되지 않게 주변 환경을 관리하고, 업무를 신속하고 확실하게 처리하자.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자.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송은주)


- 임용고시는 성장을 위한 평가가 되야한다는 작가의 말에 나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현실적으로 임용고시는 선발을 위한 평가다. 교사로서의 가치관과 신념을 평가하고, 이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쉽지 않다. 채점자마다 배경지식과 가치관이 다른데 주관적인 요소들을 평가 기준에 넣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시험이 어쩔 수 없이 정량적인 성격을 띠게 되는 이유다. 신뢰도와 타당도,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다.
- “너는 젊으니까”라는 말로 시작되는 다양한 지시와 무언의 압박이 있음을 느낀다. 그런 말을 들으면 웃기는 하지만 미숙한 아기 취급을 받는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August 30.


  이번주에는 미라클 모닝을 6일 진행했다. 새벽 5시에 줄곧 일어났는데도 충분히 활기찬 생활이 가능함을 경험할 수 있었던 한 주였다. 어제 충분한 휴식과 글쓰기 시간을 가졌다. 오늘은 주변을 정돈하고, 독서와 글쓰기를 만끽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한 주를 건강하게 시작할 준비를 할 것이다.



  사실은 마음 한 켠이 무겁다. 의사 파업으로 인해 아버지의 치료가 연기되고 있다. 내 가족의 일인데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볼 뿐이다. 뉴스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비대면 첩약과 진료에 반대하는 이유도 알겠고, 10년 의무 근무 가지고는 지방 의사를 늘릴 수 없다는 것도 알겠다. 정부의 정책에 구멍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무기한 파업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있는가의 의문이 아니라 목적도 수단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정도의 수단을 사용하기에는 명분이 충분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아픈 가족을 둔 입장에서 납득할만한 명분이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넘어서는 대의여야 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것이 존재할까. 

  의대와 의사 조직 내에서 의견을 강요하고 몰아가는 방식을 보았다. 100% 의무투표, 무조건 동참, 명단 공개. 비민주적이며, 소수 의견을 잔인하게 짓밟는 시스템이었다. 그렇기에 죄책감을 느끼지만 조직에서 소외되는 것이 두려워 파업에 동참하는 의사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엘리트 집단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의사결정이 그런 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실망스럽고 두렵다. 밖에서 보기에는 정치적 스탠스의 충돌로 보이기도 한다. 각각의 의사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일까.

  밥그릇은 소중한 것이다. 김훈 작가가 말했듯 우리는 ‘밥벌이의 지겨움’을 토로하면서도 이를 위해 매일 집을 나선다. 그래서 설사 밥그릇 싸움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내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나라 전체를 위태롭게 만드는 것은 선을 넘는 것이다. 경찰, 소방관, 교사, 의사 등의 파업이 다른 직종의 파업과는 무게가 다른 것도 그 이유다. 의사 외에는 모두 공무원이기 때문에 파업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경찰이 파업을 하고, 소방관이 불을 끄지 않고, 교사가 교육을 멈추면 어떻게 될 지 말이다. 이들의 파업은 국민이 단지 불편을 감수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아니 내 가족은 고통에 신음하고,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




  주일 아침의 잠언


10장 12절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느니라
12장 15-16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기나 지혜로운 자는 권고를 듣느니라
미련한 자는 당장 분노를 나타내거니와 슬기로운 자는 수욕을 참느니라
13장 20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 미련한 자와 사귀면 해를 받느니라
14장 7 너는 미련한 자의 앞을 떠나라 그 입술에 지식 있음을 보지 못함이니라 슬기로운 자의 지혜는 자기의 길을 아는 것이라도 미련한 자의 어리석음은 속이는 것이니라 미련한 자는 죄를 심상히 여겨도 정직한 자 중에는 은혜가 있느니라 마음의 고통은 자기가 알고 마음의 즐거움은 타인이 참여하지 못하느니라





August 31.


  5: 00 첫 알람을 듣고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신기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했었다. 얼마나 부지런하고 의지가 강하기에, 또는 나와 얼마나 다른 천성을 가졌기에 그 시간에 눈을 뜰 수 있는지 궁금했다. 생각해보면 의지도, 천성도 아니었다. 그저 심리적 동기, 물리적 환경, 그리고 반복을 통한 습관. 세 가지의 조합일 뿐이다.

  40여일 전, 미라클 모닝을 갓 시작했던 나는 6시에 일어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습관이 형성되기 전이라 그 날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기상시간이 들쑥날쑥했다. 2주 전의 나는 심지어 7시 이후에 일어날 때가 많았다. 방학중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5시에 일어나야만 하는 동기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동안 나는 아침마다 정해진 루틴을 꾸준히 반복했다. 효과적으로 루틴을 실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해 왔다. 그렇게 반복을 통한 습관과 물리적 환경이라는 조건이 조금씩 준비되었다. 그리고 1주일 전, 개학을 했다. 일찍 일어나야만 하는 심리적 동기가 생긴 것이다.

  신기하게도 5시에 눈이 떠졌다. 귀를, 뇌리를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던 알람 소리가 1분을 넘기기 전에 몸을 일으켰다. 어제 밤 12시에 잤는지, 9시 반에 침대에 누웠는지는 기상시간을 결정하는 부차적인 요인이었다. 깊은 수면의 양은 다음 날의 컨디션과 집중력에 영향을 미칠 뿐,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은 그 자체로 실행되는 행위였다. 이로써 나는 목표 행동을 하기 위한 나름의 이론을 검증해가고 있다.



타겟 행동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한 조건

강한 심리적 동기

적절한 물리적 환경

꾸준한 반복을 통한 습관



  물론, 이건 나를 대상으로 한 실험일 뿐이다. 게다가 ‘’이라는 요소가 개입되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




  열두발자국 (정재승)


* 호모 이코노미쿠스 Homo economicus 합리적 의사결정자로서의 인간. 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을 뿐더러, 합리적이라는 개념 또한 불완전하다. 인간의 의사결정에는 과거의 경험, 사회적 관계, 경제적 이익, 주의집중, 선입견과 편견, 도덕적 판단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 햄릿 증후군 Hamlet syndrome 1989년 명명. 선택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잘 몰라서 고통스러워하는 심리상태 - 결정장애 - 현대사회에 curation 서비스가 많은 이유

* 데이터 스모그 data smog by 데이비드 솅크 David Shenk: 의미 있는 정보가 어떤 것인지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인터넷을 통한 정보량의 증가, 모바일을 통한 정보 접근성의 향상
* 선택의 패러독스 the paradox of choice 선택지가 많을수록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만족스러운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현상

- 선택을 잘 하는 사람이 되는 것. 효율적으로, 현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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