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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곰 Sep 01. 2021

8월 월기

2021년 8월

1. 저작

<질문하는 인권 사전> 초고를 드디어 마쳤다. 그림 한 컷과 한두문장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라 구성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분량이 적어서 금세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몇 달을 끌게 된 셈이다. 초등학교 3~4학년 대상 서적인데, 성소수자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까 하는 고민도 들었다. 모쪼록 인권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만한 책이 되면 좋겠다. 초고를 편집자가 확인하기 전인 지금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내용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원고를 쓸 때는 고통인데 책이 완성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인세와 강연만으로 먹고 살고 싶다. 앞으로 몇 권의 책을 더 쓰게 될까? 물론 계속 팔리는 책, 읽히는 책이 아니고서야 아무 의미가 없다.


2. 파산

가전제품을 구매하며 대량 할부를 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사이 보험, 재산세 등이 나의 재정 파산에 한몫했다. 친구들에게 신세를 져서 겨우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 빚 말고 친구들에게 진 사금융만으로도 현재 880만원이다. 다음달 카드값을 내고 나면 차차 좋아지겠지만.. 갑갑하다. 목돈으로 빚 청산을 다 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


3. 월급쟁이 언제까지?

이제 나이도 꽤 많아서 이직 제안은 거의 오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8월 들어 갑자기 헤드헌터한테 연락이 많이 왔다. 이 중 스마일게이트(희망스튜디오)와 마이다스 아이티에 지원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서류 탈락, 마이다스 아이티는 최종 면접 탈락했다. (판교와는 도무지 인연이 없는 걸로.) 스마일게이트는 잘 나가는 회사라 솔깃했지만 사회공헌 법인인 희망스튜디오는 잡플래닛 별점이 처참할 정도여서 지원하면서도 의구심이 있었다. 그래서 서류 탈락해도 그다지 아쉬움이 없었다. 마이다스 아이티는 처음에 '붙으면 좋고 아님 말고' 라는 마음이었지만 전형 과정에서 요구하는 것이 많아 자연스럽게 투입되는 내 노력과 시간이 많아지면서 붙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매몰비용!) 서류 통과 후 온라인PT를 준비해 발표해야 했다. "잡다의 B2C 마케팅 3개년 계획"을 2주만에 준비해서 15분 분량으로 녹화하여 제출해야 했다. 떨어질 줄 알았는데 9일만에 최종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이 모든 노력과 시간이 헛된 것이 되었다. 지금 회사에 불만은 없으나 오로지 연봉이 문제인데.. 물론 이직에 성공했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스트레스가 많다든가 워라밸이 없다든가.. 그렇더라도 당장 돈에 쪼들리니까 적지 않은 연봉을 바라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돈에 얽매이는게 싫으면서도 그것 때문에 다른 자리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는게 즐겁지 않다.

한편으로는 더이상 기업, 조직, 회사에 나에 대해 증명하고 설명하는 것에 지쳤다. 그래 나 이직 많이 했어. 그래서 뭐? 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데 그게 필요하면 같이 일하고 아님 마는건데 왜 다른 수많은 질문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사람을 불러서 앉혀놓고 굳이굳이 안 좋은 점만 캐내려 하는 이유도 모르겠다. 이제 정말 회사를 상대로 내가 괜찮은 일꾼이라고 어필하는 일은 지긋지긋하다. 나이를 생각하면 어느 회사라도 이제 10년이 고작일 것이다. 연봉을 높여서 경제적으로 풍족해지길 기대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자. 이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인 장덕현으로서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럼 어떻게?


4. 생일

38번째 덕탄절이었다. 생일에는 하루 휴가를 내고 쉬는 편이었는데 연차도 없고 특별히 만날 사람도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카톡으로 축하와 선물을 많이 받았다. 그 중엔 M도 있었다. 생일인 덕분에 M에게 연락을 받았기에 그것만으로도 꽤 기뻤다. 인스타 셀럽들 보면 호텔에서 화려하게 생일 파티하던데 뭐 그렇게까진 아니더라도... 충분히 많은 친구들이 축하해준 것 같다. 아무튼.. 생일이 지날 때마다 진짜 나이(한국 나이 말고)를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나이 많이도 먹었다.

38번째 덕탄절 축하해 준 사람들

M, 김준환, 송O진, 연, 김진학, 임지연, 한만진, 한O솔, 신O은, 김인협, 김진학, 김준호, 구본흥, 김영찬, 남송현, 김O래, 이O령, 박영수

모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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