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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안 May 26. 2023

뉴알못을 벗어나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김현정:창비:2018

CBS라디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김현정의 뉴스쇼'의 진행자 김현정 피디가 강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손에 잡히는 작은 크기에 글밥도 그리 많지 않다. 여느 명사의 에세이 답지 않게 글의 양이 적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강연의 내용만 담아서 그런 거였다. 책의 두께나 글밥을 겉으로 볼 때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약 1시간 45분 정도 읽고 나니 알찬 강의를 들을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강의는 매 챕터마다 김현정 pd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정확하게 전달되었다.


앵커가 된 뉴알못, 김현정의 뉴스쇼 탄생기에서는 라디오를 좋아해서 라디오 PD를 꿈꾸고 이루어낸 김현정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하다가 뉴스쇼를 진행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후에 이어지는 뉴스가 필요한 이유에서 진실한 뉴스를 위한 노력까지는 뉴스가 필요한 이유와 독자 또는 청취자가 뉴스를 정확하게 보기 위해 가져야 할 소양, 뉴스를 내보내는 언론인과 제작자가 가져야 할 태도를 하나씩 짚어가며 진행되었다.


아나운서를 직업으로 가지고 싶어 하는 학생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잘 모르는 학생이었는데 사제동행독서프로그램을 함께할 친구도 선생님도 없는데 그래도 이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기에  '어떡하지..'라는 표정으로 내가 서있었다. 그랬더니 아이가 먼저 '선생님이 동행 선생님 해주시면 안 돼요.'라고 말해 주었다. 잘 모르는 학생이었기에 책대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길로 가서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에서 시작되었다.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라는  분명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학생과 기자, 아나운서, PD 각각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넘나들고 있어 경계가 모호해 보였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각자의 역할이 보였다. 그리고 학생이 원하는 것은 정확했다. 땡그랗게 눈을 뜨고 마치 대입면접장에 앉아 있는 것처럼 자신의 의도를 또렷이 말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뉴스를 듣는 사람들이 알기 쉽게 풀어주고, 패널에게서 알고자 하는 질문을 던지고, 정리를 하는 사람 즉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아나운서처럼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와 뉴스 보는 걸 좋아했다는 학생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숙제를 내주었다. 사제동행 보고서에는 최근에 나온 신문기사를 뉴스진행자가 소개할 때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원고를 2~3편 정도 써보라고 말이다.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기뻐해주어 같이 하이파이브라도 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거기까지는 아닌 것 같아 움찔 거리는 손을 무릎에 올려두었다.


기자와 피디는 분명히 다릅니다. 기자들은 항상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사실만 전달하도록 훈련하고, 피디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연출을 하도록 훈련하기 때문입니다. p. 109


'뉴스로 세상을 움직인다'는 이렇게 뉴스와 진행, 매체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 안에는 방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지가 잘 표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김현정 PD가 PD이기도 하고 진행자이기도 하기에 각각이 어떻게 다른 지도 충분히 나와 있다.


애덤스 기자는 자신의 사진이 불러온 결과를 애도하며 1998년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 “나는 내 카메라로 경찰국장을 죽였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사진은 오로지 절반 정도만 진실이다.”라고 하기도 했지요. p.53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신문에 실리는 사진에 대한 내용이었다. 몇 년 전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세를 탄 프로그램이 있었다. 프로그램은 그 자체가 이미 대본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편집에 의해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준다. 악마의 편집 사건이 터지면서 시청자 중에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영상에 대해 조금 더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게 된 사람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부분과는 별개로) 김현정 pd가 말하는 보이는 뉴스는 조금 다른 부분을 부각한다. 사진을 찍거나 기사를 내는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편집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모든 배경과 시간을 고려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팩트라고 하며 보이는 것의 너머에 있는 것을 전달하는 사람도 전달받는 사람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한다.


  모든 뉴스를 의심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뉴스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을 시작하게 한다는 점에서 훌륭하다. 이번 사제동행은 아나운서를 꿈꾸는 학생과 나누었기에 언론인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다음에는 뉴스의 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우리가 본 방송내용에 숨은 이야기를 찾아보거나 고민해 보는 활동의 시작 지점으로 이 책을 함께 읽고 나누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고 간결하여 관련내용의 여는 마당으로 쓰기 좋은 책이다.


당장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해 보겠습니다. 우선 좋은 언론부터 열심히 찾아보길 바랍니다. 조금이라도 더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언론,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저널리스트, 선입견을 배제하고 균형 잡힌 보도를 하는 프로그램이 분명히 있습니다. p.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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