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지원 Jul 24. 2020

프롤로그

                        

‘고향’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리면 겪은 듯 생생한 장면들이 머릿속에 자연스레 펼쳐진다. 마당과 평상이 있는 파란 지붕의 시골집과 나를 반기는 커다란 누렁개. 언제 돌아가도 나를 맞아줄 사람과 공간이 늘 그 자리에 그림처럼 남아있는 곳. 


그렇지만 모두의 고향이 그런 모습일 리 없다. 논밭이 펼쳐진 시골이 아니라 차가 쌩쌩 달리는 도시 한가운데, 높이 올라간 아파트의 한 켠이 고향인 사람들이 있다. 가마솥에 쪄먹던 옥수수보다는 아파트 상가에서 떡볶이를 사 먹던 기억이 애틋한 사람들도 있다. 모든 게 너무나도 빨리 변화하는 서울, 그곳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에게도 그리운 고향은 있다. 


고향으로써의 서울을 고찰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인터뷰이는 필자의 어머니, 이모, 삼촌이다. 지금은 철거되어 사라져 버린 둔촌주공아파트에서의 유년시절 기억을 가슴에 품고, 한 사람은 서울을 떠나, 한 사람은 서울에 남아, 그리고 한 사람은 다시 서울로 돌아와 이제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같고도 다른 삼 남매의 이야기, 그 속에 녹아 있는 서울 토박이의 삶을 기록으로 남겼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