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들이 있어
누군가 나에게 "인상이 너무 좋아서 보고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라고 진심을 가득 담아 말했고,
나를 처음 본 어떤 이는 "행복한 기운이 넘치는 사람 같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나의 오래된 친구에게 아프다는 사실을 털어놓았을 때 "네가?"라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나에게서 긍정의 기운을 빼앗아간 어떤 마음 때문에 스스로를 갉아먹던 날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저 이야기들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낯선 상대에게 나도 모르게 방어막을 치듯 좋은 모습만 드러내려고 발버둥 친 건 아닐까라고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상대의 진심을 왜곡하는
일 같아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스스로 꺼내지 못한 마음을 꺼내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들은 나의 어느 한 구석에 있는,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았던 작은 마음을 드러내게 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들 앞에서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였고, 예쁘고 따뜻한 말을 건넸다. 내가 겪은 수많은 일 중 좋았던 기억만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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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것은 내 것이 아니었는데, 원래부터 내 것이었던 것처럼 그들의 마음을 가져다 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