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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간, 아디다스 츄리닝

by 딜리버 리 Dec 12. 2023

15여 년 전 선물 받은 빠알간 #아디다스, 당시엔 원색 계열 컬러풀한 옷들을 종종 입었던지라 선물하는 이가 색상으로 골랐을 것이다. 희귀 아이템에 색상이 마음에 들었고, 세월의 간격만큼 헤지고 낡았지만 어디서나 편하게 입을 수 있어 애용하는 옷이다. 그러고보니 #퓨마 후드집업티(파리 장기체류때 샀나?) 있었는데,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네팔, 라다크 등 어디든 입고다녔는데 언제인지 사라졌다.


#모로코 체류여행 때 북쪽 도시인 테투안에 머물렀는데, 라밧, 카사블랑카의 모로코 권력집단에 욕을 봤던 지역이라 그런지 앙금이 있었고, 지역 연고의 축구클럽은 지역민의 자부심과 연결되는 듯했다. 거기서도 빠알간 츄리닝을 종종 입고 다녔는데, 카사블랑카와 라밧에선 꼬맹이들이 ‘위다드’ 이러며 (외국인인) 네가 그 옷을 어떻게 입었냐는 부러움과 신기함이 담긴 눈길을 받았고, 북쪽 지역에선 여기서 네가 카사블랑카 옷을 입고 다니냐는 못마땅한 눈초리를 종종 받았다.


나중에 옷에 붙은 심벌을 근거로 찾아보니 위다드 애슬레틱 클럽(영어: Wydad Athletic Club, 아랍어: نادي الوداد الرياضي)은 카사블랑카를 연고로 하는 모로코의 대표적인 유명 축구 클럽으로, 위다드는 아랍어로 "사랑"을 뜻하고, 위다드 카사블랑카로 부른단다.


선물을 준 사람은 내가 모로코에 가리라고 생각지 않았을 거고, 나 역시 모로코를 가리라곤 생각 해본 적 없다. 심지어 파리에 장기체류할때는 저가항공으로 언제든 갈 수 있었지만 갈 생각을 안했다. 인연은 예측할 수 없지만 연결되고, 끊김을 반복한다. 선물을 준 사람과의 인연은 끊겼지만 옷은 남았다. 당신에게 고맙다, 미안하다 소리를 제대로 못했다. 정말 고맙다, 진심으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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