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하고 싶은 일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잠들 때마다 설렌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한 곡은 2011년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이적과 유재석이 부른 [말하는대로]이다. 여느 때처럼 웃으려고 보던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부르는 [말하는대로]를 들으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때의 나는 큰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엄마였으며 지독한 며느라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며느라기의 뜻은 '사춘기'처럼 한 시기를 이야기하는데, 이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제가 할게요", "저한테 주세요", "제가 다 할게요" 등이 있으며, 시댁 식구들에게 예쁨 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시기'를 말한다고 한다.
보통 1년에서 2년 정도면 끝나는데 사람에 따라 10년 넘게 걸리거나, 안 끝나기도 한다고 한다.
결혼과 함께 온순한 며느리가 되고자 했던 나는 끊임없이 부정적인 시어머니의 가스라이팅에 길들여져 갔고 시부모님의 친손자를 낳고 나서는 자존감도 바닥을 쳤다.
어떤 걸 해도 칭찬 대신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행동을 조심하고 생각이 움츠려 들고 매사에 걱정만 하게 됐다.
결혼 전에도 조심스러운 성격 탓에 실행보다 생각을 많이 했지만 결혼 후에는 아무 일도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사는 목표가 오로지 누군가의 손자, 손녀를 잘 키우는 일이 되어 갔다.
지금도 여전히 시어머니는 내 수고와 성과를 인정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이제는 괜찮다.
다행히도 코로나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자연스레 내 며느라기도 끝났고 온라인을 통해 나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인정해 주는 친구들을 만났다.
나는 지금 끝나지 않는 꿈을 꾸고 있다.
날마다 의미 없는 일상을 살며 내일 또 뭐 해야 하나 걱정했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잠들 때마다 설렌다.
지금까지 내가 이루기에는 너무 큰 꿈이라고 생각하고 시작도 해보지 않고 포기했던 일들인데 생각하고 말하고 도전하면서 그 목표에 가까워져 가고 있다.
아직은 작은 목표에 불과하지만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위탁이 아닌 내 물건을 팔고 공저가 아닌 내 책을 출간할 꿈을 꾼다.
말하는대로
[유재석&이적]
나 스무 살 적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내일 뭐 하지 내일 뭐 하지 걱정을 했지
두 눈을 감아도 통 잠은 안 오고
가슴은 아프도록 답답할 때
난 왜 안 되지 왜 난 안 되지 되뇌었지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곤 믿지 않았지
믿을 수 없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건 거짓말 같았지
고개를 저었지
그러던 어느 날 내 맘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내일 뭘 할지 내일 뭘 할지 꿈꾸게 했지
사실은 한 번도 미친 듯 그렇게
달려든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봤지 일으켜 세웠지 내 자신을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 땐 몰랐지
이젠 올 수도 없고 갈 수도 없는
힘들었던 나의 시절 나의 20대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마음먹은 대로 (내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그대 생각한 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