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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풍기 Nov 06. 2023

성인 Adhd가 임장을 다니는 방법

부린이지만 adhd인 나란사람

성인 adhd 증세 중 하나는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는 엄청난 집중력과 열정을 보인다는 것이다. 나는 임장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무작정 거기를 걸어 다니고 동네를 보고 구경하고, 사전에 동네에 대해 검색하고 알아보는 행위들도 재미있다.

 늘 언급하지만, 아직 투자금이 없다. 하지만 투자는 하고 싶다.


멈춰있으면 안 될 거 같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것만 같은데 어떻게 접근할까 하며 고민하다 찾은 방법이 임 장인 것이다.



사실 최근에 내가 adhd는 아닐까? 남편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때쯤 만난 친구들도 검사를 한번 해보라고. 나는 몇 가지가 겹친다고 생각하곤 했다. 


-       정리를 하지 못함

-       산만함

-       집중하면 다리를 떨고 손톱을 뜯음

-       좋아하는 분야에 열정을 엄청 쏟음 (집중력 포함)

-       빨래 개는 것을 하루 종일 함



 특히 남편은 빨래를 정리할 때 나는 한 번에 정리를 하지 못하고, 핸드폰을 하다가 갑자기 설거지를 하고 그러다가 몇 시간 또 다른 일 하다 빨래를 개는 나를 보면서. 아 adhd일 수도 있겠구나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최근에 오은영 박사가 나오는 프로그램 중에서도 성인 adhd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고 자가 체크 리스트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자가 진단을 해봤는데 6개 중에서 2-3개 사이트마다 약간 질문이 달라서 저 정도 해당되는 것으로 나왔는데. 4개 이상부터가 adhd라고 본다고 했다.



 뭔가 스스로를 돌아보아도 내가 집중을 잘 못하고, 오래 끌고 가지 못하고. 특히 빨래는 하루 종일 개는 그런 행동을 봤을 때 adhd가 아닐까? 내 스스로도 생각해 보았다.

 그렇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서 3시간이 넘는 긴긴 검사를 했다. 원래 당일 예약도 되지 않는데 한번 꽂힌 건 해야 하는 불꽃 열정으로 취소된 시간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이런저런 문진들부터 집중력을 요하는 검사들 오랜 시간 동안 했다.
 참고로 adhd 검사를 받고 싶으신 분들은, 밥을 든든히 그리고 피곤하지 않은 시간에 가는 걸 추천한다.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힘들다. 몇 시간씩 앉아서 모의고사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음. 내 결과는 어땠냐고?



 자가 테스트 결과처럼 아니라고 하기엔 증상이 있고, 또 맞다 하기엔 약한 adhd라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이지? 정상은 아니고 그렇다고 비정상은 또 아니라고 했다. 그럼 adhd가 맞기는 한 건가?


 여기까지가 나의 집중 못 하고 이것저것 관심이 많은 배경 설명이었고. 그런 나는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고 임장 다니는 걸 즐긴다. 사실 사전에 많이 준비를 해서 가는 사람들과 다르게 그냥 가본다. 

그냥 궁금하면 일단 가보는 것이다.


가서 저가형 커피숍은 있는지, 간단하게 먹을 음식점들은 있는지. 또 상가에 부동산들은 몇개나 있는지(신축아파트는 70~80%가 부동산이다). 또 근처에 마트는 있는지. 유모차를 가지고 다니면 어떤지. 등을 살펴본다


 지금 어린이집 하원을 한 아이를 데리고 무엇을 할까? 생각하면서 동네를 다니다 보면 새롭게 보인다.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보이고, 큰 가방을 들고 학원을 가거나 학원을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이 보인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지를 보게 되면 자연스레 학원 건물들도 보이게 되고 이게 내가 임장을 다니면서 보는 요소들이다.


 동네를 다니다 보면 한 번씩 주민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는 순간이 생긴다.
 
 대형 평수의 대단지들이 모인 동네의 임장을 간 적이 있는데, 생전 처음 가 본 곳이고 숲이 우거진 곳이라 산책로에 잘못 들어서서 길을 잃었었다. 엄마 또래의 자상한 표정의 아주머니가 “여기는 길이 없어요”라고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 아 그래요? 어디로 가야 해요 하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딸 둘이 있었는데 다 결혼해서 나가고 66평 집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경기도 양주로 단독주택 지어서 이사 가신다고 했다. 또 이 동네는 평수가 다 커서 오히려 34평도 매물이 없어서 구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하지만 학교도 가깝고 자연과 친화적이어서 사는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실거주 한 줄 평도 말해주셨다. 매우 더운 날씨였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부동산에 들어가서 집 내부 구조와 가격을 듣는 것보다 이런 만남이 한마디라도 더 듣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내 adhd는 내가 돌아다니면서 눈으로 보는 것에 흥미를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경매 권리 분석하는 것도 어렵고, 부동산 관련된 세금이나 정책들을 이해하는 것은 부린 이 입장에서 매우 어렵지만. 가방 하나 들고 동네 구경하는 건 내가 제일 재미있다고 느끼는 부분 중에 하나다!


 
 아. 텀블러에 얼음이랑 물 챙겨 다니는 건 소소한 나의 절약 포인트.


사진 출처 _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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