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이의 앞니가 빠졌다. 앞니가 흔들린 지는 한참이 되었는데 커다란 앞니를 빼는 것이 겁이난 통통이는 ‘엄마, 이 앞니는 초콜릿을 먹다가 빠질 거니까 나만 믿어’라며 허세를 부리더니 정말로 꽝꽝 얼은 초콜렛(맛 아이스크림)을 와그작 깨물다가 빠져버렸다. 통통이는 ”역시 나는 운이 좋아! “라고 했고, 나는 ‘아가, 이런데 운 쓰는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물론 속으로.
하루에도 열두 번씩 오던 아기를 가진 오레오가 그저께부터 오지 않아서, 아 아기를 낳는 중인가 보다, 가족 모두가 염려하고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왔던 날에는 정말이지 배가 재채기만 해도 터질 정도로 나와 있었다. 어제저녁 내내 기다리다가 오늘도 오지 않는가 보다 하고 잠이 들었는데 어쩐지 잠에서 깨 테라스 문을 열었더니, 문 밖에 고요히 앉아 있는 오레오. 이틀사이 홀쭉해진 오레오. 엄마가 되었구나. 축하해. 밥을 챙겨주고 산모 특식으로 연어닭가슴살 캔을 열어줬다. 고생했네 우리 오레오. 아기인데 벌써 두 번이나 아기를 낳은 우리 오레오. 길냥이의 삶, 녹록지 않다 그치? 아참, 새끼 고양이들 이름은 벌써 우리 아기들이 지어놨다. ‘오레’ 그리고 ‘오’. 참고로, 먼저 낳은 오레오의 새끼들 이름은 ‘레오’와 ‘오즈’다. 창의력은 정말이지 한순간에 키워지지 않는다.
출근길 뉴스에서 유기된 미어캣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희귀한 동물을 반려동물로 들여왔다가 버린 것이다. 미어캣은 아프리카에 살아야 한다. 충남 예산의 낚시터에서 두 발로 서서 손을 모으고 주인을 기다리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모든 일에는 까닭이 있겠지만 미어캣을 버린 까닭에는 그 어떤 힘도 없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