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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국진 Mar 17. 2023

차라리 사표를 내거나 승진을 하세요!

보통사람이라 생각하는 당신들에게...

방송국,

트렌드에 민감한 곳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일터...꿈의 직장.

월급을 받는 형태는 영락없는 회사원이지만

녹화 후 술자리에서 문화를 논하고 자기보다 뛰어난 연예인의 외모와 패션을 지적하고

유행을 선도하며 셀럽과의 친분으로 나름의 주류로 살아가고 있다고 떠들어대는

착각에 취해사는 방송국놈들이 무리지어 사는 곳이다.

방송역사에 한 획을 그어보겠다는 신입사원의 패기는 온데간데 없고

남들과 비교당하고 비방하고 직장상사와 후배들, 회사에 불평불만만 가득하게 되어지고 있는

대다수의 방송장이들은 내일도 10여년이상 훈련된 방송제작 관성으로

시간을 채우며 월급날만 기다릴 것이다.

모든 회사원들의 목표를 되내이며...

우리의 신조! 하나. 절대 튀지말 것.


나영석을 부러워하는 당신, 제발 떠나라! 신원호를 까내리는 당신, 짤려라!

지상파 방송사에 입사한 수많은 직종의 직원들은 대부분 좋은 대학을 나올정도로

남보다 노력을 더해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방송사의 핵심인 뉴스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기자와 프로듀서들은 정해진 공식과 답지 외로 신문과 방송보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입사할 수 있기에

이른바 노는것도 공부요, 일이었다.

그렇게 나도 비슷하게 들어와 일정기간의 수습과정을 거치고 지역국생활을 견디고 예능피디라는 직업으로 살게 되니 어느덧 방송의 트렌드는 점점 바뀌고 있었다.

높은 시청률과 많은 광고판매율로 회사에 큰 이익과 성과는 내는 예능프로지만

철학이 없고 남는게 없다는 그야말로 딴따라로 불리며 천대받아왔던  예능피디들의 진가를 점점 알게되는 시점이 왔고

지금은 제작비 투입대비 가성비가 제일 좋은 각 방송사의 효자 콘텐츠가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별 관심없었던 피디의 이름도 회자되게 되고 방송에 조금만 노출이 되어도 이른바

스타피디가 되어지는 세상이 되었다.

그 사이 종합편성채널이 개국하고 케이블 채널수가 증가하고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OTT채널까지

생겨나면서 기술자 부족현상이 생겨났다.

예능기술자, 예능피디의 폭풍 엑소더스가 시작되었고 지금은 간헐적으로 잠잠해졌지만

능력이 있다면, 부르는 곳이 있다면...

몸값의 몸값을 얹어서 이직의 이직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또 그것이 부러워지는 세상이 되었다.

"어떤 피디가 인센티브로 30억을 받았더라더라~"

팩트전달은 어느새 시기질투로 변해버리고 칭찬대신 흠집을 잡을 소문들로 바뀌어갔다.

다양한 곳에 눈과 귀를 상시로 열어놓아야 트렌드에 뒤쳐지지않기에 뜬그름 잡는 소리들도

들어야하지만 내 업무를 하기 바쁜,

현 직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 나름의 예능기술자들은 그런 지라시를 분석하고 논할 여유가 없다.

그저 내 진가를 몰라주는 조직을 탓하는 자들만이 기회만 있으면 나도 스타피디처럼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환상만 가지고 놀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다시한번 말하고 싶다.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나영석, 신원호 피디를 부러워만! 하는 피디들이 있다면

제발 이쯤에서 나가달라!


최고의 직장인은 덕목은 그저 중간만 가는 것, 보통사람이 되는 것?

방송국은 다른말로 말공장이라 불리운다.

소문이 소문을 나아서 비밀이 없는 곳이다.

신입사원 시기만 잘 보내도 좋은 나날을 보낼 수 있다.

할 말이 많아도 입을 다물고 편집실로만 달려갈 것이며 남보다 더 고민한 센스있는 자막을 쓸 것이며

연예인보기를 돌같이 하며, 가끔은 자기 책상에 수시로 앉아있을 것.

이것만 몇년해도 선배들, 이른바 직장상사들의 좋은 평판이 깔리게 된다.

그렇게 대부분은 이 업계에서 최고의 제작자가 되려고 돈쓸세도 없이 일벌레가 되게된다.

대한민국의 콘텐츠가 곧 글로벌 콘텐츠가 되어지는 지금.

트랜디한 인물로 선정되는 예능피디들이 많아지지만

우리가 다 아는 이름의 그들보다 누군지 모르는, 어떤 프로그램을 하는지 알 수 없는 PD들이 더 많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특수성을 제외하고는

여느 직장인과 똑같이 승진에 필요한 평가와 고가를 받아가며 관리자의 길도 가게 되는 공통점도 있다.

내가 글을 쓸 때 일반 회사원들의 심정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건 그래서

월급쟁이들과 미래 예능피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보편적 생활을 어필하기 위해서다.

회사생활이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니 회사는 위기라는 말로 매년 나를 겁주고

월급보다 늘 물가가 더 오르고 새로운 킬러 콘텐츠는 나오지 않아 예능센터는 몇년째 웃음이 사라졌다.

웃기는 사람들이 웃지않는 웃기는 상황의 연속.

스타피디들은 줄지어 퇴사해 남아있는 사람이 드물고 런칭한 프로그램은 모두를 만족시키질 못하니

회사 공기가 달라졌다.

시즌제 프로그램보다 레귤러(정규)프로그램이 많은 우리회사의 특성, 그리고 킬러 콘텐츠의 부재

그 결과로 이어지는 저조한 시청률과 낮은 광고판매율, 높아지는 제작비.

이런 분위가 지속되니 뭔가 해보려는, 잘 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사라지고

너무 못해도 튀어버리니 중간만 가자는 검은 연기로 여의도가 가득찼다.

그 와중에 신입사원 채용은 점점 적어지고 경력자들로 임시방편하려는 정책이 생겨났다.

망하기 시작하는데는 순서는 다르겠지만 이렇게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조직의 쓴맛이 싫다면 우리의  그 자리...

신입사원들에게 내주면 어떨까?


투덜만 델거면 차라리 나가주세요, 아니면 최고가 되세요!

" 왜요? 제가요? 지금요?"

숙련된 직장인들이 자주 내뱉는 말이다.

월급도 적은편이 아니어서 홧김에 사표도 잘 내질 않는다.

반대로 저런 말을 하는 예능기술자들은 회사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득할지언정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요령이 있다.

몇억,몇십억을 받는 유명한 피디는 아니겠지만 인터넷 인물 검섹은 이제 잠깐 멈추고

당신이 가장 희망적이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보자.

다 안다. 그리고 잘 해왔다. 나는 안다.

이곳에 들어올 정도면 뭐라도 하나는 제대로 만들 존재라는 것을...

회사가 망할거 같고 나는 발탁이 안될거 같고 노력해도 인센티브가 없을 거 같은 지금의 분위기에도

한번만 더 겸손하고 양보해져보자. 한번 더 속하보잔 말이다.

회사를 위해서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스카우트를 위해서가 아닌

프로듀서라는 내 이름뒤에 붙은 그 단어의 의미를 좀 찾기위해...

"이거 하고 성공시키면 뭐 해줄건데요?" 가 아닌

하다보면 좋은일 있겠지라는 구식의 사고가 필요할 때니까...

사표가 무서운  시기니까...

그래도 시청자가 1명이상은 되니까...

야!너두 최고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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