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정민 Sep 03. 2020

이런 날

이런 날 좋아해.

하늘은 대책 없이 푸르고 바람은 산들거리는.

공기는 바삭거리고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반짝반짝거리는.

이런 날 좋아해.

바람 맛이 향기롭고 빗방울은 톡톡 떨어지고

흙내음 가득한 공기가 바닥에서 훅 올라오는.

이런 날 좋아해.

하늘은 높고 하얀 뭉게구름이 떠있고

빨갛고 노란 나뭇잎들이 하늘하늘 떨어지는.

이런 날 좋아해.

뿌옇게 낮게 깔린 하늘 아래로 조각조각 잘린 하늘처럼

하얀 눈이 펄펄 내리는.

이런 날 좋아해?

네 앞에서는 이런 헛소리만 늘어놓는 바보 같은 날.

어쩌다 마주치면 네 눈도 못 쳐다보는 날.

작가의 이전글 내가 너와 결혼할 수 없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