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일단,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요즘 인스타그램에 공짜로 여행을 다니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글이 많이 뜬다. 어떤 인플루언서는 자기 강의를 들으면 팸투어의 기회를 얻어서 공짜 여행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고도 하더라. (팸투어 : 여행사나 관광청이 인플루언서나 기자 등을 관광지에 초대해서 함께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
안타깝지만, 팸투어는 공짜 여행이 아니다. 물론, 나의 수준에서는 갈 수 없는 식당과 호텔, 관광지를 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일일지는 몰라도, 그건 절대 공짜 여행이 아니다. 그 뒤에 얽혀있는 이해관계와 꼭 뽑아내야 하는 아웃풋이 있는데 그걸 어찌 공짜 여행이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인가.
여행기자를 오래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오해는 ‘공짜로 여행 다니니까 좋겠다’였다. 나는 일로 어느 나라를 가게 된거지 ‘여행’을 한것이 아니다. 여행은 내가 원하는 장소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 즐거움을 위한 행위다. 원치 않은 일정에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온갖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습득해 아웃풋을 내야 하는게 그게 무슨 여행인가.
출장과 여행은 엄연히 다르다.
출장으로 간 곳은 오히려 여행으로 간 곳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지는 몰라도, 즐거운 기억은 아닐지 모른다. 출장은 일이지, 여행이 아니다. 스위스에서 남들은 일정 내내 산을 하나 가는데, 하루에 2-3개 산도 가는 일정을 소화하는데 그게 무슨 여행, 그것도 공짜 여행인가. 게다가 처음 보는 사람과 방도 같이 써야 한다.
물론, 많은 출장 덕에 좋은 곳을 가고 좋은 경험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마치 아무런 조건 없는 호사스런 공짜 여행 취급 받는 것은 사양이다. 하나의 예로 나의 출장을 따라간 경험이 있는 남편과 엄마는 혹독한 일정에 혀를 내둘렀고 다시는 같이 가지 않았다.
출장 내에는 한번도 따뜻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같이 간 모든 기자가 원하는 사진을 찍을 때까지 음식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차갑게 식은 음식만 먹게 된다.
그래서 나는 공짜 여행은 원하지 않는다.(공짜 여행 아니고 출장) 차라리 내가 돈을 많이 벌어 내 돈으로 편하게 여행하고 싶다. 사진도 찍지 않고 돌아와서 미친듯이 기사를 쏟아내지 않아도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